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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재 Nov 16. 2019

겁쟁이


“나에게 그 손을 내밀지 마요. 그대의 손은 따듯해서 제가 다시 살아보고 싶은 용기를 줘요. 죄송해요 미화하지 않을게요. 나의 밤은 외로워요. 솔직히 힘들고 우울하기도 해요. 나의 마음은 심해의 조개껍데기 같아요. 텅 빈 채 이곳저곳 목적 없이, 그냥 해류에 흘러 다니는... 생각도 별로 하지 않아요. 네, 열정도 없네요. 또 겁쟁이고요. 만남이 있으면 당연히 이별도 있는 것인데, 이별이란 게 참 무서워요. 만약 제가 당신의 손을 잡았는데, 당신이 조금이라도 아닌 것 같으면 저는 가차 없이 떠날 거에요. 더 정들고 더 아프기 전에. 난 당신이 아프지 않길 원해요. 당신이 아파하는 모습은 나를 더... 깊은 곳으로 숨게 만들 거에요. 더 우울해지고 더 힘들기 싫어요. 지금도 충분해요. 그니까 저에게 그 손을 내밀지 말아요. 온전히 그대가 책임지지 않을 거면. 나의 밤은 외롭고 그대의 손은 따듯해서 다시 살아보고 싶게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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