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해, 부탁해 부디 부서진 내 맘을 치유해주길 바래
우울의 역사에서 치유의 기록으로. 브런치 소개말이 우습다 치유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자기 연민은 죽어도 싫다고 힘들 때마다 그런 나를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를 보듬어주지 않고 더 채찍질만 한 결과가 참다참다 0을 찍은 타임밤으로 변해 우르르 쾅쾅 터지고 있는 걸까 아님 그때 죽었어야 할 운명을 거슬러 살아남아 결국 데스티네이션으로 향하고 있는 건가 잘 극복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란 내 질문에 극복할 수 있다면 고통이 아니겠죠?라고 되묻던 사주 도사의 말이 계속 머리를 울린다 다 지나가리라, 이런 말은 누가 만들었을까 하나가 지나가면 또 다른 게 자기가 먼저라며 앞다투어 오는데 언제 다 지나가? 내 고통은 강남씨지비부터 뱅뱅사거리까지 줄 서있는 듯 해 언제까지 버티듯이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태어난 게 내 선택이 아니라면 스스로 마감할 권리쯤은 있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선생님은 왜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걸까, 나의 우울은 이미 뿌리가 너무 깊고도 두꺼워서 일 년 반 만에 치료되기란 어림도 없단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치료가 없었다면 더 심각해질 수 있을 걸 이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 걸 다행으로 생각하자는 샘의 말도 이제는 공감할 수 없다 몸의 병이 나으면 인생 제2막이 오를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마음의 병이 너무 깊다 너희가 날 살게 한단 말을 수천번 되뇌며 들었던 너희의 새 음악이 나온 날, 왜 나는 이렇게도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덕질마저 해소할 수 없는 깊은 늪에 빠졌다 모든 게 무의미하고 고장 났다 아무 감정을 느낄 수 없다 느낄 수 없으니 감정이라 명명할 수도 없는 이 덩어리는 찐득한 반죽 상태로 이래저래 뭉쳐 잔뜩 커진 화가 되어 나를 집어삼키고 내 주변을 활활 태워먹어 온통 재로 쓸어버려야 속이 시원하려나 보다 액정이 박살 나고 메인보드가 나가버린 핸드폰은 버리는 게 맞는 것처럼 고장 난 나를 이제 보내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글을 쓸 수 없다 가사조차 쓸 수 없다 유서가 될지도 모르는 자음모음만 씨부릴 뿐이다
이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넬 - 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