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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광웅 Aug 26. 2016

100일 내가 본 유럽-에필로그

여행 후

2015년 11월 24일


나의 보물


식사 주문하시겠습니까?


어... 벌써 밥 먹을 시간이 된 건가?

나는 힘겹게 잠에서 깨어났다.

어느새 기내 안은 다시 밝아졌고 승무원들은 복도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저기요... 한국에서 오셨죠?


내 옆 좌석에는 케냐에서 NGO 활동을 하셨던 한국 사람이 계셨다. 하지만 피곤에 지쳐있던 터라 인사를 제대로 나누지 못했었다. 나는 식사 중에 그분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케냐의 사람들, 자연 그리고 문화 모든 것들이 나에게 생소했기에 나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집중했다.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자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는 나에게 유럽에 대해 물어봤다. 짧은 시간 안에 유럽을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기간 유럽여행을 다녀온 나에게 유럽에 대한 정보는 무궁무진했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유럽을 다녀오지 않더라도 다 익히 알고 있는 뻔한 것들이었다. 유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녀에게 새로운 것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유럽이 아닌 나에게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어떻게 느꼈는지, 무엇을 봤는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관해서...


식사할 시간이 되었구나.


우리 모두는 우리의 여행이 특별해지길 바란다. 특별한 여행은 여행 중뿐만 아니라 여행 전과 여행 후 모두를 삶의 선물로 받아들인다. 진정한 여행자는 여행을 계획하며 느끼는 설렘과 여행 후의 삶의 자세를 여행의 연장선에 놓는다. 다시 말해 여행이란 여행을 하는 현재의 순간뿐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개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여행 전 유럽은 내가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가봐야 하는 동경의 장소였다. 사진 속으로만 보던 유럽은 항상 아름다웠고 꿈속에만 존재할 것 같은 곳이었다. 여행 계획은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많았지만 나는 준비하는 모든 것들이 즐거웠다. 하루라도 빨리 런던의 빅벤과 파리의 에펠탑을 눈 앞에서 보고 싶었고 유럽의 예술 작품들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나의 유럽여행은 대학생이라서 가야 하는 필수코스가 아닌 내가 정말로 이루고 싶었던 삶의 버킷리스트였다.


여행 중의 순간들은 특별함의 연속이었다. 내가 여행을 하며 모든 도시를 특별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유럽여행은 모두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 특별하다고 해서 대단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별게 아니다. 여행 중의 모든 것들을 감사할 줄 아는 여행자들이 평범한 것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 여행 시작 당시 내 지혜의 상자는 텅텅 비어있었지만 여행을 하며 감사의 순간들로 차곡차곡 채워가니 여행이 끝난 후 감사는 내 인생의 선물이 되었다.  


여행 후의 자세도 여행 계획과 과정만큼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여행이 우리의 삶을 바꿔 주기를 바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행 후 자신의 삶의 모습이 변화했다고 착각하지만 이는 우리가 여행을 하며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모습에 지나지 않다. 여행 후 우리의 삶이 변하기 위해서는 여행에서의 경험과 같이 우리가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려고 할 때 나타난다.

 

여행 후 나의 삶은 바뀌었다. 나는 더 이상 정해진 일상에 안주하려고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것들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것들을 시도하고자 하는 열정이 커졌다. 나의 시선이 세계로 넓어지니 현실에 수긍했던 나의 계획에 원대한 꿈이 생겼다. 대학에서는 국제학으로 복수전공을 신청하여 본 전공과 영어를 연계하였다. 가정에서는 내가 받은 것을 베풀고자 여행자들에게 숙박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 인생에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나는 지금 여행에 대한 비전과 함께 다른 대륙으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여행이 그러했던 것처럼 다음 여행이 나에게 줄 선물이 무엇일지 무척 설렌다. 여행이 나에게 가져다준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꿈꾸는 것을 확신하며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

더블린부터 아테네까지- 여행 경로




지금까지 저의 여행기를 구독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브런치를 통해 작가라는 호칭을 달고 처음으로 글다운 글을 써보네요.

제 글은 저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 솜씨가 많이 부족하지만 진심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유럽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나 유럽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고자 하는 분

모두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제 다음 글은 저의 다음 이야기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여행에 함께 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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