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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가입문

텍스트 예찬

그냥 나를 위해 쓰는 글

by 김입문

나는 텍스트를, 그러니까 글을 참 좋아한다. 글씨는 못 쓰는 주제에 예쁜 글씨만 보면 모으고 싶다. 그렇다고 이미지를 싫어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래도 글씨가 좋다. 때때로 나의 상상을 아득히 넘어서는 힘이 있다. 이미지가 가능할 법한 상상을 현실로 끌어내린다면, 글은 불가능한 상상을 아득히 먼 세계로 보내는 매력이 있다. 나의 눈에도 당신의 눈에도 보이지 않지만, 그것을 눈앞에 있는 것처럼 그려낼 수 있다.


경험하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가 내 이야기인 것처럼 폐부를 찌른다. 그 언어가 내 눈이 아니라 때론 심장을 찌르기 때문이다.


아, 그러니까 나는.


그림은 못 그리지만 그림을 동경하고, 글은 못 쓰지만 글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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