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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Sep 18. 2016

음표를 모르는 음악 거장의 실험적 걸작.

Eric Prydz - Opus.


 "I can’t read notes and all that.. If you, as a creative person, want to create something then I don’t think you need to read about what these other people have done before you. That’s like irrelevant." ("나는 음표를 읽을 수 없습니다.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무언가를 만드는데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창의적인 것과 관계없어요." - Resident Advisor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음악 프로듀싱에 관해 이런 말을 한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작곡을 모르는 얼치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음표는 음악 작업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이야기임에도 인정받는 아티스트가 있다. 스웨덴의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 프로듀서이자 DJ인 Eric Prydz(에릭 프리즈)이다. 그는 음표를 읽지 못한다. 그러나 마치 디자이너가 한 올 한 올 직접 작업하듯 그 또한 사운드 소스 하나하나 넣고 조정하는 실험을 거쳐 곡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Eric Prydz의 실험정신은 그를 전설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Pink Floyd's(핑크 플로이드)의 곡을 샘플링할 정식 허가를 받은 유일무이한 인물로 만들었다. 거장이 인정한 거장  Eric Prydz. 그의 첫 스튜디오 앨범 'Opus(오푸스)'가 2016년 2월 발표됐다.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다.

Pink Floyd's의 "Another Brick In The Wall을 샘플링한 Eric Prydz의 "Proper Education"

 그간 Eric Prydz는 개별 곡과 앨범을 수준을 넘어 일렉트로니카 씬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2009년 공개한 "Miami To Atlanta"에서 그가 처음 사용한 작곡 기술 'Prydz Snare(프리즈 스네어)'는 공개 직후 하우스와 트랜스 장르의 필수 요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페스티벌 음악으로 전락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에 본래의 실험 정신을 일렉트로니카 씬에 다시 불어넣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Eric Prydz의 실험정신을 'Opus'에서도 느낄 수 있다.


 Opus는 신디사이저, 피아노, 드럼, 보컬들이 배열되어 서정적인 감성을 만들어내는데 이때 과감히 사용된 전자음이 눈에 띄는데, 특히 6번 트랙 "Moody Mondays(feat. The Cut)"은 영국의 신스팝 그룹 'New Order(뉴 오더)'의 대표곡인 "Blue Monday"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명곡이다.

New Order의 Blue Monday가 떠오른다.


 무엇보다 Opus의 가장 큰 장점은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메인스트림에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음악의 대명사인 Avicii(아비치), Nicky Romero(니키 로메로), Zedd(제드), David Guetta(데이비드 게타)의 작업물들은 프로그레시브 하우스가 아닌 일렉트로 하우스 장르에 가깝다. 트렌드인 빌드업-드랍 구조의 차용, 미니멀하지 않은 구성, 멜로디보다 비중이 높은 보컬과 가사의 활용은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를 전혀 프로그레시브 하지 않게 만들었다. 이에 반해 Eric Prydz의 Opus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의 특성을 지키고 있다. 최소화된 보컬, 미니멀한 멜로디를 통해 서정적이면서도 공간감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앨범명과 같은 제목의 "Opus"가 있다.

앨범의 타이틀과 대표곡의 이름이 같다.

 낮은 톤의 신디사이저로 시작되는 "Opus"의 묘미는 갈수록 더해가는 속도감과 깊이감이다. 같은 박자로 신디사이저만으로 빠르게 내달리는 곡은 어느새 박자를 바꿔 공간감을 채워나가고 새로운 신디사이저가 치고 들어와 정적인 느낌을 더하며 절정의 바로 앞 드럼 비트가 나타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리고 절정의 순간 더해진 신디사이저는 사라지고 드럼 비트 위 기존의 산디사이저가 사이렌과 같은 소리로 마구 내달린다. 기승전결이 확고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의 수작이다.


 Eric Prydz의 실험적인 행보는 곡뿐 아니라 그의 공연에서도 즐길 수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3D 홀로그램'을 라이브 공연에 적용한 것이다. 기존의 평면 LED가 아닌 3D 홀로그램으로 펼쳐지는 비디오 쇼는 관객들에게 라이브 공연장이 타임머신으로 변하는 경험을 느끼게 만들어 매 라이브 쇼마다 매진되고 있다.

Eric Prydz의 라이브 쇼를 옅볼 수 있는 영상. 매우 화려하다.


그리고 실험적인 결과물을 내기 위한 그의 노력은 첫 스튜디오 앨범 'Opus'로 이어졌고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제 사람들은 그의 다음 행보를 기대한다. 필자 또한 그중 하나이다. Eric Prydz. 음표를 읽지 못하지만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프로그레시브 음악 거장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본다.



p.s- 최근 캐나다 출신의 DJ Deadmau5(데드마우스)와 Eric Prydz의 잦은 합동 공연으로 이 둘의 합동 작품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늘었다.


아티스트: Eric Prydz

발매일: 2016.02.05

길이: 02:04:50

수록곡

1. Liam

2. Black Dyce

3. Collider

4. Som Sas

5. Last Dragon

6. Moody Mondays

7. Floj

8. Trubble

9. Klepht

10. Eclipse

11. Sunset at Cafe Mambo

12. Breathe (featuring Rob Swire)

13. Generate

14. Oddity

15. Mija

16. Every Day

17. Liberate

18. The matrix

19. O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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