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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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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용 Aug 22. 2023

내 이름으로 보내는 편지

묵혀둔 '편지들'을 모으며..



살다보면 무언가를 호소해야 할 순간들을 만난다


사랑을 표현할 때,

누군가에게 존경을 표해야 할 때,

그리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얻고자 하는 것을 얻어야만 할 때 조차도

나는 말보다 글을 택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갖고 싶은 레고를 사달라고 아버지께 조를 때도

떨린 가슴을 안고 사랑을 고백할 때도

나는 편지를 썼다.


말로 했을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민망한 상황을 

일단 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편지는 나에게 아주 좋은 무기였다


하지만 수많은 편지들을 쓰면서 

내가 말에는 미처 싣지 못하는 '진짜 생각'들을 편지에 담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


말 주변이 없어서 택한 궁여지책이었지만

편지에는 지나간 '나'의 흔적들이 묻어 있다


그 지나간 '나'를 보기위해

여기에 수취인이 분명하고 목적 또한 분명한 그 편지들을 

하나하나 모아본다


일상의 권태 속에서 

나의 이름으로 보낸 수많은 편지들 속의 

'뜨거운 나'를 다시금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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