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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FA Sep 15. 2019

젤라또랩은 어떻게 1년차에
130억 매출 회사가 되었나

2. 열 배의 성장 | 어쩔 수 없어 보이는 상황도 조지면 뭐라도 된다

젤라또랩은 어떻게
1년차에 130억 매출 회사가 되었나

두 번째 달, 17년 12월은 정말 추운 겨울이었다. 우리 팀이 쓰고 있는 사무실은 티몬이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 중 한 귀퉁이였는데, 창이 많아 여름엔 해가 너무 강하게 들고, 겨울엔 너무 추웠다. 1층이라 창이 많아도 딱히 전망이 좋다던지 장점이라 할만한 것은 없었다. 그나마 있었다면 출근할 때 편하다 정도?


 보통 추울수록 네일 관련 소비심리는 얼어붙는다. 하지만 우리팀은 출시 첫달인 11월을 나름 성공적으로 보냈기에, 크리스마스라는 기회가 있는 12월에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스토어팜부터 판매를 시작했던 11월 브랜드 런칭 때완 다르게, 자사몰의 효용을 확인한 12월엔 자사몰에서 출시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에보통 추울수록 네일 관련 소비심리는 얼어붙는다. 하지만 우리팀은 출시 첫달인 11월을 나름 성공적으로 보냈기에, 크리스마스라는 기회가 있는 12월에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따라 나도 다양한 사용자 시나리오에 맞는 GA/FB 이벤트 삽입 및 정리/퍼널관리 등 판매 데이터 관련된 업무에 더불어, 출시 등 운영 업무와 상품 딜 페이지 기획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되었다.


12월 1일이 되는 밤 12시, 우리는 처음으로 자사몰에서 새로운 디자인 출시를 진행했다. 11월에 인기 디자인의 재고상태에 따른 판매 지표의 변화를 관찰한 뒤라, 새로운 재고들이 확충되는 신규 디자인 출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밤 12시는 보통 출시가 잦은 브랜드에서는 잘 채택하지 않는 시간대이지만, 우리에겐 SNS광고가 주된 유입 채널인 만큼, 해당 시간대가 광고 유입과 전환율 모두 최적인 시간대였다. 주된 마케팅 채널인 인스타그램 라이브까지 진행하였다.


출시의 성과는 놀라웠다. 진짜 정말로 '놀라웠다'. 


새로 출시한 디자인들에 엄청난 반응을 얻었다. 출시한 지 1시간 만에 출시 전날만큼의 매출이 났다.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CPM부터 결제단의 최종 전환율까지 모든 퍼널의 지표가 급상승하였다. TV광고를 한 것도 아니고, 신규 매체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새로운 디자인 출시', 상품 그 자체가 바뀐 것만으로 고객들의 반응 자체가 혁신적으로 달라졌다. 디지털 시대에 상품의 정의가 정보 전달까지 포함하여 넓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실물상품은 핵심적인 구성요소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 우리의 경우 디자인이 그중 하나라는 것을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전날 출시 업무로 다들 늦게까지 야근하였지만, 성공적인 출시에 기쁜 마음으로 다음날 출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잘 팔린다'는 기쁨도 잠시. 파티는 끝나고, 문제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접속량이 폭주하여 홈페이지가 다운되었습니다'의 상황

출시 당일 오후에 브랜드몰 홈페이지가 다운되었다. 우리는 고도몰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트래픽의 급증으로 하루 한도량이 초과된 것이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보통 이런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쇼핑몰들을 묶어서 대용량의 서버에 배정하는데, 우리와 같이 TV광고 등 ATL이나 엄청난 할인 이벤트를 하지 않고 트래픽을 초과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했다. 다행히도 긴급지원을 받아 20분 내에 복구되었다.


그리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페이스북 광고가 갑작스레 중단되었다.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광고 중단에 대한 어떠한 안내나 주의, 경고도 없이 갑작스레 광고가 중단되었다. 계정 지출 한도 등 우리가 설정한 어떤 한도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보였지만, 5000불 정도 지출이 된 이후에 더 이상 광고 집행이 되지 않았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해결해야 했다. 채팅상담이나 담당 매니저도 ‘확인해본다’ 말은 했지만 우리만큼 급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facebook ad budget cap 5000'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니 우리와 비슷한 증상과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채팅 상담을 통해 한도 조정을 신청하고, 당장의 광고를 위해 새로운 광고 계정을 파서 광고를 세팅하였다. 검수가 다행히 그다지 길게 걸리진 않아서, 2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었다.

비슷한 문제를 겪을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써보자면, 페이스북엔 광고 계정에 종속된 알려지지 않은 한도가 존재한다(비즈니스 계정의 지출한도 등과는 별개이다,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다). 조정되지 않은 기본 제한 금액은 일 육백만원 정도인데(19/08/01 기준), 혹 이 금액 이상으로 갑작스레 일일 집행을 늘릴 일이 있다면 미리 채팅상담 등을 통해서 한도 금액을 조정해 두는 것이 좋다. 광고 계정을 여러 개 운영하는 것은 임시방편이 될 수는 있어도 최적화 비용을 두 번 지불해야 하는 일이어서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여러 문제와 해결을 거친 출시 당일 이후로도 판매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새로운 디자인들을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되어서 11월 전체보다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다가오고 있었다. 저번 달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인기 디자인이 매진되었다. 아직 다음 출시까지는 25일 남았고, 공장에서 요구하는 표준 생산 기간은 5주였다. 똑같은 디자인을 그대로 재생산한다 해도 최소 4주 이상 걸리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정말 잘 팔리는 데, 잘 팔리는 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연스레 핵심 디자인이 매진되고 나니 트렌드가 꺾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대로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제품 기획과 생산 전반을 담당해주던 아이작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 5주라는 표준 기간은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기간이지만, 지금 우리에겐 '표준'이 아니라 '긴급'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원래 '표준'을 따르던, 그들의 룰에 따를 수밖에 없던 신생 업체였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의 템포로 디자인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끝에 생산 기간을 2주까지 줄일 수 있었다. 업계의 '관례'에 따르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당장 재고가 들어온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렇게 생산에서 해결되니 판매에서도 그나마 대응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12월의 가장 핵심적인 판매 기회는 크리스마스였고, 조정된 생산 일정대로 입고가 된다면 그나마 크리스마스 전에 고객들에게 보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 또한 당장 재고가 없는 것을 해결해 주진 않았다. 우린 한번 더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재고가 아직 입고되지 않은 상품에 대한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고객들에게 약 12일 정도 후에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하고, 양해를 구하고, 하지만 크리스마스 전에는 확실히 다 보내 드릴 것을 약속했다.

정말 많이 매진되었고, 정말 많이 예약해주셨다

또 한 번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런칭한 지 2개월밖에 안된 브랜드에서, 다른 익숙하고 믿음직한 커머스 플랫폼도 아니고 신생 브랜드의 자사몰에서 고객들이 12일 후에 받을 상품에 대해서 먼저 결제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거의 놓칠뻔한 열흘의 판매 기회를 나름 성공적으로 잡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이어진 예약판매는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에야 입고가 되고 난 이후 정상화될 수 있었다. 판매와 관련된 문의와 운영 업무로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야근을 피할 수 없었지만, 즐거웠다.

첫 달보다 더욱 놀라운 두 번째 달이었다. 하루 만에 전날 대비 10배의 성장을 경험하고, 일주일 만에 첫 달 매출보다 더 많은 매출을 만들고, 안 되는 일들을 되게 만들어서 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성장을 보였던 2017년 12월 1일

말도 안 되는 한 달이었다. 말도 안 되는 성장이 있었고,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들이 있었지만,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아직도 12월 1일의 급성장을 확실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 팀이 그 기회를 성공적으로 잡아냈고, 그것을 '이벤트'가 아니라 '트렌드'가 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회를 만드는 것은 운이 포함된 영역이지만, 그것을 잡는 것은 확실히 실력이다.

엄청나게 늘어난 판매량으로 당연히 업무도 몇 배는 많아졌지만, '성장'하고 있고 그것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히 즐거울 수 있었다.


우리 팀은 멋진 성장에서 새해에 다가올 여름 성수기에 대한 기대로 다음 달, 새해를 맞이할 수 있었다. 2018년 1월에도 신규 출시와 함께 여러 디자인들이 성공적으로 판매되며 전달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듯하였다. 


하지만, 얼마 안가 또다시 생각지 못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편으로...


세줄 요약   

1. 브랜드몰 디자인, 딜페이지 내용 등등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상품 그 자체가 제일 중요하다

2. 기회를 만드는 것은 운도 필요하지만, 그것을 잡는 것은 확실히 실력이다

3. '될 거야'라고 생각하고 조지면, 일단 뭐라도 된다. 그러면 없을 것 같던 활로가 생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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