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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Mar 22. 2020

소유의 종말

북리뷰 - 미래

#소유의종말 #제레미리프킨


한 10년전에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비인간적인 공장식 축산업과 GMO를 비롯한 바이오 종자산업에 대한 책인데, 그 책의 내용들은 지금까지도 내 사고방식이나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당시에는 책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별 신경을 안썼던 것 같은데, 저자가 축산업이랑은 상관도 없는 경제학자인 걸 알았으면 이런저런 책도 찾아봤으련만 이 책을 지금 봤다니 굉장히 아쉽다.


이 책은 01년도에 한국에 출판된 책이다. 아마 미국에서는그것보다 더 일찍 출판됐을 것이다. 그 부분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공유경제라는 말을 못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지금 우리의 생활을 01년도에 쓰여진 책이 놀라우리만치 정확히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와튼스쿨 교수인 경제/경영학자이긴 하지만 이 책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보니 경제보다는 철학책에 가깝다. 그래서 잘 안읽히는 부분도 있기는 한데, 지금 우리의 생활이랑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비슷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대충 읽어도 읽히는 부분이 많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봉건시대를 지나 산업시대로 오면서 물질을 소유한다는 것의 의미가 본인의 자아와 자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왔으나,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해 소유보다는 접속, 소비 쪽으로 옮겨갈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관계도 물리적인 접촉을 갖는 관계에서 서버와 클라이언트로서 필요시에만 간접저긍로 접촉하는 관계로 바뀔 것이며, 그러한 접속이 경제적 지위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경제활동도 소유물을 이전하고나면 끝나는 일회성 거래관계에서 구독 서비스 등이 늘어나면서 고객생애가치가 중시되는 장기적인 개념으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저자가 책을 쓸 때는 미래를 예측하면서 쓴 말들이지만 그가 말하는 거의 모든 것이 이제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현재의 일이 되었다. 책이 나온 2001년부터 지금까지를 생각하면 그런 변화에 적응하는 기업만 살아남았고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아무리 거대한 기업들이라도 이미 사라지거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로 추락했다. 단적인 예가 애플인데, 아이팟이 나오기 전만 해도 고객에게 애플은 단순히 컴퓨터만 팔고 끝나는 회사였는데, 이제는 사람들 생활 모든 것에 개입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제는 애플은 제조업체가 아니고 서비스회사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지금의 세상을 맞춘 것이 용해서 놀라면서 읽은 면도 있지만, 지금의 세상이 어떤 맥락에서 지금으로 변해왔는 지를 알 수 있어서 재밌었던 책이다. 전반적으로 가독성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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