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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운달 Sep 26. 2016

귀어·귀촌을 꿈꾸는 당신에게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하여

이제부터는 귀어·귀촌을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하는 바람으로 내가 느꼈던 것, 생각지 못했던 부분,  여러 가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써볼까 한다.


우리 부부는 어업을 시작해 초반에는 많은 손실을 보았는데, 준비되지 않은 채 귀촌을 강행해 생긴 문제였다. 귀어에 대한 쓸만한 정보가 없을뿐더러 열정만으로 시작한 무리한 작업이 치명타였다. 지나고 보니 참으로 어리석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귀어하면서 얻은 '경제적 손실'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다고 모든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것이 아니다. 지역과 특성에 따라 하지 말아야 할 어장도 있다. 귀어 초반에 우리 부부는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었고, 닥치는 대로 해보자는 욕심(?)이 있었다. 방법도 모른 채 어장을 하겠다며 큰돈을 들여 어구를 준비했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이 일로 거의 한 계절의 어장을 망치게 됐다. 우리가 정신없는  혼란과 어리석음을 탓하고 있을 때 즈음 또 다른 어장 철을 맞았다. 이번에는 앞서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세세하게 준비했던 게 오히려 독이 됐다. 너무 겁을 먹은 탓도 있었다. 이런 일을 당하면 힘들고 기운이 빠지는 것은 물론,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새내기들에게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자금을 활용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책임을 동반한 자금 활용 말이다. 정부는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가는 젊은이들에게 투자한다. 정부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귀촌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정부 지원 자금 중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어선 기계 지원사업'이다. 정부에서 70%를 지원해주니 알아볼 만하다. 하지만 정부도 남는 장사를 한다는 걸 꼭 명심해야 한다. 무턱대고 자금을 쓰게 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린  요즘 군청 관계자들에게 건의하는 것들이 있다. 새내기들의 생활안정자금도 지원해달라는 내용이다. 도시에서 일자리를 잃으면 구직활동 기간 동안 지원하는 실업수당도 있는데 시골 생활자금 정도는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또 하나는 멘토들의 지원 부분도 정착시키자는 내용이다. 배짱 하나만 갖고 시골행을 감행하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생판 모르는 시골 동네에서 잠 잘 곳은 있는지, 밥은 먹고 다니는지 걱정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처음에는 게스트 하우스를 소개해주거나 하나하나 생활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줬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부안군에서 귀어 새내기들 위한 귀어, 귀촌 센터를 지을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귀어자들의 주거라던지 좀 더 효율적인 교육을 지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도시 사람들은 아마도 시골 교육에 대한 확신이나 정보를 잘 모를 것이다. 우리도 알면 알수록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우리가 아는 게 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정보를 보는 해안이 생기는 것이다. 귀어를 떠나 여러 분야의 문화 교육도 행해지고 있다. 문화생활도 어쩌면 도시보다 수월할지도 모르겠다. 읍내에 나가면 없는 게 없을 정도이다. 우선 갖출 건 다 갖춘  소극장이 팝콘과 함께 기다리고 있고, 클래식 음악 공연이나 연극도 시간 맞춰 가기만 하면 볼 수 있다. 도시에선 상상도 못 하였던 일들이다. 지치고 힘들고 스트레스가 장악하고 있는 몸을 거기까지 신경 쓰지 못하게 하는 게 현실이다. 


지금 우리 집 주위엔 처음 내려와서 심어놓은 과실나무들과 채소들이 있다. 이것들로 우리는 생활비를 줄이곤 하는데, 이런 것들도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시골에서는 조금만 부지런하면 넘치게 풍부한 식탁을 만들 수 있다. 산도 있고 밭도 있고 거기다 바다까지 있으니... 뭐 이 정도면 가히 짐작이 갈 게다.


시골은 사실 젊은 사람들에 갈증이 난 상태다. 동네에는 노인들이 대부분이고,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있어서 나쁠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들을 생각해보면 귀어, 귀촌에 가장 적절한 때는 바로 '지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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