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동적 직장인 Apr 29. 2020

D-day

나의 웨딩 판타지

D-180
엄마는 소리를 지를 것이다. 그것 말고 다른 옷은 없냐고. 저것도 좀 갔다 버리라면서. 아빠는 못 말린다는 표정과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옷을 갈아입고 화장대 뒤로 가서 말한다. “자, 이젠 좀 괜찮아?” 엄마가 썩 맘에 들진 않지만 그 정도면 됐다는 얼굴로 끄덕이면 건너편 내방을 쳐다보며 나에게도 컨펌을 받는다. “에휴 네 엄마 또 시작이다.” 아빠는 웃으며 한 숨을 쉰다. 옷을 갈아입은 동생은 좀 적당히 하라면서 방문을 연다. 셋이 소파에서 지난 뉴스를 보다가 엄마가 늦었다며 발을 동동 구를 때쯤 내가 나와 “가자”라고 말한다. 엘리베이터에선 오늘 가는 동네라던가 올림픽대로에 대한 얘기를 조잘거린다. 동생의 지난 일주일은 어땠는지, 엄마가 갔던 산에는 어떤 꽃이 폈는지 따위가 우리의 토픽일 것이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나는 일단 그이의 차가 와있는지를 찾아보다가 빠르게 실패하곤 주의사항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동생은 오늘만 몇 번째냐면서 빨리 들어가자고 한다. 들어간 방에선 어색하게 앉아있는 그이와 그이의 가족들이 보인다. 식장은 어디로 할 것인지 하객은 몇 명쯤인지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우리 쪽은 애들이 하자는 대로면 다 좋다고 엄마는 시원하게 정리를 할 것이다.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어색한 대화를 나누다가 음식이 나오겠지. 그이의 아버지와 우리 아빠는 술을 한잔씩 곁들인다. 엄마도 잔을 들고 기다리며 눈을 반짝이니 그걸 발견한 시부모님은 미소 짓는다. 울 엄마의 귀여움을 눈치채신 것이다. 그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풀리기 시작한다. 어느새 친해진 울 아빠와 예비 시아버지는 결혼식과는 상관없는 얘기를 하다가 목소리가 커지고 점차 웃음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돌아오는 길엔 비가 왔으면 좋겠다. 차를 대고 카페에 가면 주차장부터 카페까지 얘기를 좀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흥이 오른 아빠는 철 지난 트로트를 부르면서 우산처럼 돌면서 혼자 춤을 추며 걸어가면 우리는 뒤에서 아빠 또 시작이라면서 웃는다. 카페에 들어가자 그이에게 카톡이 왔다. 잘 들어갔냐며 오늘 자기가 뭐 실수한 건 없냐며 묻는다. 이 귀여운 자식을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하며 장난기가 생겨버린다.


카푸치노 1, 아메리카노 1, 아이스 아메리카노 1, 카페모카 1 주세요. 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얼음 많이요.
음료를 받고 앉아선 이런 얘기를 나눌 것이다. 긴장했는데 시댁이 좋은 분들 같다며 엄마는 몇 가지를 충고한다. 대부분은 어른들과의 관계에 약한 내가 조심해야 할 사항들이다. 제대로 듣지도 않으면서 알겠다고 알아서 하겠다면서 여기 커피가 괜찮다고 눈을 굴린다. 동생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형이 생겼다고 좋아한다. 그러면서 누나가 결혼을 한다니, 형이 불쌍하다고 말하다가 한 대 맞는다. 엄마와 아빠는 동생의 말에 동감하며 P서방에게 잘하라고 한다. P서방이란 단어를 곱씹어 보다가 어느새 웃음이 난다. 화장실에 간다고 말하며 가는 길에 맘껏 웃는다. 실감이 나는 것이다. 속으로 오늘 선방했다고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이에게 이쯤 카톡 답장을 보내야겠다.



D-120
여행은 이미 몇 번 다녀본 나는 허니문에 대한 로망이랄께 없다. 동남아든 유럽이든 비행시간만 짧을수록 좋다. 그래도 내 남편은 그렇지가 않았으면 좋겠다. 별로 여행을 안 가봐서 의견이 없는 그이에게 하나씩 알려주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의 세계가 확장되는 기회가 한번 더 생기는 거지. 짐짓 공정한 척 하나하나 설명해주지만 사실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대해선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이는 조용히 듣고 있다가 “그래서 푸껫으로 가자고?”라고 대답한다. 속셈을 들켜버린 나는 민망한 듯 웃으며 또 간파당했다고 말한다. 역시 이래서 네가 좋다고 한마디 더 달면서. 그래도 나는 다시 한번 너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척을 해본다. 진짜 거기로 괜찮겠냐면서. 그는 자기가 많이 다녀봤으니 잘 알겠지 라고 심드렁하게 대답한다. 그러면서 잠깐 멈칫하다 묻는다. 혹시 전에 그 새끼랑 같이 갔던 덴 아니지? 아, 이렇게 귀여운 애랑 왜 이제야 만난 걸까. 결국 허니문 계획은 온전히 내 차지가 된다. 


늘 그렇듯 일주일 정도면 여행 계획이 다 나올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틀 만에 호텔과 비행기 예매 등 굵직한 건 다 해치우고 서로 여행지에서 읽을 책과 수영복을 사는 데에 나머지 5일을 쓰겠지. 이미 알고 있는 책 취향이지만 밀란 쿤데라를 좋아하는 그에게 한국소설을 추천해본다. 이미 몇 번이고 했던 대화지만 이렇게 우리는 서로의 속내에 대해 다시 한번 얘기 나눈다. 그리고선 직감할 것이다. 서로에게 서로는 영원히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이 될 것이라고. 결국 본인이 읽고 싶은 책 두 권, 서로에게 추천하는 책 한 권 이렇게 세 권만 챙기기로 합의를 본다. 합의 후엔 서로가 푸껫에서 하고 싶은 걸 나누겠지. 업무 중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나보다는 그가 좀 더 정신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 어떤 속옷을 입을지는 비밀이라고 괜스레 말해본다. 그는 빵 터지며 자기 속옷도 비밀이라고 맞받아 칠 것이다. 온갖 껄 다 해봤지만 아직 시도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떠오르고 나면 아 오늘은 일 끝나고 성인용품샵에 가야겠다 싶다. 진동소리에 정신을 차리니 답장이 와있다. 갑자기 일은 몇 시에 끝나냐고 묻는다. 괜히 부끄러워하는 복숭아 이모티콘을 붙여가면서. 호텔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겠단 생각이 스친다.


D-60
머리도 식힐 겸 제주도로 갈 것이다. 스튜디오 촬영이 영 어색한 우리는 야외 촬영으로 대신하기로 했다면서. 업체는 <베네 필름>이나 <제주와 당신>이면 참 좋겠다. 적당히 감성적이면서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사진. 따뜻한 빛과 자연을 이해하는 사람이 찍는 사진이라면 더없을 것이다. 촬영 전날엔 당일에 입을 드레스와 턱시도를 피팅해본다. 준비해왔던 스크랩 자료를 실장님께 보여주면 맞는 느낌의 옷을 꺼내 주시겠지. P는 어두운 네이비색 더블 버튼 슈트를 입고 귀여운 패턴으로 포인트를 준 보타이를 하며 나에게 묻는다. 좀 어색한가? 아무래도 보타이는 너무 앙증맞아서 꼴 보기 싫다. 넥타이로 체인지. 나는 시폰으로 된 벨라인의 공주 드레스를 입을 것이다. 최대한 노출이 없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으로. 평소에는 맘대로 헐벗고 다니는 나지만 웨딩드레스가 야한 것만큼 끔찍한 게 없다. 부모님이랑 친지들 다 보는 사진인데 그게 뭐람. 다섯 벌정도 입어보는데 한 4번쯤에서 이거다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순탄하게 드레스를 고르다가도 괜히 싸웠으면 좋겠다. 다 이쁘다고 하면 어떡하냐면서. 다 이쁜 걸 어쩌냐면서.
촬영 당일엔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 바다를 보다가 깨달을 것이다. 또 지각인 것을. 허둥지둥 겨우 샵에 세이프하면 지네머리는 안 한다고 원장님께 선언해버린다. 단발이라면 똑떨어지게 C컬로 만 뒤 머리띠를 하거나 긴 머리라면 포니테일에 화려한 헤어피스를 붙이는 게 좋지 않을까. 아무튼 지네머리는 싫다. 너무 징그러워서 차마 내 머리를 눈뜨고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 여기서 무조건 헤어 컬러는 흑갈색이다. 노란 끼 도는 염색모는 내가 하든 남이 하든 정말 대참사라고 생각하니까. 지네머리가 아니더라도 노란 머리는 대형사고인 것이다. 그렇게 머리를 하고 차를 타면 드디어 활영장 소로 이동. 긴장되는 맘을 풀기 위해 트는 노래가 마침 딱 내 아이폰에 있는 곡이었으면. 마룬파이브나 미카였으면.


사진 몇 장을 건졌다 싶으면 나는 바로 그에게 장난을 칠 것이다. 거대한 드레스를 입고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심하게 엉기고 만지면서 굳은 표정의 그를 결국 웃기고야 말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 날을 추억할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오겠지. 그렇게 장난을 치다가 지쳐서 쉴 때쯤에 그에게 프러포즈를 할 것이다. 이미 하기로 결정한 마당에 무슨 의미인가 싶어도 할 것이다. 원래 다 무슨 의미인가 싶은 거 해주는 게 연애의 참맛 아니던가. 최대한 귀엽게 꽃반지를 내밀면 어떤 반응일까. 그가 좋아하는 축구팀 홈경기 표을 내밀어도 좋겠다. 그렇게 신혼여행지가 갑작스레 바뀌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물론 당연히 이건 답례로 하는 프러포즈다. 결혼 준비 전에 제대로 된 프러포즈를 받지 않는다면 난 결혼할 생각이 없다. 왜냐면 우리 엄마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로맨틱한 프러포즈를 받았고 다 개뻥이었지만 어찌 됐든 그 기억으로 살고 계신다. 우리 아빠보단 괜찮은 남자여야 결혼하지. 어찌 됐든 제주도에서의 사진이 사진 말고 부적으로 읽혔으면 한다. 엄마가 받았던 프러포즈처럼 말이다. 골드바로 장식된 액자 속에서 10년이고 20년이고 우리를 지켜볼 현재이자 과거가 되어, 싸울 때마다 한 때는 저랬었지라고 다시금 반성하게 하는 거울이 되어.


D-DAY
전날에 잠을 설쳤다. 싱글인 나와 키스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유혹한 것이 시작이었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대사를 인용한 게 이렇게 잘 먹힐 줄이야. 겨우 잠들었지만 알람 소리를 듣자마자 눈이 번쩍하고 떠진다. 몸에 익숙한 바디워시와 샴푸를 문대고 새로 빨은 수건으로 닦으면 까실한 천의 감촉이 생생하다. 금색병을 열어 보디 오일과 향수까지 완벽하게 바르고 나면 아 오늘이구나 싶다. 새벽같이 샵에 가서 메이크업과 헤어를 받는다. 아무래도 샵은 김청경 헤어페이스가 좋겠다. 뷰러로 속눈썹을 올리고 볼에 분칠을 하다가 나는 멍하니 거울을 바라본다. 아 살을 좀 만 더 뺄걸. 경락이라도 받을 걸 그랬나. 드레스가 이거면 되는 걸까. 시시각각 생각이 변하지만 사실 평소의 상태와 별다를 것 없기에 이상하게 안심한다.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니 이미 메이크업이 끝난 것 같다. 혹시 너 잠 와? 그가 어이없다는 듯 묻는다. 머리는 맑은데 문제는 너무 맑아서 하얀 것이 문제다. 온몸을 휘감고 있는 이 드레스보다도 하얗다. 내가 무슨 일을 벌인 거지.


낮 12시쯤, 아주 조촐히 모여서 식이 시작된다. 연주자들이 뒤에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면 헬퍼들은 말한다. 신부님 입장하실게요. 신부대기실에서 식장까지 그 짧은 거리가 어찌나 먼지. 아마 난 식장에 들어가기 전 아빠와 팔짱을 낄 때부터 울먹일 것이다. 나는 늘 영화 속 결혼식 장면만 보면 울먹이곤 하는데 그런 이유로 내 결혼식 때도 필히 울 것이다. 난 남의 결혼식에 가서도 뭔가 감동받아서 잘 글썽이곤 하기에 이건 아주 합리적인 의심이라 할 수 있다. 아니 어떻게 사람들은 한 인생이 다른 인생을 만나서 하나가 되는 그 과정을 보고도 멀쩡할 수 있지. 다들 냉혈한이다 정말. 어찌 됐든 그렇게 아빠의 팔에서 그이의 팔로 건너간다. 이제 둘 다 주례 선생님의 말에 네라고 답할 것이다. 주례 선생님은 시인이었으면 좋겠다. 특히 가족들을 다 울려버릴 만한 문장가라면 울먹이는 내가 쪽팔리지 않을 수 있지 않을 까. 한 강의 시 한 구절을 읊어주신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 술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아무도 축가 같은 건 못 부른다. 아마 친한 오빠들은 자기 노래 좀 한다면서 축가 부르면 안 되냐고 하겠지만 다 거절해버리기로 진즉에 결정했다. 대신 아주 가까운 친구들만 부를 것이니 걔네보고 편지나 써오라고 해야겠다. 다행히 내 친구들은 글은 좀 쓸 줄 아니 편지로 가득 찬 예식이 될 것이다. 불꽃 편지쇼 후엔 부모님께 인사하고 결혼식이 끝날 것이다. 눈물 많은 우리 엄마도 동생도 울 것이다. 이 우스운 꼴을 난 놓칠 수가 없기 때문에 고로 내 결혼식은 식다운 맛이 있어야 한다. 아주 성스러운 결혼식이었으면 좋겠다. 나 말고도 다 웃으면서 또 울었으면 좋겠다.
조촐한 결혼식 후에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릴 것이다. 어디쯤이냐고. 가장 친한 몇 명을 빼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1달 전쯤 아무 핑계나 돼서 파티를 열 것이니 시간 빼놓으라고만 할 것이다. 약속시간이 되고 대관한 자리가 친구들로 가득 차면 다들 어리둥절해하겠지. 왜 얘는 안 오지. 이건 무슨 파티 지하고. 어느 순간 사회자가 나와서 얘기한다. 오늘은 파티의 명목은 결혼식이며 주인공은 나와 그이라고. 그 순간 딱 우리 커플이 등장하면서 다들 미쳤다고 하면서 웃으며 소리를 지른다. 누군가는 돌고래소리를 내며 휘파람도 불러줬으면. 위에서 꽃가루도 떨어지고 자이언티의 babay가 흐른다. 그 후엔 내가 소장한 브루노 마스의 앨범 중 하나를 골라서 정주행 할 것이다. 역시 앨범은 하나를 다 돌려야지만 그 정수를 느낄 수 있으니까. 우리가 주인공이지만 다들 주인공인양 행복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아주 형식적인 멘트 몇 개만 하고 10분 만에 박수를 받는다. 우리 커플이 키스를 하고 나면 다들 미리 나눠준 종이비행기를 우리에게 날리는 것이다. 슈퍼스타의 콘서트에 온 것처럼. 한 명도 빠짐없이 미친 듯이 춤추고 마시면서 빙글빙글 돌겠지. 샴페인과 와인 몇 병이 다 떨어지고 나면 거대한 웨딩케이크도 자를 것이다. 모두가 하는 그런 하얀 케이크 말고 엄청 살찌고 몸에 안 좋을 것 같은 케이크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본연의 목적(맛있는)에 충실한 초콜릿 케이크여서 다들 행복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말이다. 뒤에서는 케이크가 맛있다면서 최고의 파티라고 칭찬 소리가 자자한 그런 어느 저녁에, 나는 아까는 왜 울었더라 하며 다시없을 만큼 웃으며 취한다. 그러며 그와 눈이 마주치면 속으로 생각한다. 이 날이 결국 왔구나 하면서. 내 옆에 있는 게 그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종종 결혼식에 대해 상상한다. 짠한 소리가 들리고 그사이로 웃고 떠드는 오랜 친구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행복한 어느 날 말이다. 나의 깜찍한 비밀 하나를 공개하자면 검색창에 “D-00”이라고 쳐보는 것이다. 그러면 결혼식 준비과정을 다 볼 수 있다. 99부터 10까지 매일 줄여나가며 검색하다가 10에 다다르면 다시 99로 돌아간다. 꽤 확고한 취향의 소유자인 나는 이걸 고등학교 때부터 수행하며 웨딩 판타지를 공고히 해왔다. 


그렇게 상상의 영화는 점점 길어진다. 러닝타임이 10분이었던 것이 2시간이 될 만큼 디테일해지는 것이다. 그런 영화를 오래도록 꿈꿔왔다. 결혼 자체에는 그렇게 회의적이면서 어떻게 결혼 준비에는 그렇게 열광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좋다. 한쪽엔 사랑하는 그이의 팔이 걸쳐져 있고 눈부신 석양이 있는 하루. 바닥에 깔린 장미잎, 첫눈 같은 드레스, 금빛의 샴페인, 그리고 오른손 넷째 손가락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세상이 오늘을 위해 태어난 것만 같은 하루. 그런 날을 상상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토 나오는 퇴근길 지하철이나 개미떼 같은 사람들이 있는 쇼핑몰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상상만으로 나는 자주 행복해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전자의 저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