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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Feb 18. 2020

사업을 한다는 것

북리뷰-경영

#사업을한다는것 #레이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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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보고 손정의가 쓴 책인 줄 알고 '개이득이네'하면서 집어 들었는데, 맥도날드 회장 레이 크록이 쓴 책이었다. 더 개이득. 마침 얼마 전에 레이 크록을 다룬 '파운더'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본 참이어서, 책을 읽으면서 그 영화의 또 다른 버전을 읽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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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업적을 달성한 사람의 이야기라면 그게 어떤 분야이든 읽고 들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게다가 그게 맥도날드라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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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사업을 한다는 것'이라고 거창하게 지어져 있어서, 사업에 대해 작가가 말해주고 싶은 지침들을 적어놓은 책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그런 내용보다는 레이 크록이 본인의 일생을 돌아보면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회고록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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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그가 별 볼일 없는 영업사원이었다가 맥도날드를 만나면서 수완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책을 읽어보니 사실 맥도날드를 만나기 이전에도 그는 제법 성공한 영업사원이자 사업가였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일회용 컵 회사에서 일하면서 영업사원으로서 성과를 냈는데, 수요가 증가할 분야를 보는 눈이나, 일회용 컵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지 못했던 고객들을 설득해나가면서 매출을 올리는 부분을 보면 그가 이미 젊어서부터 평범한 회사원은 아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본인이 쓴 내용이라 미화된 부분이 없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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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뭐 책에서 이런저런 사건들이 나오고 레이 크록이 그런 일들을 돌파해나가는 내용이 나오지만 무엇보다 나한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회사 사장이나 주변 사람, 심지어 부인조차도 그를 영업사원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도, 나이가 40대로 제법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스스로의 가치를 그 정도 수준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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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잘 나가는 회사원이었음에도 본인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회사를 레이 크록은 박차고 나와서 밀크셰이크 믹서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본인의 사업을 시작한다. 사실 그 사업은 그가 열심히 믹서를 팔아봐야 그전에 다니던 회사 사장의 배를 불려주는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본인의 확신을 가지고 그 사업을 밀어붙인다. 웬만한 사람이었으면 회사를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회사를 나왔다 하더라도 그런 조건의 사업이라면 금방 포기하고 접었을 것이다. 나이도 있고 먹여 살려야 할 식구도 있으니까. 하지만 레이 크록은 본인의 능력과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렇게 밀어붙이는 와중에 맥도날드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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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별 볼 일 없던 사업가가 운 좋게 맥도날드를 만나서 큰 성공을 거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사업 감각과 실행력이 없었다면 맥도날드 형제를 만나서 그러한 딜을 끌어낼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맥도날드는 이미 그 동네에서 제법 잘 되고 있는 가게였으니까 한두 사람만 맥도날드를 알고 있던 것도 아니었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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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보다 보면 확실히 거대 기업을 만들어낸 CEO들의 성격은 타고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본인이 처한 상황이나 조건들하고는 상관없이 본인의 비전을 확신할 수 있는 자신감과 그것을 실재하는 것으로 만들어내는 실행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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