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라는 것'과 '솔로프리너의 시대'는 '일'을 다룬다는 점은 공통이지만, 접근 방법은 사뭇 다르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822026
'가치라는 것'은 브랜딩 전문가가 개인, 조직, 일, 비즈니스를 아우르며 가치를 탐구한다.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긴 해도, 기업의 브랜딩 논리와 개인이 일에 접근하는 논리가 본질적으로 닮아있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둘은 생각보다 비슷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가치를 중심에 두고 본질을 파고든다. 문장들이 처음엔 쉽게 읽히지 않는데, 집중해서 읽으면 한 문장 한 문장이 진국이다.
다음은 일부 내용이다(문장은 요약한 것이다)
가치창출이란 자신이 추구하는 바와 그 이유를 알고, 그것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 기회는 사람들과 자기자신을 도우며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좋은 시작의 방법은 지금부터 대단한 과업을 이루거나 걸작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닌, 똥을 싸기로 작정하는 것이다
가치는 취향이 쌓여 근간을 이룬다
'난 이거 싫어', '난 저거 좋아' 이런 선택을 너무나 쉽게, 자동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그 반복한 값이 선호의 근거로 쉽게 작동하는 일이 벌어진다. 취향이라고 믿고 있지만 일반화의 오류인 것들, 선호라는 네비게이션을 늘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피상적인 선호의 이유들은 결국 나와 톱니바퀴처럼 작동하기는 어려울 뿐더러 어느 순간 호불호의 기준마저 모호해진 자기자신을 만나게 된다
싫은 이유를 숨겨진 트라우마 속에서든 미묘한 관계 속에서든 구체적인 감정의 화학 반응에서든 찾아내 규명하고 정의하는 일은 좋아하는 물건이나 일을 정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타깃 페르소나에게 중요한 건 실존이다. 실제 살아있다고 믿지 않으면 마케팅 전략은 그만큼 설득력 있게 짜여지지도 구현되지도 않는다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화 해야 한다. 소비자 니즈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정확하지 않거나 욕망을 감추고 있을 수 있고, 유행에 편승했다 금새 식을 수도 있기 떄문이다. 필요한 것보다 원하는 것을 구매하기도 한다. 트렌드는 너무 거시적이고 급변하여 안정적이지 않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494740
'솔로프리너의 시대'는 좀 다르다. 개발자이자 컨설턴트, 유튜버, 작가, 투자자, 창업가로서 여러 스타트업의 C레벨을 겸하며 기업 못지 않은 성과를 내는 저자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솔로프리너로 살아가는 실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여러 정체성이 서로 시너지를 내며 맞물려 돌아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 책도 읽기 쉽지 않았다. 비슷한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큰 틀은 저자가 잡고, 구체적인 문장은 생성형 AI가 상당 부분 채워넣지 않았을까 싶다. 바쁜 솔로프리너가 어떻게 AI와 협업해 책을 쓰는지를 몸소 보여주는 셈이다.
다음은 일부 내용이다(문장은 요약한 것이다)
솔로프리너란? - 개인이라는 점에서는 프리랜서나 1인 사업자와 유사하지만, 기업 수준의 비즈니스 역량과 결과물에서 차별화된다. 경영, 기획, 마케팅, 개발, 콘텐츠 장작, 투자, 네트워킹 등 회사가 수행하는 거의 모든 업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
솔로프리너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자동화 뿐 아니라 창작과 의사결정도 가능,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개인도 글로벌 진출이 가능, 프로젝트 단위로 외부 인력을 고용하는 것과 같이 고용 구조가 변화함, 조직이 주는 안정감보다 자신의 성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화, 소규모 자본과 디지털 도구로 빠르게 아이디어를 검증할 수 있어 실패에 대한 부담이 감소, 협업이 가능한 커뮤니티의 발달 등을 들 수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수록 서로 다른 지식이 결합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회를 발견할 가능성이 커진다
우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을 객관화 한 후, 팔고 싶은 것과 시장 요구를 고려해야 한다. 시장 요구에 초점을 맞추면 너무 방대해져서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질수 있고, 팔고 싶은 것을 먼저 만들면 이미 다수의 유사 상품이 존재할 위험이 있다.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이면서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면 '기술 블로그 대행'과 같이 시장에 없는 틈새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다
타깃 고객 정의 -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얼마 정도에 제공하고 싶은지, 그 가치를 가장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고객은 누구인지를 명료화한다. 마이크로 타겟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획, 이미지나 영상 홍보, 제품 소개, 제품 판매 직원 교육, 콘텐츠 제작, 업무 자동화(구독자 관리, 일정 관리, 프로젝ㅌ 관리, 통합 데이터 관리 등) 등에 AI를 적극 활용한다.
책을 읽을 때는 다 이해가 되서 당장이라도 내 삶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덮고 나면 메시지가 흐려지곤 한다. 그래서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 gems로 만들어 봤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에 관한 6개의 질문에 답하면 타겟 페르소나 몇 개가 제시되고, 이 중 하나를 고르면 '가치라는 것'의 저자가 말한 '똥싸기'처럼 일단 해 볼 수 있는 작은 mvp 아이디어가 제시된다. 가치라는 것의 관점에서 하나, 솔로프리너의 시대의 관점에서 하나.
두 책을 읽으며 깨달은 건, 결국 본질과 실행 둘 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치를 알아야 방향이 서고, 실행 방법을 알아야 움직일 수 있다. 이 Gems가 그 사이 어딘가에서 작은 다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