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늘도 브런치를 할 뿐입니다.
2015년부터 시작한 브런치가 벌써 10년이라고 한다. 도그냥이라는 이름으로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것이 2016년 4월. 사실 2015년 처음 브런치가 탄생하고 속속 좋은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을 보고 마음이 떨리고 조급했던 기억이 있다. 내안의 '작가'가 되는 그 꿈이 다시금 저릿하게 올라왔고 나는 그렇게 첫 글을 썼었다.
그렇게 첫 글을 발행하고 벌써 9년. 나는 지금까지 총 5권의 책을 썼고, 그 중에서 브런치에 초고를 올리고 나온 글은 총 4권이다. 나머지 한권도 브런치를 쓰면서 기고하게된 매체의 글들을 모아서 발간했기 때문에 브런치의 영향에 있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을 뿐 아니라, 강사라는 타이틀도 생겼고 내 직무를 내 직업을 내가 일하는 산업에 대해서 브런치에 한글자를 적기 위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또 애를 쓰며 글을 썼던가.
그렇게 9년. 누구보다도 치열한 나의 브런치 세상이 무르익어왔고 그 안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건 항상 나다.
때로는 글쓰기가 지치고, 반응이 줄어들고 더 좋은 매체가 없을지 고민하기도 했고 많은 이들이 떠나가고 또 생각지도 못한 결의 그들이 브런치를 잠식해서 외로운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다시 브런치. 누군가 많이 찾아와주진 않는다해도 이 고즈넉하고 오랜 흰 여백이 많은 이 곳에서 내가 써온 글들의 역사가 계속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참 좋다. 너무 드러내려고만 하지도 또 그렇다고 너무 예의없지도 않은 이 곳에서 써온 글이 나하고 잘 맞는다.
누군가는 나에게 대외활동에 힘쓰고 퍼스널브랜딩을 한다고 나에게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난 그런거 한 적 없다. 그냥 브런치를 했을 뿐이다. 누군가는 나에게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서 애를 썼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거 한 적 없다. 브런치를 보고 그런 다양한 기회는 나에게 먼저 찾아와줬다. 그저 나는 나에게서 터져나오는 생각들을 움켜 잡으며 내가 가장 많이 시간을 쓰는 나의 직업에 대해 브런치를 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그저 브런치를 한다. 그 뒤에 어떤 일이 꿈처럼 어떻게 다가올지 나는 모른다. 그저 떠오르는 글감을 주어와 오늘도 브런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