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두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가톨릭(Roman Catholic) 초대 교황은 누구일까요?
정답은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반석이란 뜻)입니다.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서 베드로(반석이란 뜻)는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신앙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 16장 18~19절
18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19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18절 말씀을 기초로 가톨릭에서는 교회의 초대 교황을 베드로(반석이란 뜻)로 여깁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입니다. 가톨릭 성당중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성당은 어디일까요?
정답은 로마 바티칸 시국(교황청)의 성베드로 성당입니다. 세계의 그 어떠한 성당도 교황청보다 면적이 크기는 힘들겠죠?! 로마를 여행하는 90%이상의 사람들이 바티칸을 방문하고 성 베드로 성당을 들릅니다. 성 베드로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피에타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상입니다. 성모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안고 있는 모습인데, 정교하게 표현된 핏줄과 근육, 매끈하게 조각된 작품으로, 조각상을 보고 있으면 슬프다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에 숭고하다는 감탄만 나오게 됩니다.
베드로는 로마에서 순교하였고 로마는 베드로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로마 어디를 가나 열쇠 두 개의 형상 그리고 열쇠 두 개를 들고 있는 조각상/그림과 마주치게 되는데, 이는 앞서 기재한 마태복음 19절 말씀에 기초하여 베드로를 상징합니다. 바티칸 시국의 중심에 있는 성 베드로 성당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처럼 예수님의 수제자는 아니지만 또 한 명의 사도가 로마에서 순교합니다. 바로 사도 바울이죠.
Tre Fontane
로마 외곽 지역에 Tre Fontane라는 너무나도 조용한 트라피스트(Trappist) 수도원이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길을 따라 나무 아치로 된 터널이 있고 그 끝에 침묵과 엄숙함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성 베네틱트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굽어진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먼저 두 곳의 교회와 마주하게 됩니다.
.성모 마리아 천국의 계단 성당
Santa Maria Scala Coeli
.성 빈센조와 아나스타시오 성당
Santi Vincenzo e Anastasio
그 중 성모 마리아 천국의 계단 성당 지하에는 로마로 압송된 사도 바울이 갇혔던 감옥이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 옆에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가면
사도바울 순교교회(참수교회, San Paolo alle Tre Fontane)에 도달하게 됩니다. 사도 바울이 순교한 터 위에 지어진 교회입니다. 교회 입구 양쪽에는, 거꾸로 십자가형을 당한 사도 베드로의 조각과 참수당한 사도 바울의 조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 안쪽에는 사도 바울을 참수할 때 목을 받친 기둥이 남아있습니다. 교회의 이름이 Tre Fontane(세 개의 분수 또는 샘물)인 이유는, 참수를 당한 후 바울의 머리가 세 번 튕기었는데, 그 구른 곳에서 샘물이 솟아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십자가형은 너무 잔인하고 가혹하기 때문에 로마 시민에게는 판결되지 않았고 바울은 로마 시민이었기 때문에 고통이 짧은 참수형을 당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그리고 바울은 그 구원의 복음을 들고 소아시아(아나톨리아/튀르키예)와 유럽까지 선교여행을 다녀 복음이 우리에게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바울이 1, 2, 3차 선교여행을 다닌 거리는 1만 km가 넘었고 때로는 유대인들의 박해를 피해 산적이 가득한 산을 넘기도, 또 때로는 유대인들에게 맞아 실신한 후 다시 깨어나 바로 길을 달려 복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신약성경에서 바울의 선교여행과 서신서는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의 노력 덕분에 우리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Tre Fontane 전체가 고요함과 경건함이 가득한 곳입니다. 우리 성지순례 일행이 약 40명이었는데, 바울의 선교여행과 노력, 열정을 묵상하며 그의 마지막 형장으로 가는 길에서 대부분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길 가운데 남아있는 옛길과 양옆의 나무들은 과연 사도 바울의 마지막 길을 보았을까요?
로마 중심가와는 대조가 되는 수도원의 모습에 은혜와 애절함이 가득한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로마를 여행하는 모든 분께 간략한 여행 팁을 드리자면 로마 거리를 지나며 마주치는 조각상이 열쇠 두 개를 들고 있으면 예수님의 수제자 사도 베드로를 나타내고, 검과 말씀을 들고 있으면 신약성경의 상당 부분을 기록한 사도 바울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