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록하는 습관
무슨 바람이 들어서일까.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왔다. 엄청 오랜만은 아니다.
훑고 지나가듯 두어 번 로그인은 해보았지만 글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한 건.. 정말 오랜만이다.
마지막글이 2017년이고 지금은 2021년이나 4년 만에 글을 남기는 셈이다.
올해 서른이 되어 뭔가 자국이라도 남기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내 안에 또 응어리가 쌓여 더 이상 소화할 수 없어 글이라도 뱉고 싶은 걸까.
모르겠다. 4년이나 지난 지금 나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니 바뀌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정말 쉽게 변하는 게 아니라는 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1월 1일 미라클 모닝을 해보겠다며 알람을 잔뜩 맞춰놓고, 한 달을 실천 못 하는 걸 보면..
그래도 기상시간이 20분이 빨라지기는 했다.
예전 글을 읽어볼까 말까 낯간지러운 기분에 여러 번 망설이다 한 두 개 읽어보았다.
생각보다 과거의 나는 섬세했다는 것에 놀랐다.
어떤 문제나 부딪힘에 세심하게 관찰하고 글을 썼던 것 같다.
갑자기 쓰레기봉투가 툭 던져졌는데 그걸 풀어서 하나하나 재활용하고 나누고 정리해서 머릿속에서 잘 치운 느낌이 들었다.
글 쓰면서 힘듦을 풀려고 했구나 느끼면서 과거의 내가 기특해졌다.
과거의 나에게 돌아가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이때의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에 해본 적 없는 새로운 길을 탐험하는, 아무 장비도 없고
아이템도 없는 쪼랩의 탐험가 LV.1 이였다.
사람과의 관계도 쉽게 데고,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을까 불안감에
고민이 많았던 나.
"너무 힘들어하지 마.
지금 많이 힘들고 지치지?
하지만 미래에도 너는 많이 서툴고, 여전히 힘들어.
근데 뭐 그렇게 나쁘진 않아!"
이러면 위로가 조금 될까?
달라진 점을 찾아보자면.
돈은 예전보다 더 없고,
그러면서 왜인지 하고 싶은 건 더 많아졌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조금 더 나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오늘도 과거가 되는 날은 오고, 기록을 보며 나에 대해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오겠지
생각하며 오늘도 기록을 남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