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빔 인간입니다.”
지금도 가장 핫한 프로그램,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명대사 중 하나인데요. 명언의 주인공인 에드워드 리 셰프는 자신을 비빔밥에 비유하는 스토리텔링, 리더를 믿고 따라가는 팔로우십,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후의 승자가 에드워드 리라는 말도 나올 정도죠.
카리스마와 부드러움, 진중함과 도전 정신을 보여준 매력적인 셰프이자 브랜드. 에드워드 리는 어떻게 치열한 셰프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 왔을까요?
●인사이트 요약
1. 내가 속한 집단 너머를 바라보면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이 보입니다.
2. 익숙함보다 낯섦을 선택할 때, 나만의 고유함이 만들어집니다.
● [언더독스 액트프러너]는 세상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정의해 자신만의 솔루션을 실행에 옮긴 실행가들에 주목합니다. 이 링크에서 전체 시리즈를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에드워드 리는 어릴 때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한국 음식을 자주 만들어주셨거든요. 그는 집안일을 돕는 것부터 시작해 음식의 세계를 알아가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마주했습니다. 태어난 곳은 한국이지만, 미국적인 음식과 문화에 둘러써야 성장했기에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거든요.
에드워드는 한국 음식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그는 부대찌개를 볼 때마다, 스팸과 치즈 등으로 찌개를 끓이던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고 해요. 그러면서 세대가 지나도 음식만큼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죠. 그리고 전 세계 문화와 음식을 탐구하며 ‘맛의 시야'를 넓혔습니다.
20대가 된 에드워드는 퓨전 한식당 클레이(Clay)를 열고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뉴욕에는 훌륭한 식당들이 너무 많고, 경쟁도 치열했죠. 요리 하나에 정성을 다하는 것보다, 마케팅과 홍보가 중요해졌어요. 이런 와중에 9.11 테러로 단골들이 목숨을 잃는 일까지 겪은 에드워드는 가게를 접고, 다음 행보를 고민하며 유럽과 미국을 여행합니다.
그의 마음이 정착한 곳은 켄터키 루이빌이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식당을 발견해 잠시 일을 도왔는데, 얼마 후 주인이 직접 운영해보라며 연락했거든요. 에드워드는 처음엔 거절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다 싶어 식당을 도맡게 됩니다. 이곳이 지금의 ‘610 매그놀리아’죠.
에드워드가 610 매그놀리아에서 선보인 메뉴들은 ‘미국 남부 요리’ 이상이었습니다. 소스는 검은콩과 참기름, 고추장 등 한국적인 재료로 만들었어요. 루이빌에서만 나는 식자재를 활용해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맛을 냈죠. 그뿐만 아니라 매번 새로운 메뉴를 내놓는 등, 자신의 미식 세계를 넓히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어요.
“처음 레스토랑을 오픈했을 때 메뉴를 계속 바꾸겠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더군요.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처럼 말이에요. 그들이 ‘Why?’라고 물으면 난 ‘Why not?’이라고 반문합니다.”
_에드워드 리, 노블레스 인터뷰에서
2010년, 에드워드 리는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Iron Chef America)>에 출연해 한국계 최초로 우승했습니다. 방송 당일 공개되는 재료들로 코스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쇼인데요. 항상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온 에드워드에게는 실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였죠. 이때를 계기로 <탑 셰프(Top Chef)>, <마스터셰프 US> 등 다른 쇼에도 출연하고, 백악관 국빈 만찬 셰프를 맡기도 했어요. ‘요식업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재단상 후보에 오르는 등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죠.
사실 에드워드는 뉴욕 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어요. 그것도 상위 30% 우등생이었죠. 하지만 그는 그때가 일부러 한국으로부터 멀어지려는 시기였다고 말해요. 그의 부모님은 “진짜 미국인이 되어야 하니 한국어를 너무 많이 배우면 안 된다"라는 충고도 했죠. 하지만 에드워드는 요리를 연구하며, 자신이 두 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 친구 중에 백인 셰프들이 있는데, 짜장면을 먹어보고 ‘이렇게 요리할 수도 있겠네'라고 의견을 내놔요. 그럴 때마다 ‘나도 그 생각은 못 해봤는데' 싶죠. 저는 ‘짜장면은 이래야 한다’는 틀이 있잖아요. 외부인은 거기서 자유롭죠. 그 차이가 확실히 있어요.”
_에드워드 리, The Dave Chang Show에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에드워드의 관점은 <버터밀크 그래피티(Buttermilk Graffiti)>에 잘 드러나는데요. 그가 1년 넘게 미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만난 음식과 사람, 그리고 문화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여정에서 배운 레시피들도 담겨있죠. 캄보디아식 생선 카레, 나이지리아식 토마토 치킨 등 40여 가지가 넘는데요. 에드워드는 이런 경험을 통해 ‘어느 나라 요리'라는 개념이 수많은 요소들의 연결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합니다.
“페루 태생 LA 셰프 리카르도 자라테에게 페루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는 ‘잉카와 스페인, 아프리카와 모로코, 이탈리아와 독일,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맛과 문화를 다 같이 넣고 500년 넘게 끓여온 냄비’라고 답했다. 나도 언젠가 미국 요리를 이렇게 폭넓게 설명할 수 있길 바란다.”
_edible IDAHO <Buttermilk Graffiti> 리뷰에서
에드워드가 백악관 국빈 만찬을 책임지는 셰프로 초청된 것도, 음식과 문화에 대한 그의 폭넓은 이해가 담당자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인데요. 그는 처음에는 정중히 거절했지만, ‘미국 요리와 한식의 조화를 보여달라’는 요청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만찬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가도 좋았다고 해요.
<흑백요리사>에서 에드워드 리 셰프는 승부사 기질로도 주목받았습니다. 두부를 주제로 한 무한 요리 미션에서 프렌치/이탈리안 풀코스를 내놓은 건데요.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탈락이었지만, 에드워드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으며 통과했습니다.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과감함에 열광했죠.
사실 에드워드 셰프는 이번 <흑백요리사>를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마주한 도전들이 참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였다는데요. 그랬기에 그는 ‘지금까지 했던 요리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다짐하고, 그 말을 그대로 지켰습니다. 굳이 ‘물코기'를 선택한 것도, 묵은지 샐러드나 가자미 미역국 등 새로운 메뉴를 만든 것도 그런 이유였죠.
<흑백요리사>는 끝났지만, 에드워드 셰프는 벌써 다음 단계를 준비 중입니다. 플라스틱과 비닐 랩, 가스를 전혀 쓰지 않는 한식당 시아(SHIA)를 오픈할 예정인데요. 손해를 감수하고 5년간 운영한 후, 모든 과정과 비용을 공개한다고 합니다. 더 많은 식당들이 지속 가능성을 적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죠.
에드워드 셰프는 앞으로도 해 본 적 없고, 어려운 일만 골라서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힘들지만 스스로의 재미를 위해서,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죠.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삶의 자세를 한결같이 보여줬기에, 사람들이 에드워드 리를 응원하는 것 아닐까요?
TIP 1.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관점의 유연함'으로 발전시켰습니다.
- 에드워드 리 셰프는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열정과 연구로 ‘음식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을 발견했죠.
- 덕분에 그는 국가나 문화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요리를 실험할 수 있었어요. 이를 통해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이 조화된 ‘에드워드 리 셰프 표' 메뉴들이 만들어졌죠.
TIP 2. 낯선 분야라는 벽을 뚫어 가능성이라는 길로 만들었습니다.
- 610 매그놀리아에서부터 <흑백요리사>까지, 에드워드 리 셰프는 경험한 적 없는 요리를 시도했어요. 그에게는 도전이 자기 발전과 열정을 유지하는 연료였죠.
- 새로운 도전을 다짐하고 그대로 실천하는 태도로, 에드워드 리는 자신만의 서사와 매력을 완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체되지 않는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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