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거침에 대하여
모두가 변해야 한다 알고 외치는데
왜 이 사회는 변하지 않는 것일까!
핵심은 이것이다.
우리는 모두 타인을 설득하려고만 하지
설득당하려고는 하지 않는가.
타자에 대한 혐오를 쏟아내는 사람은
스스로의 존재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면
자기 정체성부터 확립해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고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그 과정에서 나조차 몰랐던 나를 발견할 수 있다. 한 곳에 머물려 해서는 안 된다.
- 홍세화, <결: 거침에 대하여>
우리는 모두 옳고 그르지 않아.
정당하게 존재할 뿐이야.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이
회의하는 자아로 살고 있지 않다.
회의하는 자아가 아니므로
부부 사이든 어떤 사이든
참된 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삶의 세계관이 서로 달랐다가
가까워지는 데서 오는
인간관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인간은 본디 외로운 존재인데,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이 외로움을 위무할 수 있는
인간관계의 돈독함과
풍요로움을 누리기 어렵다.
외로운 존재로 남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소유에 집착하면서
물신주의에 귀의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독수리는 자기가 독수리라 말하지 않고
그저 온몸으로 독수리임을 보여준다.
행동 없는 말들은 힘없이 지치는 날들이다.
나 역시 내가 한 무수한 말들을 뒤로하고,
독수리처럼 삶으로 나를 보여주고,
삶으로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