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보통 여행자의 특별한 여행 방법론
김대리 이번 여행 재미있었어?
송희 엄마, 아이 데리고 여행 힘들지 않았어?
아빠, 평생 처음 다녀오신 해외여행 좋았어요?
왜 꼭 유명한 여행자는 세계일주를 한 사람일까. 왜 우리는 누구누구의 한 달 살기 여행을 부러워해야만 할까? 평범한 우리는 여행자가 될 수 없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로는 여행작가가 될 수 없는 것일까? 1년 365일을 여행한 이도 여행자이고, 1달 살기를 한 사람도 여행자다. 어렵게 휴가 내 3박 4일 자유여행을 다녀온 이도 여행자고, 7개국 10개 도시 패키지여행을 다녀오는 우리 부모님도 여행자다. 그렇다. 우린 다 여행자다.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프로 여행러들의 여행기는 그래서 차고 넘친다. 나 역시 그들을 동경하고 부러워하며 심지어 존경하기도 한다. 나 역시 세계일주는 평생의 로망이며, 해외는 둘째치고 제주 한 달 살기라도 꼭 해보고 싶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가 않다. 이유를 꼽자면 딱 세 가지다. 돈, 용기, 그리고 시간이다. 솔직해지자. 보통의 사람들은 세계일주 할 만큼의 충분한 돈이 없다. 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도 충당하기 쉽지 않으며, 결혼해서 애 낳고 살다 보면 언감생심이다. 또 설령 돈이 있더라도 그렇게 할 '용기'가 부족하다. 그것을 모두 여행에 투입할 수 있는 용기. 보통의 우리들에게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혹시라도 용기를 냈다면 이번에는 시간이 문제다. 평범한 직장인이 한 달 이상 휴가를 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다. 게다가 이건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돈과 용기는 어떻게든 내가 극복해내면 되는 것이지만 직장은 나의 통제 영역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이 여행 이야기에는 아쉽지만 한 달 살기, 세계일주, 이런 내용은 없다.
그래서 난 보통의 여행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하는 보통의 여행 이야기 속에 수도 없이 다양하고 특별한 이야기가 있음을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 보통의 여행도 특별한 여행이 될 수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휴가를 내어 다녀오는 여행부터 유모차 카시트 이고 지고 다녀오는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 연로하신 부모님과 형제자매까지 다 데리고 다녀온 대가족 여행. 친구들과 모임 만들어 일 년 동안 부은 돈으로 다녀오는 여행까지. 그래서 나의 여행은 이렇듯 어디엔가 있을 것만 같은 여행이다. 옆사람이 겪었을 수도 있고, 우리 이모, 삼촌이 겪었을 수도 있고, 내 친구가 겪었을지도 모르는 그런 여행이다.
하지만 누가 우리의 보통의 여행에 관심을 줄까. 프로 여행러들의 이야기를 보며 동경할 시간도 부족할지 언데 우리의 여행을 궁금해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여행 속에서 발견한 여행의 방법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치를 끌어올리는 여행의 방법. 상황에 따라 어떻게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되어야 하는지, 이 짧은 일정에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숙소나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동행자에 따라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또 그냥 평범한 준비물 말고, 있으면 정말 꿀템이 될 여행 준비물이라든지. 그렇게 방법론을 통해 우리 여행을 살찌우고,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발견해 가고자 한다.
난 보통의 여행자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그래서 나의 여행은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실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여행이다. 나는 이 여행의 장점이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일주 여행자를 '부러워' 하지만 그들과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네 보통 여행자들과는 얼마든지 '공감'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나누며 많은 이야기들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도 프로 여행러들처럼 한 달 살기에도 성공하고, 또 세계일주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글은 그렇게 공감과 꿈이라는 두 가지를 쫓기 위한 문을 여는 글이다. 떠나지 못하는 시국 마음속 배낭에 준비물을 찬찬히 챙겨두자. 그리고 떠날 채비를 해보자.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