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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유망주 Jan 11. 2018

1. 나만의 '빈칸' 찾기

[시작하는 글_ 빈칸 프로젝트?]

나는 재수를 했다. 누군가 내게 재수는 인생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되돌아보면 재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시험을 앞두고 주어진 하루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태도와 익숙한 반복에 지치지 않는 법 등.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몸으로 배웠다.


그러나 재수 생활은 쉽지 않았다. 매일 반복되는 문제집 풀이와 수업들, 지쳐만가는 몸, 그리고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거제도에서 홀로 상경해 꼭 이뤄내야만 한다는 중압감과 두려움이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번에도 실패하면 어쩌지?




중학교 3학년, 무릎을 다치면서 더 이상 못하게 된 축구, 그로 인해 등 떠밀리다시피 시작한 공부. 뒤늦게 시작한 공부는 쉽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에도 Simple, Sample의 차이도 몰랐으니 내 영어 실력은 비참한 수준이었다.


열등감은 날마다 커져만 갔다. 친구들의 말을 오해해 하루 종일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부모님께 실망만 드리는 건 아닌지 늘 죄송스러워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최선을 다했지만 따라가기에는 언제나 역부족이었다. 책이나 기사를 통해 접하는 몇몇 사람들은 늦게 시작해도 열심히만 하면 원하는 대학, 직장도 가는 것 같아 보였는데, 나와는 딴 세상 사람 이야기 같았다.


어느 순간에 자연스레 깨달았다. ‘아, 지금 죽어라 해도 원하는 대학을 못 가겠구나. 이미 늦었구나.’ 절망적인 순간이었지만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때부터 진짜 공부하는 목적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나아가 삶의 방향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노력해도 되지 않는 공부를 왜 해야 하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지?


다시 말해, 그 순간부터

나 자신에게 빈칸을 던지기 시작했다.




재수를 실패하고 다시 거제도로 돌아왔다. 스포츠 산업분야의 전문성을 위해 상위 대학 진학을 꿈꿨으나 건강 문제로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했다. 마음이 결코 쉽지 않았다. 많은 방황과 어려운 시간을 보낼 즈음, 상근예비역으로 그 해 10월에 입대하라는 영장이 날아왔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하게 되면 퇴근 후, 영어 공부나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 많기 때문이었다. 그때 당시, 재수 1년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거라 생각했기에 군 복무를 지혜롭게 하고 싶었다.  


입대 전, 미국 여행을 계획하였다. 넓은 세상을 보고 돌아오면 군 복무를 더욱 알차게 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여행 경비는 2달 동안 11명의 중학생, 고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친 것으로 준비했다. 계획은 여행 동안 상황에 맞추어 주 단위(weekly)로 짜기로 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그렇게 거제도 촌놈인 나는 겁도 없이 혼자 미국으로 떠났다.






많은 국가들 중 여행지를 왜 미국으로 정했냐 묻는다면,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나이키 본사(Nike World Headquaters)가 미국에 있기 때문이었다.

2014년 9월, 나이키 미국 본사를 방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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