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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민 큐레이터 Jan 25. 2024

몸과 맘의 뫼비우스

   버닝맨,  불 훔치기 , 슈퍼맨 되기 

요즘 <불 훔치기>를 읽고 있다.  뇌의 단련 혹은 특정한 훈련으로 인해 변화된 의식 상태가 어떠한 지점에 오르는 상태를 '플로우'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번역을 하자면 무언가를 초월하는 듯한 경지. 미국의 특수부대가 움직일 때는 개인의 개념이 사라지고 단체가 하나의 몸처럼 움직일 때까지의 몸의 단련을 뜻했다. 또 미국의 버닝맨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최고의 성과, 창의성을 위해 향상된 지식을 불에 비유함은 슈펀맨이  되고픈 우리의 갈망과 밀접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EpmnJArkSE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훔쳐 세상과 나누기 위해 불을 훔쳤다. 그리스 신화에서 시작되는 책의 의도처럼 나의 
몸과 맘의 뫼비우스 전시도 그리스 신화에서 시작했다.  2022년. 소마미술관 '스포츠 아트' 분야의 기획공모를 우연히 접하게 되고, 무엇보다 몸을 단련하며 뇌를 다스리고, 마음을 초월하여 몸의 한계를 넘는 그 진리를  스포츠와 아트에 비유해서 전시를 꾸미고 싶었던 것. 


전시는 따라서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스포츠와 예술의 공통점을 찾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스포츠와 예술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분야처럼 보지만, 시대적으로 공명하는 장르라고 전제를 걸었다. 왜냐하면, 아트란 어쩌면 모든 것이자 어떤 태도와 방식에서 출발하는 것이기에...
이러한 생각을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눠 전시장에 담았다. 유튜브 강연으로도 담았던 내용의  자세한 설명을 아래도 공유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Mw_CzW_VyPc&t=6


몸몸 제1 전시실 

인체는 감각 체계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사회를 경험하기 위한 경계이기도 합니다. <몸 ∞ 맘>의 첫 번째 섹션 몸몸은 스포츠를 즐길 때 보이는 인체의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또한 이렇게 스포츠를 예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역사적으로도 나타납니다. 사람이 인체의 기능을 증폭시키는 순간이야말로 예술이 아닐는지요. 인체가 운동을 위해 어떤 힘을 내는지, 각각의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만들어 예술이라는 말을 더욱 선명하게 합니다.

마이론의 <디스크블루스 즉 원반 던지는 사람>은 선수가 원반을 잡고 던지기 위해 몸을 회전할 준비를 하면서, 체중을 오른발에 싣고 있는 순간적 정지한 상태가 포착되어 “찰나”가 “영원”한 예술작품이 되었습니다. 디스크 던지는 경기는 고대 그리스에 존재헀고, 이 포즈는 해부학적으로 완벽한 모습의 인물과 운동감을 묘사하고 싶어 했던 당대 조각가의 요구를 만족시켰습니다. 게다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운동선수들의 누드는 근육을 상세히 묘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실제로 체육관을 뜻하는 쥠 네 지엄 (Gymnasium)은 나체라는 의미의 ‘Gymnus’에서 왔고, 이곳은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는 곳이었습니다. 


장비치는, 영국 런던을 거쳐 현재는 서울에서 자신을 “프리블릭 아티스트”라 부르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진, 영상, 설치, 텍스트, 대화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으로 작업하며, 주로 자아 성찰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예술과 그 사회적 효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장비치의 <아(我)래보기> 작품은 마음 수련의 단계를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제작하여 그 순서에 맞게 설치된 3개의 조각 중 첫 번째 작업입니다. 마음수련이 나를 발견하는 과정임을 드러내기 위해 불교에서 '사물의 근원에 있는 독립 영원의 주체'를 가리키는 아(我)를 작품명에 배치하였습니다. 작품에 다가가 시선을 아래로 하면 마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이 아래로 보고 들여다보는 행위가 마음수련의 첫 단계라고 말합니다.

퍼포먼스 아티스트들은 알몸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채, 각자 좋아하는 운동이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미디어 산업에서는 젠더와 아름다움에 대한 특정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입니다. 에비 칼로기로폴로우는 그리스 작가로 젠더와 몸에 대한 비판적이고 독보적인 미학을 제시합니다.  2021년 Motorway 65 작품으로 깐느 페스티벌에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스 작가로 신화와 메두사 신화부터 젠더 이론까지 다양한 여성의 신체와 관련된 신화와 여성성을 고대 개념과 탈식민지, 가부장제 환경의 사회적 맥락에서 재해석하는 그녀의 작업 <그녀는 언제나 무릎을 굽힌 채 왼쪽으로 달리는 모습으로 그려졌다.>와 <아름다운 자와 순수한자>를 만나봅시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피겨” 는 형태라는 뜻입니다. 빙판 위에서 스케이터가 만드는 패턴에서 파생된 단어인데요, 피겨 스케이팅은 이처럼 스케이팅 선수가 점프, 스핀, 리프트 및 풋워크의 다양한 동작을 우아하게 수행하는 스포츠입니다. 얼음 위를 가르는 모습은 중력을 거역하는 듯하며, 프리스타일, 페어, 아이스댄스, 싱크로나이즈드 팀 스케이팅 등 다양한 게임으로 발전,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스케이터가 입는 옷도 변형을 거쳤는데요 예를 들면.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사상 첫 동계올림픽에서는 캐시미어 스웨터와 짝을 이루는 롱 스커트를 입었습니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다양한 의상은 김연아 선수가 고른 곡과 분위기를 반영해서 제작했습니다. 함께 그 감동의 순간을 기억해 볼까요?


레디 & 고 제2 전시실

과학의 발전은 예술 작품과 스포츠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스포츠의 경우 체육인들의 훈련 방식, 과정, 경기장 같은 기술적이거나 물리적인 분야는 물론 E-스포츠라는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습니다.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공 지능을 뜻하는 A.I. 나, 가상현실 VR, 화면 속 새로운 세계관이자 가장 동시대적인 플랫폼 메타버스도 예술과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상상 속에만 있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예술은 언제나 새로운 방식으로 전례 없던 순간을 우리에게 선물하는 게 아닐는지요. 이러한 관점을 담아, 레디 & 고 섹션은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초기 작품부터 A.I. 를 토대로 한 작품까지, 스포츠와 과학적 재료를 활용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빛의 디자이너로 알려진 모리츠 발데마이어는 U2의 보컬 보노부터, 세계 3대 디자이너 론 아라드, 인고 마우어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스타들과 협업을 해왔습니다. 여러 사진 작품들은 무술의 움직임을 기록할 수 있는 빛의 검이 활용되었던 카일리 미노그 등 협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빛의 흐름을 지나감을 기록할 수 있는 카메라가 설치된 전시장 안에 포토부스를 설치하고, 관람객들이 그  안에서 춤/마샬 아트 등 다양한 모습을 검을 들고 남기고 이를 사진으로 받을 수 있는 참여형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퍼포먼스 아트의 대가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알려진 마리나 아브로모비치, 모마 뉴욕 미술관의 개인전 때 그녀는 Rest Energy 작품을 Rhtyhm 0과 함께 가장 하기 어려웠던 작품으로 손꼽았습니다. 두 작품 다 그녀의 의지를 내려놓은 채 철저히 상대방의 힘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Rhythm 0에서는 가위부터 장미 등 다양한 물건이 탁자 위에 있고, 그녀에게 관객들은 이 물건들을 이용해 어떤 행위도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관객들은 나중에 칼로 옷을 찢고 목을 베고 피를 마시는 등 점점 난폭해졌습니다. Rest Energy에서는 그녀와 울레이가 각자 활과 화살에 몸의 무게를 실은 퍼포먼스였습니다. 활의 촉은 그녀의 심장을 가리키고 있어서 둘 중 하나가 균형을 잃으면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었죠, 둘의 심장 옆 마이크로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퍼포먼스가 진행될수록 심장 박동 소리는 거세지고, 4분 10초라는 짧은 퍼포먼스가 그에게는 평생처럼 느껴졌다 회고합니다. 이러한 작품을 하기 위해서 몸도 마음도 중요하다 주장하는 그녀는 신체의 한계를 도전하고 실존적인 고민을 하는 위대한 작가입니다. 그녀가 울레이를 다시 만나는 모마 뉴욕의 장면은 몇천만의 뷰어를 기록하면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30. 박제성 작가의 <Enter the Water together> 작품은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법을 인공지능이 시각적으로 상상하도록 학습시켜 제작한 미디어아트 작품입니다. 작품은 육체를 가지지 않은 A.I. 가 수영을 가르치는 법은 상상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철학적인 모순들을 드러냅니다. 이는 거꾸로 현재 인간이 인공지능을 대하는 방법과 상황들에 있어서의 모순들과 맞닿아 있어 인공지능과 함께 만들어나갈 미래, 공진화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는 인간인 직기에게 몸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온다고 작가는 쓰고 있습니다.


브라보 제3 전시실

육체를 한계 영역까지 몰아붙이며 성장한다는 것. 스포츠는 노력과 시간과 비례한 분야입니다. 행위 예술의 대모로 불려지는 마리나 아브로보치치(Marina Abramovic) 작가는 육체와 정신이 극한에 다다른 순간을 예술의 관점에서 보고 실험적 작품으로 선보입니다. 그는 한계를 넘어서는 스포츠인들을 보며 예술과 연결고리를 찾았습니다. 운동과 예술의 교점에서 가장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휴모니즘과 이런 정신이 반영된 몸과 마음이 아닐는지요

Cleaning the House 워크숍은 마리나 아브로모비치가 수년간 가르치는 동안 개발한 방법이다. 1980년대부터 함부르크, 파리, 브라운슈바이크 등 다양한 도시 대학의 공연 예술 교수로 있을 때 학생들을 위한 워크숍을 개발하고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동양에서 좌망, 참선처럼 마음을 비우는 과정 하고도 비슷합니다. 특히, 몸을 단련해서 마음을 만들고 정화하는 방법이 예술가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브라질의 워크숍 과정을 전시화했습니다. 워크숍 동안 참가자들은 먹거나 말할 수 없으며, 핸드폰이나 어떤 전자 기구도 사용이 금지됩니다. 


자석으로 덮인 점프슈트를 입은 파울라 가르시아. 그의 몸은 점프슈트를 빽뺵히 뒤덮은  못과 철 조각으로 인해 보이지 않습니다. 자중력과 자력에 대항하는 작업으로 몸과 마음의 한계를 도전한 노이즈 바디 시리즈를 다양한 기록으로 만납니다. 파울라 가르시아는 수년간 몸의 한계와, 불안정, 불확실성 및 위험의 개념에 도전했습니다.  이 기록을 보면, 그가 어떻게 레이싱 스포츠카에 몸을 맡기고 충돌을 하는 극단의 퍼포먼스까지 도달하게 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이즈 바디에서 점점 발전하여, 가시적 힘과 비가시적 힘, 폭력적 행위의 경험과 관련된 문제를 탐구해 온 작가의 작업의 연장선에서 어떻게 새로운 지평을 열었는지 함께 만나봅시다. 


파울라 가르시아의 RAW 작업은 새로운 지평을 연 대작입니다. 작가가 타고 있는 차와 전문 스턴트맨이 운전하는 차량이 정면충돌하는 이 퍼포먼스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이 쏟아졌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의 협업뿐 아니라 최대한의 안전을 위해, 아티스트의 신체를 준비하고, 차량에서 제어 거리, 속도 및 충돌 지점, 모든 동작 요소를 연구하고 작업 공간에 대해 계산되었습니다. 이러한 대립의 생성은 다양한 상징적 발전을 생성합니다. 인간 행동과 외부의 힘 사이의 관계, 재구성의 요소로서의 기록으로서의 신체 이미지의 취약성. 그리고 그 연구를 위해 작가는 Tandera Filmes와 파트너십을 맺고 CRU/RAW를 시작점으로 아티스트의 창작 과정을 기반으로 이미지, 신체 및 퍼포먼스의 개념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김승민큐레이터 #StephanieSeungm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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