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 Oct 29. 2022

좋으면 그저 그만일 뿐



참 쓸데없는 일 많이 하고 다닌다는 소리를 종종 들어요. 사실 꽤나 자주 듣는 편이죠.

예전부터 참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거절도 잘 못해서 이것저것 이상한 일들에 많이 휘말리는 편이었어요. 그런 것들을 해내느라 시간도 돈도 체력도 낭비하고 나면 '내가 대체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특히 누군가가 그런 나의 행동들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면 더더욱 그렇죠. 의기소침해지고 소심해져 버려요.

누군가에겐 쓸모없는 일로 가득 채운 20대를 보내고선 지금도 꽤나 쓸모없는 일을 많이 하는 30대를 보내고 있는 중인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의 쓸모는 누가 정하는 걸까요?

사람의 행동에 꼭 어떤 이유와 가치를 붙여서 평가를 해야만 하는 걸까요?

그저 내가 좋아서, 재밌어서 하는 걸로도 충분할 텐데 우린 너무 엄격하게 자신을 통제하며 사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Peace&Love. 결혼 전엔 어디에서 저 문구만 보이면 다 사서 모으곤 했어요. 아주 흔하고 평범한 단어지만 저에겐 또 나름의 의미가 있거든요.

지금 다시 보면 다 쓸모없이 쓰레기가 되어있지만, 그땐 얼마나 소중했나 몰라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벅차오르곤 했었으니까요.

그냥 우리의 하루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쓸모 있는 일, 알찬 시간, 효율성 이런 거 생각하지 말아요.
그저 내가 행복하고 편안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렇게 조금 더 나에게 관대해져 봐요 우리.

많이 늦고 피곤한 밤이지만, 오늘의 일기를 끼적일 수 있어 기분 좋은 지금이네요. 잘 자요 모두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이 그리운 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