2년차로 입학시키고 싶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이는 6세부터 영어유치원 애프터 반을 다니고 있었다. 유명하다는 학원도 통과못했으니, 결국 그 학원으로 가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애프터 반 학원 담임 선생님이 가능하다면, 레벨테스트를 봐서 2년차에 가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하셨다. 그리고 맘 까페에서는 간다면 무조건 영어는 레벨을 올려서 가는 것이 맞다는 엄마들의 간증이 있었다. 아이는 그래도 기본적인 문장은 꽤나 잘 읽는 편이어서, 파닉스부터 배우는 것 보다는 그래도 2년차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2년차 도전해보자!"
아이는 테스트를 치러 갔다. 그런데 왠 갑자기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더니 헤드셋을 끼고 시험을 치기 시작했다. 난 완전 뜨악했는데, 6살짜리가 저게 가능하다고?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만져본 적이 없는 아이)
무려 40분을 치고 나왔다. 엄마가 있으면 아이가 더 잘 못할 수가 있다면서 엄마는 나가있으라고 한다. 창문으로 슬쩍 보니 헤드셋을 끼고 왠 그림을 보며 정답을 마크하고 있었다. (무려 마우스로!!!!)
나오더니 아이는 게임한 것 같았나보더라. 게임인 줄 아는 것이 분명했다.
"아 그런데 문제는 푸는데 답을 안 알려주더라~~ 정답 궁금한데."
교수부장이란 사람과 시험결과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어머님 도대체 왜 2년차를 보내고 싶어하시는거죠?"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당황했다.
"뭐 점수는 2년차 가셔도 되겠네요. 그런데 아이가 잘 못해도 뭐 할 수 없습니다. 그 때 내릴 수는 없어요."
일단 한 번 다녀보라는 식이었다. 대신 못한다고 해서 반을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동네 영어학원은 다들 장사가 잘 되어서 그런지 열심히 하는 영업이 없다. 안될 것 같으면 안될 것 같다는 피드백도 솔직하다. 난 그들의 평가에 한없이 쪼그라들었다. 순간 나는 아이 높은 반 보내려고 환장한 엄마인가? 또 다시 스스로를 검열했다. 아니다, 나는 그냥 아이가 정확한 평가를 받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돈도 많이 들여 보내는데 가능하면 정확한 반에 가는 것이 맞지 않겠나?
그리고 아이는 3월부터 2년차 반으로 등원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