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리서치, 유저와 잠재 유저의 인식 비교
시장만을 놓고 봤을 때 나는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았다.
(매거진 1편 환멸 나는 데이팅 앱 만들기 참고: https://brunch.co.kr/@aaahyun04/1)
하지만 그런 계산적인 태도의 만남을, 시장이 유저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말로 유저들이 원하는 것이 외모 1등급의 여성, 슈퍼카를 가진 남성, 직업이 인증된 사람들뿐일까?
아무리 머릿속으로 고민한들, 나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밖에 보지 못한다. 이럴 때 필요한 과정은 아주 확실하고 단순하다.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설문지는 런던 UI/UX 현직자 스터디 모임 FLUX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하트하트)
구글 설문지를 만들어 20대부터 40대까지의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을 했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설문의 목적을 확실히 하는 것.
우리는 아래 두 가지를 설문의 목적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응답을 도출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들기로 했다.
To understand how and why users use dating apps
To uncover user needs for potential features to develop
앱 사용자와 비사용자의 인식을 비교하고자 하는 목적이 컸기 때문에 질문의 그룹도
1. 데이팅 앱 사용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
2. 사용 경험이 없지만 사용 의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
3. 사용 경험이 없고 사용 의향도 없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었다. 1번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사용 습관, 사용 이유, 추가적인 니즈를 찾기 위한 질문들을 했고, 2번 그룹에게는 데이팅 앱에 대한 인식, 사용을 망설이는 이유, 그들의 니즈를 찾기 위한 질문들, 3번 그룹에게는 사용하지 않은 이유와 데이팅 앱에 대한 인식을 질문했다.
스크리너를 제외한 질문들은 최대한 위에 표기한 두 가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포인트였다.
https://forms.gle/1fiiSLRbhRXQWntC6
여전히 설문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질문이 궁금한 분들은 해당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설문의 결과로 95명의 유의미한 응답을 받을 수 있었고,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를 통해 설문 결과를 분석해보았다. 그중 흥미로운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잠깐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나는 이 전에 단 한 번도 이 툴을 써본 적이 없었고 순전히 이 설문을 분석하기 위한 용도로 독학했다. 일주일 정도 느슨하게 독학하여 내가 필요한 수준의 데이터를 뽑아내는 데에 성공했으니 러닝 커브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 엑셀 데이터, 구글 아날리틱스, 데이터베이스 데이터 등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를 가공해서 볼 수 있으니 필요에 따라 데이터 분석을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
응답자 남성중 72.7%, 여성은 25%가 데이팅 앱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은 30대 이상이 20대보다 확연히 높았다. 사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 중 사용 의향이 있는 남성은 21.7%, 여성은 40% 였다.
남녀 각각 100명이라고 했을 때 사용 경험이 없지만 사용 의향이 있는
남성은 5.7명. 여성은 30명이라는 뜻이다.
이번에는 데이팅 앱의 사용 목적에 대해 물었다. 사용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사용 목적이 무엇인지. 사용 경험이 없다면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을지 추측하여 응답해 달라고 했다.
사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들은 남녀를 통틀어 캐주얼한 만남>원나잇 스탠드>진지한 연애 순으로 대답했고
실제 사용자들은 캐주얼한 만남>진지한 연애>원나잇 스탠드로 대답했다. 실제 유저들의 사용성과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원나잇 스탠드를 목적으로 데이팅 앱을 사용하고 있는 여성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이성을 볼 때 어디를 보는지(스크리너 서베이 결과 양성애자, 동성애자 응답자에 대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를 질문했을 때 외모>가치관, 지역>>나이, 인상>직업 및 경제적 조건 순으로 나타났다.
데이팅 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온라인 만남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사용목적 질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리서치 결과를 가지고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할 것인지, 그를 바탕으로 앱의 타겟과 노선을 어떻게 설정할 지에 대해서 고민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