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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개발자 Dec 28. 2016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게 충전

책 <한 글자>

콘센트에 내 두 다리를 꽂고

하루 종일 길게 누워 있었으면 좋겠다.


덜 생각하고.

덜 움직이고.

덜 욕심내고.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게 충전

한 글자 中 - 덜 -


언젠가 한 주 내내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너무나도 피곤할 때가 있었다. 퇴근버스에서는 머릿속에 연신 "집에 가면 자야지"라는 생각만 떠올랐다. 


퇴근하고 나서 바로 잠을 자니 취침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때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잘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주 내내 피로는 풀리지 않았다. 정확히는 정신적 피로가 풀리지 않은 느낌이었다. 일주일 내내 머릿속이 꽉 찬 느낌이었다. 


억울했다. 잠을 그렇게 많이 잤는데 피로가 풀리지 않은 것도 억울했지만, 일주일을 물 흘려버리듯 그냥 보내버렸다는 것이 더 억울했다. 이렇게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다음 주에는 피곤해도 퇴근 후 바로 잠을 자는 것 대신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것, 그 순간 그냥 하고 싶다고 떠오르는 것을 하기로 했다. 안 그래도 정신이 피로한데 뭔가 생산적인 것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 이런 삶을 살고싶지 않았다. >

퇴근 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보낸 일주일은 신기하게도 피로함이 덜 했다. 정신이 피로하지 않으니 다음 날 업무는 더 잘할 수 있었고 퇴근 후 하게 될 것들을 생각하며 즐겁게 업무를 할 수 있었다. 이때 이후로 난 퇴근 후 정신을 잃을 만큼 피로하지 않으면 꼭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이 책에서 본 문구는 내가 경험한 이 신기한 경험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됐다. 머릿속에 신선한 에너지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비워야 한다. 비워내기 위해서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머릿속에 가득 찬 신선하지 못한 것들을 빼내야 한다.

사람들은 적어도 하나씩 자신의 머리를 비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만의 머리를 비우기 위한 그 무언가가 있는가? 스스로에 진지하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그림 - 약치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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