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낮잠에서 깨지 않기를
안개 낀 아침, 어떻게 운전을 해서 출근을 했다.
내가 꿈을 꾸는 것처럼 그들이 꾸는 꿈에도 내가 나올까?
가만히 도랑에 앉아 떠내려가는 물결을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흘러가는 무언가를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흘러 어딘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멈춰있지 않다는 생각에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오래된 기억, 희미한 표정
분명히 있었던 일들이, 정말 실제로 있었던 일들일까 싶을 만큼 기억해내는 것이 자꾸만 힘들어졌다.
내 기억들이 꾸며진 과거가 될까 봐, 자꾸 기억을 정리해보려 애를 썼다.
이제 꿈이 기억보다 선명해질 날이 오겠지.
아마도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그립지 않을 때가 오면, 유서를 써야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내려가던 그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한 채로 남겨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