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누구를 만나도 꼭 결혼하라는 이야기밖에 안 하는 것 같다.
물론 누구와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지만 마땅한 배우자를 만났다면 이보다 행복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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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유로울 때 가장 행복하다. 여기서 자유는 방종이 아닌 적정한 책임과 구속이 전제된 자아의 보존을 말한다.
어쩌다 보니 가장이 되어 책임져야 할 것들이 두세 배는 늘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재밌게도 오히려 지금이 결혼 전보다 정서적으로 훨씬 편안하다. 이는 책임이 배제된 자유가 정서적 안정과 비례하지 않는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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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인간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만 행복하지 않다. 원 없이 쇼핑하고 게임하고 놀러 다녀도 결국엔 그저 그랬다.
그런데 결혼 후 와이프와 조용한 길을 거닐며 미래를 기대하는 대화보다 만족도가 높은 행위를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내 존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한 사람만 있어도 욕망의 잔가지들 수백 개는 단숨에 날려버리고도 남을 충족감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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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살할 때는 사회적으로 더 이상 가치 없는 존재라 스스로 느낄 때라고 한다.
그 반대로 살고 싶은 욕구가 터져 나오며 가장 행복 한때는 사회적 존재로서 인정받고 축복받을 때가 아닐까 싶다.
설령 예전의 내가 꿈꾸던 삶이 아니어도 괜찮다. 어디에 머물러 있어도, 약간의 실수에도 내 존재에 대한 가치를 절하시키지 않는 배우자를 만난 것으로 내 인생은 끝났다. 죽을힘을 다해 더 바랄 것도 없다.
그저 함께 좋은 것들을 나누며 주어진 것들을 힘껏 사랑하다 죽으면 그것으로 내 인생은 너무나 괜찮을 거다.
이것을 깨닫게 해 주신 하나님께 그저 감사, 또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