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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디치 Feb 03. 2022

지구를 살려야 한다는 건 알아. 그러나

《내일의 세계》 재러드 다이아몬드 편


인트로 : 재밌었나요?


콘버지 이거 메디치 채널에는 안 올라가죠? 알아서 검열 해주세요.

타타 당연하죠. 메디치 채널에는 안 올라가요. 

콘버지 저는 일단 총평을 먼저 하자면, 인터뷰를 한 저자가 자기에게 너무 취해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리안 저는 그냥 이런 저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번에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재밌게 읽었는데요. 읽은 다음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꽤 비슷비슷하구나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그것도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재 거짓말 아니에요? 만둣국 심심한 것 먹으면서 맛있다고 할 때랑 똑같은 느낌이네.

저녕 백종원이 이 식당 재밌네, 라고 할 때 같네요.



2022년 북클럽 챇챇에선 세 권의 전망서를 읽었다. 그 중 이 책은 8년 동안 여러 석학과 사상가들에게 문명에 관한 질문을 진행해 온 안희경 저자의《내일의 세계》라는 책이었다. "지금 여기,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라는 표지의 다급한 문구와 수채화 풍의 노란 우비 소년의 우울한 뒷모습이 약간 언밸런스해 보였다. 하지만 그 우울함과 다급함이 섞인 두 해가 2020~2021년의 세계였기에 적절한 표지 같기도? 표지의 그림이 너무 예쁘다는 평이 많았다.




2022년 1월 15일 저녁 7시 반

서울 중구 중림동 스튜디오 메디치에서

체커 : 타타

채터 : 콘버지코리안재재저녕꾹꾹







우주에 돈을 써야겠어, 

지구에 돈을 써야 겠어??


《총균쇠》의 재러드 다이아몬드



더 많은 돈을 지구 문제를 푸는 데 퍼부어야 해요. (30쪽)


코리안 저는 우주산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정말 우주 개발하는 게 필요한 것인가? 필요하다면 왜 필요하고, 안 필요하다면 그 이유가 뭘까? 이런 거 얘기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우주 여행을 하는 이유를 찾아보면 우주에 있는 원료를 개발한다던지, 태양에너지 같은 것도 달에다 하면 더 받을 수 있으니까, 이런 것들이 얘기 되더라고요.

꾹꾹 지적 유희 아닐까요?

콘버지 옛날에는 소련이랑 미국 체제 경쟁 때문에 했던 거고, 요즘에는 약간 인간 본성에 관한 지적 호기심? 그런 것 때문 아닐까요?

저녕 관광 산업의 연장 같은 거죠.

꾹꾹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조스 같은 거는 돈 많은 부자들이 진짜 재미를 느끼기 위한 거라면, 망원경을 쏜다거나 그런 건 우주의 발생 같은 거에 대해서 알고 싶은 지적 호기심이죠.

타타 근데 그 지적 유희를 지탱해주는 자본의 흐름도 있는 것 같아요. 우주 사업 한다고 하면, 유엔에서 나사에 지원을 많이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관심 있어하는 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돈을 끌어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런 맥락도 우주 산업에선 무시할 수가 없지 않을듯 해요.

콘버지 그래서 저 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더 많은 돈을 지구 문제를 푸는 데 퍼부어야 해요.” 근데 그 우주 산업에 드는 천문학적인 돈을 미국이 과연 아프리카 기아를 위해서 쓰겠냐, 이게 중요하죠.

재재 근데 개인의 관점으로 보면, 개인들도 여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주해서 살 수 있고, 지구를 떠나서 살려는 거에 관심이 있는 것도 맞는 것 같거든요. 근데 이게 필요하냐고 코리안님이 말씀하신 거에 답을 하면, 지구도 이렇게 망가뜨리는 존재가 돼버린 인간들이 우주로 나가서 살면 거기도 망가뜨리는 건데 아예 새롭게 새 생명만 거기에 가서 살게 하는 게 아니라면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꾹꾹 그래서 이 부분에서 공감이 됐던 거는, 지금 이 행성에서도 제대로 못하는데, 우주에 돈을 쏟냐, 이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코리안 이분이 이런 얘기를 하면서 이제 우리 문명은 이제 30년 남았다고 이렇게 말씀하셔가지고 비관적으로 보시는구나 했는데, 50살에 쌍둥이 아들을 보셨다고 해서... (웃음)

콘버지 너무 좋아하시네요.

코리안 아들을 위해서 그래도 뭔가 계속 해보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꾹꾹 화성에서 살면 되죠.


화성 탐사는 환상적이죠. 저라면 고약한 원수들을 우주선에 태워 화성으로 보낼 거예요.         (30쪽)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없고,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말을 하려면



안희경 : 우리 문명이 마주한 위기 중 어떤 위기를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재러드 : (중략) "가장 시급한 것, 가장 서둘러 돌파해야 할 문제란 가장 시급한 문제를 찾는 그 일을 피하는 것이다." 진지하게 하는 말이에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이 세계에는 다급하게 대응해야 할 주요한 문제가 적어도 네 가지가 있습니다. 핵무기 위험, 기후변화 위기, 자원 고갈 문제, 그리고 불평등입니다. 이 중 어느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무너질 수 있습니다.                                    (41쪽)


타타 이 말은 어떻게 생각해요? 


가장 시급한 것 가장 서둘러 돌파해야 할 문제란 가장 시급한 문제를 찾는 그 일을 피하는 것이다.


꾹꾹 말은 쉽지.

재재 뭐 자본이 제한적이니까 거기에서 우선순위를 고를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급한 건 다 알지.

콘버지 그리고 생각을 해봐요. 핵무기 위험, 기후변화 위기가 더 와닿을까, 아니면 사회가 불평등해서 내가 월세 살고, 내 집 마련 못하는 게 더 와 닿을까?

꾹꾹 당장 지금 내가 죽겠는데

타타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맞는 말인데 뭔가 부족하다라고 느껴지는 게 뭐였냐면 자본주의적 시장질서 자체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35쪽에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말은 나오는데요.


모든 나라가 안전하지 않으면 아무리 초강대국일지라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요한 가르침을 줬기 때문입니다. 지구적인 해법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타타 즉, 시스템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지금의 시장 질서 자체가 잘못됐다는 얘기를 같이 하지 않으면 이게 부족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든 거죠.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말을 하는 것처럼 시급한 문제 네 가지가 있는데 이 네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없게 만드는 규칙 자체가 지금의 시장 질서인 것 같으니까요. 1) 핵무기 위험 2) 기후변화 위기 3) 자원 고갈 문제 4) 불평등 

이런 네 가지 위기를 같이 해결해야 된다라는 얘기를 할 거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규칙이 바뀌어야지 이 네 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거지, 규칙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이 네 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녕 저는 네 개 다 시급하다 이런 말하기 방식에는 동의는 하거든요. 왜냐면 어떤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가를 묻는 거는 그 위기를 각자 따로따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같은 거잖아요. 근데 실제로 과연 그럴 수 있는 게 있는가? 불평등과 기후 위기를 정말 완전히 분리해서 불평등 먼저 해결하고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문제는 그 전제들이 되는 시장 질서 혹은 자본주의 아니면 뭐 국가 체제 같은 것들이라는 거대한 규칙 위에서 놀고 있기 때문에 그게 불가능한 지점들이 있는 건데, 그런 얘기들을 안 하고 네 개 다 시급하니까 다 해봅시다라고 얘기하면, 뭔가 이거는 제일 중요한 거는 제일 뒤로 빠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러니까 체스판에서 말을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중요한 건 체스판을 엎는 거지 체스에서 이기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체스판에 관한 얘기는 없는 거죠.





여담




타타 사실 재러드 다이아몬드에겐 기대 아닌 기대를 했어요. 한국에선 너무 유명하니까.

재재 근데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 방식이 너무 YES and NO인 것 같지 않아요?


안희경: 인류 역사를 거시적으로 해석해오셨는데요, 코로나19 위기를 과거의 역사적 위기들에 견줄 수 있을까요?

재러드 다이아몬드 : 그렇다고도, 또 아니라고도 말할 수 있겠어요. 이 지점이 바로 기자들이 저와 인터뷰를 하면서 불만을 품는 부분입니다.
                                                                                                             내일의 세계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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