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창업해도 될까?
많은 사람들이 불경기에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불안정하고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불경기라고 해서 무조건 창업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불경기에 오히려 창업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해외 스타트업 사례 10가지를 추가로 알아보겠습니다. (*1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1편 보러가기 ▶ 불경기에 창업해 성공한 해외 스타트업 사례 10가지 (brunch.co.kr))
제이 프리츠커(Jay Pritzker)는 1957년 말, 1958년 초 경기 침체가 시작될 무렵 로스앤젤레스의 하얏트 하우스 모텔(Hyatt House)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동생인 도널드(Donald)와 함께 대규모 국제 공항 옆에 5성급 호텔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었습니다.
당시 경기 침체로 사업 활동과 여행이 침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츠커는 이를 밀어붙였어요. 그리고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차, 그들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과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 근처에 하얏트 하우스 호텔을 더 열었습니다.
현재 하얏트는 시카고의 리버사이드 플라자(Riverside Plaza) 지역에 본사를 두고, 남미, 북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등 69개 국에 약 1,350개의 호텔을 보유한 다국적 호텔 기업이 됐습니다. 고급 및 비즈니스 호텔, 리조트, 휴가용 주택 등을 관리하고 프랜차이즈합니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머신(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IBM)은 1911년 설립됐습니다. 미국은 상업 및 산업 활동 둔화로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었습니다. 금융맨이었던 찰스 플린트(Charles Flint)는 당시 비즈니스 거래에서 자동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번들링하려고 했는데요.
이에 따라 그는 당시 펀치 카드 기반 데이터 집계 기계, 산업용 시간 기록기, 상업용 저울, 육류 및 치즈 절단기 등 4가지 분야 기업을 통합해서 IBM의 전신인 Computing-Tabulating-Recording Company(CTR)를 설립했습니다. 통합된 법인은 처음에 미국과 온타리오 주 토론토의 여러 지역에 1,300명의 직원과 사무실/공장을 두었고요.
1915년 CEO가 된 토마스 J. 왓슨 경(Thomas J. Watson Sr.)이 탁월한 경영 전략을 구사했고 고객 서비스 및 대규모 집계 솔루션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서 매출을 늘렸습니다. 이때쯤 다른 국가로도 진출하기 시작했고요. 1924년 CTR은 IBM으로 이름을 바꾸고 컴퓨터 기술과 정보 기술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다국적 기업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현재 IBM은 2024년 2분기 기준 150억 8천만 달러(약 20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됐습니다.
미국은 1937년 긴축 재정 정책,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통화 정책, 기업 이익 감소로 인한 기업 투자 감소로 엄청난 불황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같은 해, 버논 루돌프(Vernon Rudolph)는 뉴올리언스의 한 셰프에게 효모로 만든 레시피를 사들여, 노스캐롤라이나 주 윈스턴세일럼의 건물을 임대했습니다. 그는 이후 지역 식료품점에 도넛을 판매하며 크리스피크림을 시작했습니다.
크리스피크림은 1939년 오하이오 주로 진출했고 1950년, 1960년 대 들어서야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서서히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2024년 2분기 기준 4억 3880만 달러(약 6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40개 국에서 15,500개 이상의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하고, 아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메일침프는 2001년 설립됐습니다. 당시 미국은 닷컴버블의 붕괴, 기업 지출 및 투자 감소, 9/11 테러로 인해 경기 침체기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때 벤 체스트넛(Ben Chestnut)과 댄 쿠르지우스(Dan Kurzius)는 웹 디자인 회사를 시작했는데요. 그들은 2000년대 초반의 무겁고 비싼 이메일 소프트웨어를 문제로 보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메일침프를 출시했습니다.
메일침프는 초기에 스타트업, 소기업에게 디지털 마케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이점을 제공해서, 고객사와 함께 커나가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더 큰 기업들도 온보딩하기 시작했고, 메일침프 서비스도 고도화되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2021년 인튜이트(Intuit)에 인수됐고요. 그해에 메일침프는 8억 달러(약 1조 원)의 매출을 올렸고 1억 4천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J. 윌라드 매리엇과 그의 아내 앨리스는 1927년 여름, 차디찬 루트비어를 판매하는 가판대를 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것이 매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전신입니다. 그들은 덥고 습한 날씨에 손님들의 갈증을 해소하며 사업을 이어갔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 경미한 불황도, 1929년도 이후의 대공황도 겪어냈죠. 추후 그들은 식당 프랜차이즈로도 확장하면서 이름을 핫숍(Hot Shoppes)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1950년대-1960년대 마침내 다수 호텔을 개장하며 이름을 매리어트 인터내셔널로 변경했습니다. 2024년 3분기 기준 매리어트 인터내셔널은 9,000여 개의 지점을 열었고, 36개 이상의 호텔 및 숙박 브랜드를 보유했습니다.
뮤직 텔레비전(Music Television, MTV)는 뮤직비디오 방송을 위한 24시간 플랫폼으로 시작된 케이블 텔레비전 네트워크로, 1981년 에너지 위기로 인한 불경기에 개국했습니다. MTV는 다양한 아티스트를 포함하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성장했습니다. 특히 마이클 잭슨(Jackson의 Thriller)의 ‘스릴러(Thriller)’ 뮤직비디오를 상영하면서 시청자 수가 급증했는데요. 이는 MTV가 아티스트를 슈퍼스타덤으로 올려놓을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마돈나(Madonna), 듀란듀란(Duran Duran) 등 신인들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 주었죠.
MTV는 1985년 비아콤(Viacom)에 매각됐습니다. 이후에도 엔터테인먼트 업계 및 광고 업계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고요. 젊은 시청자층에게 인기 있는 채널로 남았습니다. 2023년 11월 기준 MTV는 미국 약 6,700만 가구에서 유료 TV로 시청하고 있습니다.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 P&G)이 설립된 1837년은 은행 파산, 지폐에 대한 신뢰 부족, 영국 신용 강화, 농작물 실패 및 잭슨 정책 등의 이유로 미국이 금융 위기를 맞은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영국의 양초 제조업체인 윌리엄 프록터와 아일랜드 비누 제조업체인 제임스 갬블은 미국 신시내티에서 사업을 합병하면서 P&G를 설립했습니다.
P&G는 미국 남북 전쟁 동안 연방군에 양초와 비누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서 매출을 늘렸습니다. 군 계약을 통해 전국 군인들에게 제품을 알리는 효과도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성장하여 지금의 P&G는 다양한 브랜드 아래 개인 건강/소비자 건강, 개인 관리 및 위생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2024년 연 매출 총액은 840억 달러(약 111조 원)입니다.
슬랙은 2009년 미국 금융위기 때 출시됐습니다. 창업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원래 내놓았던 ‘타이니 스페크(Tiny Speck)’라는 온라인 게임이 잘 되지 않자,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인 슬랙으로 생뚱맞은 피봇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옳은 결정이었고 곧 무시무시하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8월 출시 후 24시간 내 8천 명의 고객이 서비스에 가입했고 2015년 후반에는 일일 활성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18년 5월에는 그 수가 800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이중 300만 명이 유료 계정으로 쓰고 있었고요. 슬랙이 2019년 IPO를 신청할 때 150개국 이상에 위치한 60만 개 조직에서 일일 활성 사용자 천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2020년 슬랙은 세일즈포스에 280억 달러(약 37조 원)에 인수됐습니다.
미국 경제 위기가 한창이던 1982년, 스탠포드 대학원생인 스콧 맥닐리(Scott McNealy), 앤디 벡톨샤임(Andy Bechtolsheim),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와, 추후 합류한 빌 조이(Bill Joy)가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설립했습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컴퓨터 구성 요소, 소프트웨어 및 정보 기술 서비스를 판매했고 Java 프로그래밍 언어, 솔라리스(Solaris) 운영 체제, ZFS, 네트워크 파일 시스템(NFS), SPARC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한 테크 기업입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여러 핵심 컴퓨팅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는데요. 최고 가치 2천억 달러(약 266조 원)까지 달성하며 테크업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2009년 오라클에게 74억 달러(약 10조 원)에 인수됐습니다.
우버는 2009년 금융위기에 출시된 글로벌 차량 공유 서비스입니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던 상황에서 에어비앤비, 우버 등 스타트업이 주창한 ‘공유 경제' 개념은 모두에게 매력이었습니다.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과 가렛 캠프(Garrett Camp)가 파리에서 한겨울에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에서 차량 공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하죠.
우버는 수 년 동안 실리콘 밸리에서 투자를 크게 받았고 사용자와 매출을 늘려갔습니다. 지금은 차량 공유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고요. 광고 비즈니스도 운영합니다. 2024년 2분기 기준 107억 달러(약 14조 원)의 매출을 올렸고 28억 건의 여정 수를 달성했습니다.
메타가 인수한 인스턴트 메시징(IM) 및 VoIP(Voice-over-IP) 서비스 왓츠앱 역시 2009년 불경기에 설립됐습니다. 창업자 브라이언 액튼(Brian Acton)과 얀 쿰(Jan Koum)은 야후 직장 동료였는데 불경기에 퇴사를 하고 창업할 생각을 한 거죠.
그러나 왓츠앱의 초기 버전이 생각만큼 잘 작동하지 않자 얀 쿰은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요. 브라이언 액튼이 그를 설득을 했고 결국 2009년 8월 아이폰용 메시징 구성 요소를 더했을 때 활성 사용자 수가 25만 명이 됐습니다.
왓츠앱은 2011년 초 미국 앱스토어에서 상위 20개 앱 중 하나가 됐습니다. 2013년 12월 블로그에 따르면 왓츠앱의 월 활성 사용자가 4억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듬해 메타(구 페이스북)가 왓츠앱을 190억 달러(약 25조 원)에 인수했고요. 창업 10년 만인 2019년, 월 활성 사용자 10억 명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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