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도 괜찮다고 느낄 때.
1. 예전에는 중요했던 것들이 지금은 중요하지 않아 졌다.
인간관계가 넓고 원만해야 된다는 강박이 세상 가장 미련한 고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건,
나를 온전히 받아들여줄 사람이 단 하나라도 있다는 확신이 생긴 때부터였다.
지난 1년 반 동안 누군가와 약속을 잡고 만난 일이 10번도 채 되지 않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만나서 무엇을 하느냐보다, 내가 상대에게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가 더 크다고 느꼈다.
좋아하는 지인에게 별 고민 없이 밥 한 끼 먼저 사줄 경제적 여건도 안되면서 좋은 관계 운운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보는 편이다.
누군가와의 만남은 받는 것보다, 내가 뭘 줄 수 있는지 확실할 때 더 공정하고 발전적인 관계가 된다.
2. 용서가 가능하다.
나도 사람인지라 불쾌하거나 마음 상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 일을 생각하면 그냥 괜찮다고 느낀다.
아니 그냥 상관 없어졌다랄까. 삶에 그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확고해지고 몰입하다 보면 잠깐 지나가는 장맛비에 해야 할 일을 까먹는 일 따위는 없어진다.
너로 인해 촉발된 감정의 쓰레기들이 주는 피해보다, 우선순위가 더 높은 일들을 챙기는 것이 중요해지면 생각보다 쿨하게 용서가 된다.
그냥 솔직히 네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져서다. 그 일보다 나와 내 가족, 내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3. 오늘 돈을 벌러 출근하는데 이유가 생겼다.
예전에는 내가 쓸 한 달 생활비 벌러 회사에 갔다. 그게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비참했다.
다만 지금은 나 자신의 꿈과 가족을 위해 일을 한다. 별 의미 없이 지나가던 하루에 의미가 부여된다는 건 참으로 복된 일이다.
인간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있어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삶에 가득해서다.
인생을 바칠만한 궁극적인 목적의 발현은 나의 보고 듣고 말하는 모든 행위를 유의미하게 만든다.
인생이 허무하다 느끼는 이유는 돈을 벌어서 쓸 궁극적인 가치를 찾지 못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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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의 온전함과 그 온전함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만한 존재가 되도록 연마하는 일이다. 물론 맛있는 것 먹고 좋은 옷을 사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자기만족으로만 점철된 삶을 살다 보면 '무언가 빠진듯한' 느낌을 평생 바꿀 수 없다.
사람은 그저 먹고사는 일에만 고민하려고 존재해서는 안된다.
그보다 좀 더 위대하고 가치 있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불필요한 일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내 존재의 가치와 가야 할 길이 명확해지면, 부수적인 것들은 완벽히 부수적인 것들로 남을 수 있게 된다.
나는 정신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내 인생을 다 쓸 생각이다.
당신은 어떤 목적으로 살아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