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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상우 Dec 27. 2019

<북유럽을 담다> 포토 에세이 1

Photo Essay

ㅣ 들어가며 ㅣ

 
북유럽의 숨겨진 공간을 담아내고 기록하는 포토 에세이 시리즈를 공유합니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북유럽의 특별한 이야기를 사진과 텍스트로 전합니다..






01

< Slow life >

스웨덴 남부 말뫼(Malmo)의 아름다운 해변가 공원 풍경. 이곳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바로 유모차, 자전거, 그리고 자유롭게 뛰노는 애완견이다. 슬로 라이프, 라테 파파, 휘게 등 북유럽에 관련한 수많은 단어들이 창조되고 사용되는 요즘이다. 아마도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필요한 순간들이 아닐까 싶다. 천천히 아주 느린 삶을 즐기는 동시에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는 삶이 공존하는 이곳은 아직도 동경의 대상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스스로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오늘이 절실한 듯하다.  


베스트라 함넨지구, 스웨덴  ㅣ  Vastra hamnen, Malmo, Sweden © SangwooCho








02

< 바라보다 >

이름 모를 스웨덴 소녀의 시선이 자연이 빚어낸 풍성함에 한참을 머무른다. 탐스러운 숲의 품 안에서 호수는 거울이 되어 천천히 흔들린다. 북유럽의 가을은 기나긴 겨울을 위한 준비이다. 그만큼 짧고 강렬하기에 더 아쉬운 것일지도 모른다. 사진 속 스웨덴 남부의 소더 라센 국립공원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한 거친 자연의 모습과 아름다운 풍모를 동시에 품고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스웨덴 남부. 소더 라센 국립공원 ㅣ  Soderasen National Park, Skane, Sweden © SangwooCho








03

< 이야기하다 >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한 남자 둘이 무언가를 이야기하며 걷는다. 우연히 그들과 컬러감을 맞춘 거리의 풍경마저도 그 이야기를 숨죽이며 경청하는 듯하다. 스톡홀름 올드타운 지구에서 마주한, 따뜻하지만 사뭇 진지한 순간이었다. 지금 당신 곁을 말없이 걸으며 당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누군가가 있는가


스웨덴, 스톡홀름 올드타운 지구  ㅣ  Stockholm. Sweden © SangwooCho







04

< 비밀의 목적지 >

회색빛으로 물든 지붕 아래 형형색색 건물의 속살들이 드러난다. 그 아름다움 뒤에는 숨길 수 없는 디테일과 정교함마저 보인다. 마치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수줍은 소녀의 뒷모습을 닮아있다. 누군가는 알아봐 주기를 고대하며. 그리 화려하지도 주목받지도 않는 곳이었지만, 어느새 기억에 진한 여운을 남겨주는 그런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되어있었다. 북구의 베니스라 불리는 이곳,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 올레순드(Alesund)다


올레순드, 노르웨이, 스웨덴  ㅣ  Alesund, Norway

© SangwooCho






05

< 연결하다 >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결국엔 연결된다. 우리가 걷는 도시의 거리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기나긴 터널, 그리고 서로의 관계들. 결국엔 이 모든 것들은 연결되고 만나게 된다. 덴마크 코펜하겐 중심부에 위치한 왕립 도서관은 이 ‘연결(connected)’이라는 주제를 건축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공간의 구성은 보는 이의 현기증을 자아내고 만남과 흩어짐을 반복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잘 다듬어져 있다. 우리의 일상도 결국엔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기다란 터널들이 존재하는 듯하다


코펜하겐 왕립도서관 Black diamond ㅣ  Copenhagen, Denmark © SangwooCho







06

< 오래된 이야기 >

오래된 것은 낡고 볼품없다. 그리 신선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다른 새로운 것들이 가지지 못한 깊이와 묵직한 울림이 그 안에 있다. 코펜하겐의 ‘티볼리 공원(Tivoli Park)’은 1843년 개관한 세계 최초의 테마놀이공원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200여 년 전 그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이 ‘변치 않음’을 유지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코펜하겐 티볼리 공원, 덴마크 ㅣ  Tivoli Park, Copenhagen, Denmark © SangwooCho








07

< 선을 그리다 >

우리가 마주하는 지평선과 수평선은 아름답고 고요하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이 고요한 접점은 우리를 감상적이게 하고, 때로는 슬프게도 한다. 스웨덴 남부의 항구도시 베스트라 함넨 지구에 자리 잡은 이 공원의 풍경은 아름답고 고요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이곳을 거닐면 때로는 마음이 치유되고, 때로는 행복한 미소가 지어진다.  

누구에게나 일상에 지친 자신을 조용히 보듬어 줄 나만의 공간,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베스트라함넨 지구, 스웨덴 ㅣ Vastra Hamnen, Malmo, Sweden © SangwooCho






08

< 도시 >

항구 도시답게 바다를 마주하는 건물들과 요트 선착장, 그리고 해안 공원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빛, 반사, 색감, 그림자, 잔잔한 바람 등이 만들어내는 이 아름다운 순간은 거리를 지나는 많은 사람들의 걸음을 멈춰 서게 했다. 바쁜 하루의 일상을 잠시 잊고 멍하게 서서 이 풍광을 바라본다. 가끔은 그냥 바라보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 자리에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말뫼,스웨덴 ㅣMalmo,Sweden © SangwooCho







09

< 집으로 가는 길 >

바람이 거세던 어느 겨울날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녀를 본다. 그 찰나의 순간은 바라보던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 그림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그 순간은 그저 평범한 일상이 될 수도 있고, 특별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


룬드, 스웨덴 ㅣ Lund, Sweden © SangwooCho





10

< 퇴근길 >


북유럽의 차가운 도시 헬싱키에서 마주한 어느 늦은 여름의 퇴근길 모습은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과 다르지 않았다. 조금은 지쳐 보이는 발걸음과 무거워 보이는 어깨에서 일상의 무게가 느껴진다


헬싱키, 핀란드 ㅣ  Helsinki, Finland © Sangwoo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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