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예민해 너
어제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내 기질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가 되었다.
나는 어렸을적부터 늘 내가 무던한 성격이라고 생각해왔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러한 나의 생각을 친구에게 밝혔더니 친구는 내게 "너 예민해, 안예민한척 하지마~"
라며 장난스럽게 쏘아댔다.
사실 어느정도 인정하는 면이 있어서 웃어넘겼지만 다음날 아침 문득 그 말이 날 맴돌았다.
친구에게 "난 무던하지만 감정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에선 예민한거 맞는거 같기도 해,,,"
라고 내 입으로 말했지만 맘에 와닿지 않았다.
예민하다는 말이 내게 부정적이어서일까. 아님 " 차라리 oo이가 더 안예민하지"하며 비교하던 친구의 말때문일까, 나 혼자 기분이 상했다.
자꾸만 나를 정의하려고 하는 친구가 점점 불편해져서 "나도 나를 모르는데 니가 날 어떻게 알아~"하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난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내 기질이 예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좀 섬세한거 같다.
눈치가 조금 빠르고 남의 기분을 헤아리며 한마디 말에도 단어를 신중히 고른다.
내 기질은 예민함과는 다른면이 분명히 있다.
때론 내 인생을 살아가기 버거울 때도 있어 이런 면을 미워하지만 사랑한다.
아무튼, 어제 일은 내가 내 자신을 예민하다고 인정해버린꼴이 되어서 너무 아쉽다.
하지만 내 자신에게 다시 한번 말해줘야지 난 예민한게 아니라 섬세한거라고
"넌 예민한게 아니라 섬세한거야"
나는 나만이 정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