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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준현 Aug 17. 2020

20.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남은 2020년을 바라보며

2019년 하반기 글로벌 프리세일즈 리드, 그리고 한 사람의 매니저가 되면서 하루하루 새로운 도전을 맞이했다. 개인적인 퍼포먼스를 챙기면서 조직과 팀의 퍼포먼스도 같이 살펴야 했다. 숨 가삐 달려온 2019년의 마무리는 뉴욕, 그리고 라오스에서 보냈다.


지금으로부터 1년 후로 빨리 감기를 해봅시다.

12월 초 Fast Forward training이라는 프로그램 수강자로 선정되어 뉴욕으로 향했다. 하루짜리 콤팩트한 트레이닝이었는데 연말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음 해를 계획하는 좋은 촉매제가 되었다. 하루 종일 여러 세션을 듣고 그룹 토론을 거친 후 마지막에 각자 vision statement(비전 선언문)를 작성했다. 일 년 후인 2020년 12월 31일로 빨리 감기(fast forward) 하여 지난 일 년 간 본인이 성취한 것을 뒤돌아보는 형식으로 작성했는데, 목표를 뚜렷하게 상상하며 마치 일어난 일처럼 쓰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트레이닝을 같이 들었던 동료들과

2020년이 절반 이상 지난 지금 비전 선언문을 다시 살펴보니 원하던 바의 80% 이상을 달성했다. 뚜렷한 시각화 덕분이었을까, 그동안 성취한 것을 돌아보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중 몇 가지를 공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일: 상반기 동안 매출 목표의 120% 이상을 달성했다. 팀의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간결하게 전달했고, 이를 통해 모든 팀원들이 하나의 목표와 방향성을 갖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됐다. 팀원을 신뢰하고 각각에 최대한의 권한을 주며 더 많은 일을 분담하게 됐다. 팀원과 나 모두 재충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각자 10점 만점에 평소의 행복도를 7점 이상으로 보고 있다.

개인: 내 삶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그리고 올해 개인적인 미션으로 삼았던 Continuous Contents Creation (줄여서 CCC,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도 성공적으로 지속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은 글을 쓰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는데 지난 33주간 총 27편의 글을 썼다. 주 5회 이상 운동을 하여 활기를 유지하고 있다.

관계: 부모님을 분기에 2-3번 뵙고 가족과 양질의 시간을 같이 보냈다. 매니저와도 깊은 신뢰 관계를 유지하며 그로부터 막대한 서포트를 받고 있다. 그는 한국 시장 상황과 팀의 방향성에 대해 내 의견을 자주 물으며 내 생각을 존중한다. 팀원 및 부서원들과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각자의 시각을 존중한다. 여러 친구들과 한 분기에 최소 1-2번은 만나며 관계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Fast Forward training, 특히 비전 선언문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여러 분도 이와 같은 선언문을 작성해보고 연말에 한 해를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의 왜(why)를 찾아서

뉴욕에서 돌아와 12월 말에는 가족과 라오스로 떠났다. 라오스에서 틈틈이 사이먼 사이넥의 <Start With Why>를 읽었다. Fast Forward training이 앞으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면, 이 책은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삶의 방향성을 재점검하고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  

연말,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나의 '왜'는 대학 입시와 취업을 준비할 때 굉장히 뚜렷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다가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일이 하고 싶어 정치 경제대학에 재입학했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일하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일하며 너른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스타트업에 취업했다. 그렇게 뚜렷했던 동기 요인은 사회생활을 5~6년 하며 일상에 익숙해져 가면서 흐릿해졌었다. 누가 묻는다면 '왜 지금 회사에서 일하는지', '왜 이 직무를 택했는지'에 대한 대답이 술술 나왔지만 '왜' 보다 '성과', '돈'이라는 무엇(what) 파트에 점점 신경이 쏠렸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무뎌진 도끼를 가는 시간을 가졌다.


사색을 통해 재정비한 나의 '왜'는 다수에게 좋은 자극(inspire)을 주고 좋은 영향(impact)을 끼치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부터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좋아했다. '네가 열심히 사는 모습에서 좋은 자극을 받는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뻤다. 누군가 내가 재테크의 필요성에 대해 설파하는 것을 듣고 적금 통장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세상 뿌듯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재테크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 일환으로 브런치에 커리어 관련 글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월 작성한 비전 선언문, 연말에 재정비한 삶의 방향성을 통해 2020년을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지난 8개월 간 매일이 순탄했다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회사가 장기간 재택근무 모드로 빠져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다 보니 코로나 블루에 잠깐 빠지기도 했다. 특히 봄에는 모든 것이 얼어붙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뜻대로 안 되는 인간관계와 프로젝트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작년 말 생각했던 인생의 방향성은 크게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견고해졌다.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일 투성이겠지만, 오늘도 나는 널리 영감을 주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나의 why를 마음에 새기며 나아가고자 한다.


Job담,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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