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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유망주 Jan 18. 2018

2. '빈칸' 굳이 찾을 필요 있을까?

[시작하는 글_ 빈칸 프로젝트?]

"나이키 본사? 시끄럽고 영어 모의고사 점수나 올려라"


나이키 본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말에 한 친구가 대답했다. 그때의 영어 모의고사 점수로는 미국은커녕, 국내 나이키도 못 갈 실력이었으니 당연한 대답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공부의 목적이 단순히 명문대를 넘어 '배워서 남주는 사람이 되자'라는 다소 거창한 것으로 바뀌었다.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에서 배우고 싶고, 그곳을 나와 한국에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 하니까 생각난 곳이 바로 나이키였다. 그래서 특별한 이유 없이 나이키 본사에서 경험해보고 싶었다. 어쩌면 청소년의 원대한 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또한 나름대로 나만의 빈칸을 던지고 얻은 결과였다.




감사하게도 불과 3년 만에, 나이키 미국 본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물론 정식 직원으로 경험한 것은 아니었지만, 직원이 아니더라도 행복했다. 진심으로 감사했다. 거제도 촌놈이 첫 발을 내디딘 것만으로, 그리고 그저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열등생이었던 내가 성장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키, 배우고 싶은 스포츠 브랜드

이때는 알지 못했다. 3년 뒤, 빈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거제도 친구 4명을 이끌고 함께 다시 미국을 방문할 것을, 뿐만 아니라 단순한 나이키 본사 방문이 애플, 유튜브, 팀 하스 본사로 이어지고 나아가 기업의 회장님과 면담을 가지게 될 것을. 21살의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군 복무를 시작했다. 핑계 대고 싶진 않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자주 반복하여 놓치는 실수와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입시 트라우마 때문에 어려운 군 생활을 했다.


근무 시간 외에는 혼자 전 세계의 대학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Sports Management', 'Sports Management University', 'Sports Marketing University' 등 무작정 검색하기 시작했다. 나이키 본사에서 안내해줬던 정은이 누나의 조언을 기억했다. 누나는 나이키 본사에서 일하고 있던 정식 직원이었다. 미국 나이키 본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내 말에, 나이키 축구 파트는 유럽이 강세라며 이왕 대학을 준비한다면 유럽으로 가라고 말했다. 그리고 축구 관련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그 결과,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저 구글에 검색하는 수밖에 없었다.


구글링도 1년 넘게 하다 보니 검색 실력이 많이 늘었다. 영어도 제법 늘기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영타 실력이 많이 늘었다.) 유럽에 있는 대학 중 스포츠 경영학부와 스포츠 마케팅 학부가 있는 웬만한 곳은 다 찾아봤다. 마음에 드는 커리큘럼이나 인턴십이 있는 학교는 더 유심히 보기도 했다. 군 생활이 마무리될 즈음, 영국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축구 분야에서 최고이기도 했지만 문화적인 요소도 함께 배우고 싶었다. 하나의 작은 요소들을 문화로 만들어 내고 그것을 성장시켜가는 부분들, 정말 배우고 싶었다. 나는 작은 기업을 하더라도 기업만의 고유한 문화와 가치를 가지고 싶기 때문이었다.




약 2년의 군 복무를 되돌아보니, 지속적으로 나만의 ‘빈칸’을 찾고 채우려는 과정을 보냈다.


왜 스포츠 산업에서 일하려 하지?
스포츠 산업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군 복무 시절, 작성했던 사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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