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녹색 잎 가지 끝에
망울망울 꽃봉오리 맺히더니
몇 날을 설레다 이윽고 꽃이 피어
노란 꽃술 빼곡한 사이로
동박새 한 마리 포르르 날아든다
결코 변치 않을 붉은 단심
곤충도 적은 추운 계절에 꽃피우니
새와 벗하여 수분하는 조매화라
활짝 핀 때마침 동박새 바삐 날아들어
새날 새 아침, 마침맞게 화조도라
#시작 노트 --- 동백꽃과 동박새 이야기
동박새는 하얀 테두리의 독특한 눈매를 가졌다.
그 눈매 하나만으로 총명하게 보이기가 가히 카이스트 감이다.
영특한 장난꾸러기같이 꽃가지 끝에 거꾸로 매달리는 재주를 부리기도 한다.
동백꽃뿐 아니라 벚꽃이나 매화꽃의 꽃가루받이가 되어 꽃가루 운반을 도와준다.
절세미인 '동백꽃'과 총명한 '동박새'가 함께 있는 모습은 잘 어울리는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동백꽃 중에서도 으뜸은 홑꽃잎만으로도 단아하기 이를 데 없는 토종 홑 동백이다.
곤충이 적은 추운 계절에 꽃을 피우는 숙명으로 새를 이용해 수분하다 보니
조매화인 동백꽃과 텃새인 동박새는 꿀을 나눠주고 꽃가루를 옮겨주는 서로 공생 관계다.
그러하니,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으랴.
자, 꿀을 내어주었으니 깃털과 부리로 분주히 꽃가루를 옮기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