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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현 Feb 15. 2017

[여행에세이]졸린데 자긴싫고

계속해서 마음이 슬프다면.





처음에는 네가 매일 늦게 끝나는 게 싫었어
밤늦게까지 일하는 너의 분주함보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생각나지 않았다는 것에 외로웠어 

날 외롭게 두면서도
 
친구들 일에는 무한히 애정 있는 너의 모습에 서운했어 
서운한 걸 서운하지 못하게 미리 방어해버리는 너의 웃는 얼굴
 속상했어 

그러다가 알았어 
'내 마음만큼 너는 날 좋아하지 않는구나'

그래도 나는 너만 있으면 됐었어.
진심을 다해 좋아하면 조금은 네가 곁을 내어줄 줄 알았어.
   
그렇게 너에게 매달려
내가 갖고 있는 걸 모두 잊어버려도 잃어버려도 나는_
너만 지키면 됐었어.
   
그럼 너도 그렇게 해줘야 하는 거잖아
다른 것들보다 내가 조금은 중요했어도 되는 거잖아
   
내가 널 지키려고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누가 말려도 때려도 못 들은 척 가만히 있어야 했어 
누가 잡아도 가둬도 절대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텼어
발버둥 치고 상처내고 부러져 끌려가면서도 나는_
다른 한 손이 네 손이라면 행복했어.
   
' 늘 내 마음은 이랬어, 너는 몰랐겠지만 '


결국 이 마음속 어떤 단어도 전달하지 못 했다.
솔직한 마음들은 다 심장 뒤로 숨겨둔 채 우린 헤어졌다.

그가 몰랐던 건, 내 마음이 아니었다.
이렇듯 늘 진심을 숨겼던 내 가면이었다. 




'나는 그렇게 속 좁은 여자가 아니야, 강요하는 여자가 아니야' 
난 다른 여자와 다르니 배려라고 말하고 싶은가? 그래놓고 
' 왜 내 마음을 몰라줘' 속상하다 말하고 싶은가? 
아니다. 우린 그에게 솔직하지 못 했다.

기꺼이 사랑하는 이에게 나의 가면 속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또 기꺼이 사랑하는 이의 가면을 벗겨줄 수 있는 것이 
그렇게 서로의 진짜 모습에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진짜 사랑이 아닐까. 






# 솔직하게 말하면 떠날까 두려운가요? 그렇다면 숨긴다고 그가 더 오래 내 옆에 있을까요?
두려움도 숨 쉴 곳이 필요해요. 나의 실체를 보여주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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