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드 Oct 04. 2023

계산성당

성당기행 #41

파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솓은 두개의 첨탑이 아름다운 계산성당은 대구시 중구 계산동에 위치한 주교좌성당입니다. 우리나라의 3대성당중 하나이기도 한 계산성당은 교구 차원의 여러 전례를 치러야 하지만 조금 협소하기 때문에 천주교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과 함께 공동으로 주교좌성당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구에서 자라고 천주교대구교구 소속의 대건고등학교를 다닌 탓에 성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있었지만 정작 계산성당은 대구에 있는 오래된 성당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가톨릭 신자가 되고 미사에 참석할 기회가 있어 처음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 계산성당의 주일미사는 주교좌성당이어서인지 주일 하루동안 매우 자주 늦게까지 8번이나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본당의 미사시간이 맞지 않아 미사를 참례하려면 계산성당의 미사시간을 찾아보곤 합니다. 


계산성당의 최초 건물은 1898년에 지어진 십자형 한옥식 성당이었다고 합니다. 성당을 순례하면서 가끔 만나게 되는 한옥식 성당은 오래된 옛 집에 온 것처럼 기억에 남기도 하는데 그 때 지어진 성당이 아직도 건재하고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습니다. 최초의 성당은 1901년에 건축되었지만 축성된지 불과 40여일 만에 화재로 전소되고 1903년에 고딕식으로 지어진 성당이 지금의 자리에 또 다른 모습으로 서있습니다. 영남지역의 최초의 고딕식 성당이기도 합니다.


성당은 외부에서 보는 모습도 크고 웅장하지만 본당 내부 역시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본당에 들어서면 제대 뒤쪽의 거대한 5개의 아치형 창문이 보이는데 각각의 창문에 설치된 유리화는 성당을 더욱 경외하고 엄숙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유리화는 성당이 지어지던 그 당시 프랑스에서 제작된 것으로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 자리를 오색찬연한 빛으로 성당을 밝히고 있습니다. 유리화에는 중앙에 주보성인이신 루르드의 성모님과 좌우 각각 예수님과 성모마리아 그리고 성요셉과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으로 그 크기와 사실적인 모습으로 인해 다섯분이 마치 회중석을 내려다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신비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붉은 벽돌과 회색벽돌로 만든 외벽 처럼 내부의 기둥과 창틀 역시 회색벽돌을 부드러운 아치형으로 둘러 아름답습니다. 갈빗대 모양의 천정리브도 회색벽돌로 장식하였는데 바탕이 흰색이라 더욱 도드라져 보여 건축학적인 장식미가 뛰어납니다. 성당내부의 모든 장식들은 주교좌 성당답게 일반적인 성당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제대앞의 주교좌가 특히 그러합니다. 주교님이 앉으시는 의자가 제대앞에 마련되어 있어 특이하기도합니다. 본당 뒷쪽 2층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어 있어 교중미사 때마다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2001년 6월에 축복식을 가졌다고 합니다. 


쌍탑의 두개의 종은  서상돈 아우구스티노와 정규옥의 부인 김젤미나가 기증하여 종의 명칭이 아우구스티노와 젤미나로 명명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타종은 설치된 시점으로 110년이나 하루도 쉬지 않고 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110년된 종의 노화로 지난 2월 신종으로 교체되었습니다. 30개의 청동종으로 구성된 일명 까리종이란 종으로 교체되어 아우수스티노와 젤미나를 대신하여 울려준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화가 이인성이 그린 계산성당의 그림이 유명한데 계산성당과 감나무가 잘어우러져 지금도 이 감나무를 보기위해 방문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계산성당은 110년의 세월동안 대구지역의 복음화와 혹여 신자가 아니더라도 대구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선의 첫 순교 진산성지 성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