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기자의 오프] 누가 예약한 거니...
"누가 예약한 거니?"
나다. 본인. 분명히 15일에 만나자고 해놓고. 좋은 소식 들고 가겠노라고 했는데(이건 다음 글에서)... 7일 오전 코레일에서 알람이 왔다. 출발 하루 전이라고. 응? 내일? 일요일에? 나 어디 가나? 그럴 일이 없는데? 나는 다음 주 출발인데?
부랴부랴 코레일 앱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뜨악. 8일 출발, 9일 돌아오는 기차가 떡하니 예약되어 있다. 뭐니, 나여. 달력에 연차까지 16일에 내놓고, 이 무슨... 기차표를 취소하고 다시 티켓을 예매하는 건 비교적 간단했다. 수수료도 적었다. 문제는 호텔. 호텔도 예외 없었다. 8일 체크인, 9일 체크아웃이었다. 엄마야, 나 몰라... 일단 만나기로 한 언니의 확인이 필요했다. 언니, 우리 15일에 만나는 거지? 응응!!!
남은 건 호텔 취소. 회사와 제휴되어 있는 사이트에 들어가 취소를 알아보니, 이런 무료 취소 기간이 지나서, -97,000원이 취소 수수료란다. 호텔 예약비 100% 전부!! 엄마야, 나 어떡해. 여차 저차, 여기저기, 이편저편으로 알아본 결과... (연휴인데 7일 근무하시는 분들, 사랑합니다). 동일 호텔, 날짜 변경 건이라 선처해 주셨다. 아주 이례적으로! 대체 요즘 나 왜 이러는 걸까.
며칠 전에는 남편이랑 동네 식당에서 쫄면+군만두를 주문했다. 만두집인데 쫄면이 맛있어서 늘 이 조합으로 먹는다. 특히 군만두가 예술인데... 빨간 쫄면과 군만두를 먹으면서 좀 이상했다. 군만두가 빨갰다. 어? 이거 김치만두인가? 난 고기군만두 시켰는데? "사장니임~".
사장님 표정이 굳었다. 내가 말했다. "저, 제가 고기군만두 시키지 않았나요?" 여기는 손님이 주문서에 먹을 음식을 표시해서 주문하는 시스템. 내가 쓴 주문서를 확인하던 사장님 표정이 금세 풀렸다. "여기, 김치만두에 표시를..." 빼박이다. 내 실수다. 사장님은 "아, 저는 음식에서 뭐 나온 줄 알고 너무 놀랐어요"라며 주문할 때 메뉴 확인 다시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셨다. "무슨무슨, 아닙니다. 100% 제 실수인데요..." 그렇게 김치군만두를 처음 먹어봤다는... ^0^
맛있게 먹고 근처 카페로 이동해서 내 라테와 남편의 바닐라 라테를 주문하는데 사장님이 메뉴 확인을 하신다. "OO라테와 바닐라 라테 모두 아이스요." "네네..." 그리고 카드는 내미는데 "어? 잠깐만요. OO라테요? 그게 뭐죠?" 메뉴판을 보니 크림이 올라가 있는 이 카페만의 시그니처 메뉴다. "아니, 저는 그냥 라테요."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가 전혀 다른 메뉴를 받고 또 당황할 뻔했다. 방금 전 식당에서 메뉴 실수 해놓고 또.
크지도 않은 키가 부쩍 줄어든 기분이다. 땅과 가까워진 듯 눈 아래가 바로 바닥이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한 번 더 확인하면 될 일이다. 급할 거 없다는 마음으로. 이런 걸로 좌절 금지. 어쨌든 다음 주 일요일에 군산 간다. 1년 만이다. 언니는 이번에도 호텔에서 쉬었나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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