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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언니 Mar 26. 2017

[Chapter1]06. 포기를 하면 발전한다.

Chapter1 고용사회 일개미에서 프로페셔널로 진화하다.

인사고과 시즌이 되면 직장인들은 분주해진다.

한해 무슨일을 했는지, 나에 대한 평판이 동료 사이에서는 어떻게 오갔는지 문서화 하려니 머리에선 쥐가 나고, 그에 따른 인사 평가로 진급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다.

평상시에 아부를 잘 떨어 상급자의 이쁨을 받아도, 어찌 그리 인사고과 시즌만 되면 다들 냉철함을 앞세우면서 인사고과를 깎아내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출퇴근 시간 지키는 것은 기본이요, 야근에 휴일 특근도 마다하지 않고 프로젝트도 성공리에 달성 했어도 진급은 오로지 오너 마음이다.

자기계발서 대부분이 내 몸값은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회사가 정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 회사가 나란 브랜드를 내가 제시한 금액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해서 사회에 딱 내놓는거라는 거다.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 받을수 있었던 학생신분을 벗어나 오로지 실력 하나 가지고 나의 존재를 알려 외부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사회인으로서의 생활은 그 어떤 정글 세계보다 혹독하다.

그곳에서 살아 남기 위해 죽도록 연습하는 날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생태계에서 내 한몸을 불살라 가며 그런 날을 반복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난 회사에서 일 잘한다고 인정받는 사람이 아니다.

상급자는 일 잘한다고 말로만 추켜세워 줄 뿐, 8년간 늘 여사원 그 자리이다.

직장생활을 십수년 겪으면서 신기한 점이 있다면, 상급자들도 자신들의 딸이 있고 알파걸로 컸으면 하는 바람이 큰데, 막상 같이 일을 하는 동료인 여직원은 하대 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규정에 여성 진급자는 

고졸 군 미필 2년+8년 

전졸 군 미필 2년+6년 

대졸 군 미필 2년+4년

을 적용해 놓고 있다.

현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버대를 졸업해도 입사 당시 학벌이 기준이라 하여 적용되지는 않았다.

아마 이직시에나 사이버대 졸업이 적용될 것이다.

그리고 사이버대 4년은 전졸과 동급으로 취급한다.

이건 비단 이 회사 뿐 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진급에 관한 건 어디까지나 사장의 권한이기 때문에, 노동법 관할이 아니다.

스펙을 좀 더 올려 보겠다고, 역량을 조금 더 키워 보겠다고 잠을 줄이고 보고 취미를 배제해 가며 각종 자격증을 응시 했으나, 밥 먹듯이 하는 심야야근에 주말출근으로 인하여 나는 자격증 취득에 성공해 본적이 없다.

그나마 재직중에 졸업을 성공시켰던 사이버대학교도 학점을 포기 하고 이수에만 목표를 바꿔서 취득한 것이다.

졸업한 학벌과 경력으로 연봉 책정이 되는 회사

난 몸이 망가지도록 일을 하는데 왜 인정을 안해줄까 하는 자괴감

한동안 이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 지기 힘들었다.

결국 나를 평가 하는 건 인사평가서제출과 그걸 평가하는 인사부 그리고 사장이었던 거다.

연차를 쓰면 왜 남자들은 아파도 참는데 여자들은 아픈 걸 못 참고 연차 쓰냐는 말 듣기 싫어 디스크로 인해 한쪽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닐 적에도 소염진통제를 먹으면서 3주를 버티면서 연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척추부터 허리를 지나 골반쪽 으로 내려오는 통증은 상상 그 이상이다.

상사는 힘든 상황을 늘 못 본 척 했고, 인사평가 시즌 되면 본인이 냉정하게 판단한다며 최하점을 줬다.

7년의 시간이 지난 뒤, 나는 회사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그만 두기로 했다.

어떻게든 회사에서 살아남고자 읽었던 수많은 자기계발서 에는 남들이 8시간 할 일 16시간씩 하면 그 차이가 좁혀진다라고 이야기 한다.

쉬는 날엔 나를 발전시키는 공부를 하라.

사원이어도 사장처럼 생각하라

당신은 지금 직급보다 한 단계 위의 업무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상사도 사람이다. 상사의 기분을 이해하라

등등이 기재 되어 있었고, 그대로 하면 내가 발전하면서 회사가 날 인정해 주겠지 했었던 건 나만의 순진한 착각이었던 거다.

확실히 나 자신은 발전했다.

전에 없던 일의 노련미가 생겼고, 시간 조절하는 법이 능숙하며, 내가 하고 있는 일과 타부서에서 하고 있는 일을 합치는 창조적인 기술까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1만 시간을 훌쩍 넘으면서 생긴 결과물이었다.

회사가 공정하다고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믿음을 빨리 포기했어야 했다.

회사에서 인정받기를 포기한 뒤에,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가 보였다.

4차 혁명이 어떤 것 인지

트럼프가 대통령 되면서 세계정세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사장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업을 계획하는지

소비자는 어떤 상품을 궁극적으로 추구 하는지

인구 절벽에서 대책 방법은 어떤 걸 강구해야 하는지

에 대해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사원의 믿음을 포기 하니, 사장의 시야가 생긴 것이다.

단, 포기는 믿음을 포기 하라는 것이지, 회사를 퇴사 하라는 것이 아니니 이점을 유념해 둬야 한다.

퇴사를 할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더 이상 내가 다니고 있는 이 회사에서 정보를 얻는 게 없을 때다.

인터넷에 모든 정보가 나와 있지는 않다. 핵심적인 건 인터넷에 없다.

파벌로 인한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내가 돈을 버는 이 곳에서 더 이상 정보가 필요 없다고 느껴졌을 때 바로 그때 퇴사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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