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때문에 여행 취소 될 뻔
"형이 다 쏠께~ 어디든 떠나자~"
진웅형님이 어느날 저녁 카페에서 꺼내신 이야기는 '농담'이 아니었나 봅니다.
해서 저희는 10월 3일(목)에 출발해서 4일(금)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대마도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마도 왕복 배 티켓을 구하는 것부터 문제가 발생했는데 1일, 2일, 4일, 5일 티켓은 오픈되어 있우나 3일 출발하는 티켓은 매진으로 뜨는 것입니다.
결국 서로의 일정을 다시 조율하여 4일에 출발해서 5일에 도착하는 것으로 일정을 짜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오픈티켓이 매진되어 버렸네요. 하루 사이에 말이지요. 그때부터 불안감이 몰려드는데~~ ㅎㅎ ㅎㅎ
다시 일정을 맞추기 힘들겠다 싶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산에 위치한 여행사를 통해 티켓을 알아보게 되었고, 다행히 왕복 티켓을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다만 패키지 여행이기 때문에 배, 호텔, 관광버스, 식사 등 1인당 요금을 제시하였습니다. 1인당 요금이 생각했던 것 보다 비싸고, 패키지 여행은 짜여진 일정을 쫓아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여행을 문의하게 되었습니다.
성인 4명의 대마도 1박 2일 자유여행 최종 금액은 120만원.
부산과 대마도 히타카츠를 왕복하는 배 값과, 토요코 인 쓰시마 이즈하라 호텔 객실 2개, 렌트카 이용까지의 금액입니다. 5년 전 혼자 대마도를 다녀왔을 때 처럼,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가는 비용과 비교했을 때 20~30만원 정도 비싸다고 생각 되었지만 배 티켓이 매진 된 상황에서 이것 저것 따질 여유가 없어서 바로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 하니까. 또 다른 문제가..
태풍이 올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9월28일 만들어진 18호 태풍 끄라톤의 최초 예상 경로는 10월 4일 대한해협 통과였습니다. 10월 4일이면 우리가 출발하는 날인데.. 여행사에서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취소도 5%의 위약금이 발생한다고 안내합니다.
이후 매일 같이 태풍 예상 경로를 알아보고, 부산 대마도 사이의 파고도 신경쓰게 되었습니다. 형님과 누님은 '그날 배가 못뜬다고 하면 다른데 어디라도 다녀오면 되지'라고 위안을 주셨지만 네 명이서 10 개월만에 떠나는 1박2일 여행인지라 태풍이 순탄하게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컸습니다.
떠나기 전 날인 3일 오후, 여행사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8시30분에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파도가 높은 관계로 12시30분에 출발한다고. 4시간 정도 늦춰졌는데, 천재지변으로 인한 취소를 진행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덧붙이자면 2일과 3일 배는 결항.
휴우.. 처음 계획 처럼 3일에 출발하는 일정이었더라면. 폭망~~^^
평일에는 대략 왕복 3~5만원이며, 주말에는 10만원 이상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여행사를 통해서가 아닌 개인이 구매했을 때입니다. 네이버에서 '부산 대마도 배편'을 검색하시면 '니나호'와 '팬스타 쓰시마링크호' 이렇게 두 대가 있습니다.
부산항 내항에서 외항으로 빠져나오자 마자 너울이 얼마나 큰지. 보통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지만 이날은 높은 파고로 인해 2시간 걸렸습니다. 2시간 동안 월미도 바이킹 연속으로 탄 느낌적인 느낌??
"점심으로 초밥 먹자더니, 니가 얘기한 초밥이 마트에서 파는 초밥이었나?"
2시 30분에 도착한 대마도 히타카츠. 점심으로 먹을 초밥집이 소문난 맛집이어서 렌트카 사무실을 찾아가 서류작성은 잠시 미뤄두고 케리어만 맡기고 달려갔네요.
헉. 이게 왠일. 브레이크 타임이랍니다. 그것도 저녁 6시까지.
식당 앞에서 난처해 하는 우리들을 본 어떤 아주머니께서 얘기해 주시네요. 동네가 작아서 저녁 6시까지 문여는 식당이 없을 거라구요. 혹시나 싶어 렌트카 사무실에 찾아가 직원에게 여쭤보니 이하동문. 해서 렌트카를 찾아서 출발하다가 배가 너무 고파 무작정 마트에 들어갔습니다.
때문에 대마도에서의 첫식사는 마트에서 구입한 초밥과 빵, 음료수. 그것도 도로옆 벤치에 앉아 말이지요. 그러한 상황이 내심 죄송했던 저에게 형님도 누님도 그리고 은미씨도 "이런게 더 추억에 남는 거야"라며 웃어주십니다.
10 여 년이 넘도록 이곳 저곳을 함께 여행한 우리들.
계획에 어긋나더라도 상황에 맞춰 웃을 수 있는 우리들이어서 더 좋은 여행으로 추억 되겠네요.
역시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와타즈미 신사 앞 도리이는 밀물에 맞춰 바다에 떠있는 도리이로 유명하지요.
하지만 우리가 도착 했을 때엔 썰물. 바닷물이 쭈욱 빠져 있더이다~
5년 전 왔을 때에는 와타즈미 신사에 들어가 기도도 했었는데, 지금은 한국인 출입금지.
한국인 출입금지. 개인적인 입장입니다만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이번 대마도 여행에서 느꼈거든요. 식당에 들어온 한국인 젊은 여자 세 분.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큰소리로 웃고 떠들고, 음식이 나와서는 더 크게 환호! 옆자리에서 밥 먹던 저희가 다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오죽하면 출입을 금지 시켰을까 했네요.
두 번 째로 방문 한 곳은 만제키 전망대.
애초 계획은 와타즈미 신사 바로 근처에 있는 에보시타케 전망대로 가려고 했으나 진입도로 공사로 인해 도보, 차량 통행이 불가능 하다고 사전 안내 받았습니다. 해서 호텔 가는 곳에 위치한 만제키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대마도 도착 후 점심으로 초밥을 먹고 와타즈미 신사를 갔다가 만제키 전망대를 들르는 것이었습니다. 이어 만제키 다리에서 사진을 찍고, 쓰시마 박물관과 가네이시 성터, 반쇼인을 구경하는 것이었습니다. 해서 저녁식사도 호텔도 히타카츠에서 차로 1시간 40분 가야하는 이즈하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10시 도착 계획은 태풍으로 인해 2시30분 도착. 4시간 30분이 날아가 버린 상황. 만제키 전망대 구경하고 바로 호텔 체크인 후 저녁을 먹으로 가야 합니다. 내심 계획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었건만 만제키 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과 노을이 참 많은 것들을 달래주었습니다.
때로는 상황이 계획에 못 미칠때도 있지만 그로 인해 더 좋은 것을 얻게 되기도 하나 봅니다. 계획대로라면 일몰 시간에는 이즈하라 시내에 있었을 터인데, 시간이 늦춰지는 관계로 만제키 전망대에서 일몰을 마주하게 되었으니까요.
하긴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되었네요. 만제키 전망대 일몰.
토요코 인 쓰시마 이즈하라 호텔은 주차장이 협소해서 예약이 필수 입니다.
여행사에 문의해 보니 자기들이 예약을 해 줄 수는 없다고 해서 일본 도쿄에 살고 있는 친구 규승이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지난번 갔을 때에는 주차장 예약을 하지 못해 호텔 맞은 편 티아라몰에 주차했었거든요.
여튼 규승이가 예약해 준 덕분에 편하게 주차 할 수 있었습니다. 3번 칸에 제 이름이 쓰여 있더라구요.
6시 예약이었으나 배가 늦게 왔다는 핑계로 7시로 늦추었네요.
그것도 규승이가 해줬어요~^^ 그리고 저는 술 끊은지 6~7년 되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 차가운 사케를 네 잔이나 마셨네요~
"すみません。 予約したのですが、チェックインをお願いします。 私は손상욱です。"
호텔 프런트에서 열심히 외운 일본어를 나름 그럴싸하게 말했지만 직원은 키오스크에서 체크인을 하라고.
휴우~ 이름을 쳐보고, 여권을 대 보고. 뭔짓을 해도 체크인을 할 수 없었다.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서 그런가 내 이름으로는 체크인이 되지 않아 답답해 하고 있던 사이. 직원분도 답답했던지 '손상~', '손상~' 하고 부르며 체크인을 도와준다. 가스나, 아까 얘기 했을 때 해주었으면 참 아름답게 끝났을 것을~~
반쇼인에 이르러서는 안쪽에서 관광하시던 한국분들이 "저쪽으로 오시면 돼요~"라고 하셨지만 "입장료 내야 하잖아요~ 그냥 죠기 돌계단에서 사진만 찍고 가려구요~"라고 답해 드렸네요.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분들은 패키지 여행을 오신 분들이라 입장료를 내지 않고 그냥 들어가셨겠구나 싶네요. 입장료가 사전에 계산 되었을 터이니 말이지요.
만제키 다리 주차장에서 출발하려는데, 패키지 관광객들을 실은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관광객 중 젊은 여성 한 분이 모자를 쓰고 다리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고, 저는 친절한 마음에 "바람이 너무 쎄요~ 모자 날라가니까 벗고 가세요~"라고 말해 주었네요.
이에 윤경누나랑 은미씨는 동시에 "저 오지랖~ 저 오지랖~". ㅎㅎ ㅎㅎ ㅎㅎ
저희는 갈 때 지도상 왼쪽 편 도로를 이용했습니다. 와타즈미 신사를 가야 했기 때문인데, 느낌으로는 산속을 누비는 기분이 듭니다.
올 때는 지도상 오른 편 도로를 이용했습니다. 지난 번 대마도 여행 때 이쪽 길이 더 운치 있고 예뻤기 때문입니다.
왼쪽 편 보다는 길이 더 좁고 험하지만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삼나무 숲 중앙을 통과하고 바닷가 작은 마을들도 볼 수 있어서 이 쪽길을 더 추천합니다. 다만 중간중간 차 한 대 통과할 정도로 길이 좁아지는 구간이 많으니 운전에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앞이 보이지 않는 커브길에서 버스나 트럭이라도 오면.. '움찔' '움찔'. 버스나 트럭은 차체가 길어서 커브에서 반대편으로 살짝 아니 많이 넘어오거든요.
대마도 맛집으로 잘 알려진 미나토 스시.
11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저희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해서 잘 외어두었던 일본어를~
"すみません。入ってもいいですか? 私たちは4人です。"
보통은 미우다 해변에서 사진을 많이 찍으시는데, 미우다 해변 전망대에서는 보다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요.
대략 300m 거리이니 걸어서는 5분. 차로는 1분 거리에 있어요. 갓길 처럼 주차 할 곳도 있으니 강추입니다.
저는 전망대에서 출발해 미우다해변으로 차를 몰았는데, 헉!! 좌측통행이 아닌 도로 우측으로 차를 몰았네요. 우리나라에서 처럼 말이지요. 앞에서 다른 차가 오지 않아서 망정이지 큰일 날뻔 했습니다. 근데, 차 안의 네 명 모두 그 사실을 도착해서야 알았다는 겁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이후 저희는 날 좋은 날에 부산이 보인다는 한국전망대를 가려고 했으나 포기하고, 밸류마트와 드럭스토어에 들러서 마트 털었어요~ 그런데 드럭스토어를 먼저 갈 껄 ㅜ,.ㅜ 밸류마트는 면세가 안된다네요. 드럭스토어는 5500엔 이상 구매하면 여권 내밀고 면세 받을 수 있는데 ㅡ,.ㅡ 그리고 밸류마트에서 샀던 많은 제품들 드럭스토어에 있는데 ㅜ,.ㅜ
암튼 렌트카를 반납하고 배를 기다리는데.. 제가 시간을 착각해서 1시간이나 더 기다려야 했네요. 니나호 배 시간을 팬스타 쓰시마링크호로 착각. 니나호 타시는 분들 보며 1시간을 더 기다렸다가 부산에 잘 도착했답니다.
대마도 여행 소식을 들은 친구 동준이가 더덕 삼겹살을 사준다고 초대해 주었습니다.
저희 도착 시간을 정할 수가 없어서 예약하지 않았더니 40분 정도를 기다리다가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맛나게 잘 먹었어 동준아~ 너무 고마워~
군생활 함께한 동준이.. 참 오랜이네요 우리~~^^
부산에서 저녁 먹고 아산에 12시30분이 되어서야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이번 여행 경비를 모두 부담한 진웅형님. 형님과 누님 덕분에 기분 좋은 추억 한 페이지 또 이렇게 잘 남기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웅형님 윤경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