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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께 하는 마법 Jun 08. 2019

사춘기 아들, 30% 놓아주기


우선 자녀가 사춘기가 되면 30퍼센트가량 놓아주라. 사춘기는 자녀가 최초로 자기주장을 하는 시기로, 이때 '자기'라는 개념을 온전히 쟁취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늦둥이가 된다.


이근후 교수님의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에 나오는 내용이다.


자녀를 30퍼센트가량 놓아주라니..!!


어쩜 저렇게 훅 이해되는 표현을 쓰실 수 있는지. 연륜이란 참 경이롭다.


요새 이근후 교수님이 말씀하신 ' 30% 놓아주기'를 실천 중이다. 아이를 30% 놓는 대신, 나를 30% 더 잡고 있다.


백만 년 만에 송년회도 아닌 시기에 좋은 친구들과 족발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술도 마셔본다.  하. 좋구나.


주말에 집에서 아이와 각자 시간도 보내본다. 아이는 거실에서 프라모델을 조립하고, 나는 소파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아이가 놀 때 옆에서 같이 하지 않고, 내 시간을 갖는 것이 낯설면서도 의외로 평안했다. 그 시간이 평안한 건 그동안 함께 해 온 시간이 있기 때문이리라.


내가 아이를 30%가량 놓는 그 시간들을 통해, 아이는 어른이 되어가겠지. 그 시간들을 통해, 나는 '엄마가 되기 전의 오롯한 나'를 다시 찾아야겠다. 아이가 멋진 어른으로 자라게 도와주는 한편, '오롯한 나'로서의 나도 멋지게 나이 들도록 도와줘야겠다.


그래서 먼 훗날, 아이와 '어른 대 어른'으로 서게 되었을 때, 아이에게 내가, 꼰대가 아닌, 멋진 멘토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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