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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졔잘졔잘 May 08. 2021

아기용 스테로이드 연고 얼마나 바르면 되나요?

[서지혜 기자의 육아의학공부]  처방받은 리도맥스, 사용법이 중요하다

이게 다 감기때문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가 어디든 꼭꼭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콧물이 조금씩 날 때마다 닦아주고 다시 마스크를 쓰고 하다보니 어느 날인가부터 아이의 얼굴과 입 주변이 시뻘겋게 되었죠. 처음에는 그러다 없어지겠지 했는데, 아무리 로션을 발라도 한 달 가까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의사 선생님께서 '리도맥스'라는 이름의 스테로이드 연고 하나를 처방해 주셨죠

리도맥스, 누구냐 넌?



스테로이드 연고라.. 

사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저는 스테로이드 연고가 뭔지 잘 모르지만 아무튼 너무 '센 약'이고 부작용도 많다 이 정도로만 정보를 갖고 있었거든요. 뿐만 아니라 막상 집에 가져오니 이 약을 어느 정도의 양을 하루에 몇 번이나, 언제까지 발라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약국에 전화를 해 다시 물어보니 "하루에 두어 번 발라주면 돼요"라고 말해주던데 뭔가 정확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또 많은 약사들의 블로그와 유튜브, 소아과 학회의 문서를 뒤적이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죠. 



내 안에 스테로이드 있다


스테로이드는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에는 여러 호르몬이 있잖아요, 흔히 알고 있는 뭐 '성 호르몬' 같은... 부신피질 호르몬도 그런 호르몬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스테로이드 약을 쓰지 않아도 애초에 몸에서 일정량의 스테로이드 성분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일단 스테로이드 사용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우리의 편견에서 비롯된 셈이죠. 


그렇다면 스테로이드는 어떤 경우에 사용할까요?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스테로이드는 아토피, 피부염 등이 발생했을 때 의사가 처방할 경우에 지침대로 빠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다른 건 없고요, '의사쌤이 처방해주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좋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스테로이드 사용을 미뤘다 피부 질환이 더 나빠질 경우엔 오히려 더 많은 양의 스테로이드를 더 오랫동안 써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좋은 의사선생님이란 전제가 있다면 그 분의 복약 지도를 따르는 게 좋겠죠?



  


유아 처방 스테로이드 주로 ‘낮은 등급’


그렇다면 어차피 써야 할 약이라면, 또 '잘 알고 쓰자'는 것이 저의 이 글의 목표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스테로이드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주로 병원 가면 많이 처방해주는 '리도맥스' '보송크림'만 있는 게 아니고요, 무려 이만큼 입니다. 



이 중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알아야 하는 부분은 5~7단계 정도입니다. 단계? 무슨 말이죠?


우리가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7단계의 ‘등급’이 있습니다. 1단계일수록 '세고'  7단계일수록 '약한' 약입니다. 

유아에게 처방하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주로 5~7단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유아에게 흔하게 처방 하는 ‘보송크림’은 7단계입니다.  반면 구내염에 흔하게 쓰이는 ‘오라메디’는 4단계로 스테로이드 강도가 비교적 높습니다.  

제형에 따라서도 강도가 다릅니다. 주로 ‘연고>크림>로션’ 순으로 강도가 결정되는데요, 넓은 부위에 사용할 때는 크림이나 로션을 바르지만 바를 부위가 좁을 때는 연고 사용을 권합니다.

전 여기까지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다들 어떤가요? 중요한 건 제품에 '등급' 이런 게 잘 적혀 있지 않더라고요. 또 제품마다 흡수율이 달라서 같은 제품인데도 흡수율에 따라 다른 등급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우리가 이걸 다 알 수는 없다는 거죠. 스테로이드 연고 종류는 모두 성분이 다르고, 성분에 따라 항생제, 항진균제가 포함된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에 브랜드도 수십~수백 가지여서 비의료인이 모든 제품의 특성을 알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모든 전문가는 “의사, 약사의 권고를 받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특히 전문가여러분 께서 가장 우려하시는 것 중 하나는 '일반의약품'인데요. 7단계에 속하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마음놓고 구매할 수 있고, 또 사놓은 약을 상비약처럼 집에 두고 수시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약에 따라 포함된 성분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처럼 상비약으로 마음대로 활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합니다. 임의로 부모가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약사에게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받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이에게 스테로이드 사용할 때, ‘FTU’만 기억하자



  



결국 스테로이드 연고를 살 때 중요한 건 '뭘 사느냐'가 아닌 셈입니다. 문제는 사용법입니다.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구입 후에도 ‘혹시 너무 많이 바르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할 수 있고,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약사들이 강조하는 용어가 ‘FTU(Finger Tip Unit)’ 입니다.


FTU는 바르는 약의 용량 단위인데요,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의 양, 0.5g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위에 제 손가락 보이시죠) 보통 1FTU만 돼도 성인의 두 손바닥 전체에 바를 정도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약을 바를 때는 신체 부위에 따라 양이 달라집니다. 피부의 두께에 따라 약을 흡수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얼굴, 겨드랑이, 생식기 부위는 피부가 얇고, 손바닥, 발바닥은 피부가 두꺼운데요. 같은 약이라도 피부가 얇으면 흡수가 잘 되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피부가 얇은 곳에는 비교적 낮은 강도의 스테로이드 약을 처방합니다.


신체 부위에 따라 아래 표와 같이 연고의 양을 조절해 사용하면 좀 더 편리합니다.



  



  


스테로이드, 서서히 끊어야···'테이퍼링'기법 기억


스테로이드 연고의 사용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의사, 약사가 질환에 따라 처방하는대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특히 초기에 일정 기간 약을 바른 후 좀 좋아졌다고 충분히 치료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끊으면 다시 재발해 더 긴 기간 약을 사용해야 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아용 스테로이드는 낮은 단계기 때문에 2주 이상 오랜 기간 사용해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다른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아토피가 있는 경우엔 스테로이드를 끊을 때 한 번에 중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서서히 용량을 줄여나가는’ 테이퍼링 방식'을 권합니다. 예컨대 2주간 하루에 2회씩 약을 사용했다면 다음 1주는 1회씩, 그 다음 1주는 이틀에 한 번씩 사용하면서 서서히 약을 끊는 방식입니다. 이 때도 의사나 약사의 상담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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