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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Jun 03. 2024

내가 의롭기에 상을 주셨다

시편

그 앞에서 나는 흠 없이 살면서 죄짓는 일이 없도록 나 스스로를 지켰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내가 의롭게 산다고 하여 나에게 상을 주시며, 나의 손이 깨끗하다고 하여 나에게 상을 주셨다.
《시편 18편 23~24절》


이전 글에서 구원과 행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단편적으로는 내 선한 행위로 구원을 받은 것처럼 느껴지나, 사실은 하나님께서 먼저 구원을 작정하셨고 내가 선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은 구원의 결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나타나는 의로움 또한 구원과 비슷한 맥락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내가 의롭기에 구원받을 자격이 된다, 내가 정결하기에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하는 다윗의 단편적인 고백은 선후가 바뀐 고백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고 죄인인 우리를 의롭다고 여기셨습니다. 우리를 의롭게 여기시기 위해 우리를 구원하셨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우리를 의롭게 여기시기 위해 구원하셨을까요?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은 오늘 본문에 정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바로, 상을 주시려고 우리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저번 글을 보고 오신 분에게는 이상한 대답일 수 있습니다. 저번 글에서 저는 상을 '상(구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글에 괄호 안의 말을 대입해 보면 이렇게 됩니다.

'구원(상)을 주시려고 우리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원의 시점만 명확하게 한다면 아주 감동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뒤의 구원은 과거형입니다. 이스라엘을 노예 상태에서 구원한 구원, 다윗을 목동의 상태에서 왕으로 초대한 구원, 우리를 죄인의 상태에서 십자가의 보혈로 자유케 한 구원이 우리가 이미 받은 구원입니다.

과거형의 구원은 자유와 회복에 초점이 있습니다. 죄의 노예인 우리가 십자가의 보혈로 자유케 되어 하나님의 길과 세상의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라오의 노예인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자유케 되어 이방신을 섬기는 길과 하나님을 섬기는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세 가족의 막내였던 다윗이 기름부음 받아 사울 왕의 길과 하나님만이 왕임을 고백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뒤의 구원이 과거형이었다면, 의 구원은 미래형입니다. 구원의 완성입니다.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하는 구원의 상급입니다.

탕자의 아들 비유에서 첫째 아들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첫째 아들은 동생이 돌아와서 열리게 된 잔치를 즐기지 못합니다. 동생은 이미 분깃을 받아 다 탕진하였으나, 자신은 (곧 자신 것이 될)아버지의 분깃을 한 번도 누려보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그 자체가 첫째 아들의 진정한 상급임을 깨닫지 못하고, 첫째를 향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음성을 마지막으로 비유가 끝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상급, 그 완성된 구원은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하는 삶입니다. 이 삶은 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창조주이시며, 세상의 창조주이시기에 그러합니다.


그래서 의미를 풀어 처음 문장을 완성해 본다면,

'영원한 하나님과의 즐거움을 주시려고 우리를 노예 상태에서 자유하게 하신 것입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사망으로부터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단번에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구원받은 삶에서 우리는 매 순간 선악과 선택의 기로에 직면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우리는 내가 의로움의 주체가 되는 선택을 내립니다. 만약 이 선택에도 구원이 없다면 우리는 다시 진노의 자녀가 되어 사망의 노예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다시 구원하시고, 하나님이 주인 되시는 의로운 길로 회복시키십니다. 이 과정은 우리가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날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즉, 우리의 삶은 [구원->자유한 선택->실족 혹은 의로움을 지킴->구원->자유한 선택->...]의 반복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반복 가운데 우리의 의로움은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전지전능함의 조화 속에서 확장되어나가는 우리의 성품입니다.


시작된 한 주, 우리의 구원이 어디에 있는지 바라보고 그것을 즐거워하며 마침내 하나님께서 이루실 구원의 완성을 소망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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