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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전동킥보드! 파리시민 89%의 선택은?

공유 전동킥보드 존폐 여부에 관한 시민투표

안녕하세요, 일교차 큰 날씨임에도 건강하고 기분좋은 한주 시작하셨길 바랍니다^^


파리발 소식 하나 짧게 남겨보려 합니다.

어제(23년 4월 2일) 공유 전동킥보드 존폐 여부 관련한 파리시민 투표가 있었습니다. 사실 더 정확히는 2018년에 시작되고 허가된 공유 전동킥보드를 운영하는 세 업체(Lime, Tier, Dott)의 계약 만료에 따른 재계약과 관련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였습니다. 

투표를 알리는 포스터. 'Le Parisien' 유튜브 영상 캡쳐


투표는 찬성과 반대 두장의 쪽지를 들고 기표소에 들어가서, 결정한 선택지를 봉투에 넣어 투표함에 넣는 과정이었는데요. 투표로 의견을 묻는 과정도 충분히 의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결과도 흥미로웠습니다. 

두 종류의 찬반 투표용지 'Le Parisien' 유튜브 영상 캡쳐


놀랍게도 89%가 반대를 한다는 시민들의 결론이 났습니다. 
파리시를 누비던 공유 전동킥보드의 서막이 내리는 것 같습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사실 2018년, 우리 친환경 모빌리티의 미래에 '전동킥보드'도 있다며 홍보를 자처 했었기도 했었죠, 공유자전거 '벨리브(Vélib)'와 함께 '자전거 수도'를 누빌 이동수단으로 판단했고, 그 와중에 무분별한 난립을 막고자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의 수를 제한했고, 그 업체의 전동킥보드 수량도 5,000대로 정했습니다. 


그때그때 취할 수 있는 도시차원에서의 액션은 모두 취했습니다. 주차관련한 법규를 만들고, 횡단보도 인근 노상주차장을 전동킥보드(및 자전거) 주차장으로 만드는등, 빠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뿐만아니라 대규모 광장에서는 기계적으로 시속 10km/h로 자동으로 내려가도록 명령하는 등 굉장히 단호하고 확실한 선택을 이어 나갔습니다.


봉투안에 넣은 선택지를 투표함에 넣는 모습. 'Le Parisien' 유튜브 영상 캡쳐


그러나 이후 전동킥보드 생산과정에 생기는 환경적 문제 뿐 아니라, 주차문제, 안전사고 문제 등 도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결단을 내리고 결국 시민투표까지 이뤄냈는데요. 


그래서 현재 재계약을 기다리던 3개의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는 아마 계속 이어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은 아쉽지만, 2018년 그 도입부터, 막을 내리는 2023년 이 시점에 파리에 머물며 그 변화를 지켜보던 도시디자이너로서도 이 의사결정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1%의 찬성에 한표하는데요,

그 이유는, 이용하는 사용자의 문제가 훨씬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전고도로도 차도와 분리하여 안전을 도모했고, 도시도 지속적으로 노상주차장을 전동킥보드 주차장으로 바꿔주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전환을 보여줬더든요. 물론, '공유 전동킥보드'라는 전무후무한 이동수단이 도시에 나타나, 도시를 어지럽히고 안전은 등한시한 사용자들이 책임감없이 이용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하지만, 도시의 변화 측면에서 전동킥보드를 '탈 것'의 개념이 아닌 '이동'의 개념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인 것이, 조심스럽지만, 현재는 그렇습니다. 마치 에스컬레이터나 엘레베이터처럼 우리 사람의 편의와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개념이기에는 고라니같이 뛰는 '킥라니'의 존재가 부족하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소프트모빌리티'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시는 커다란 아젠다(파리의 경우 '환경개선') 아래에, 용기있는 시장들이 신념을 보이는 자세도 필요하고, 시민들의 이용하는 과정에서의 시민의식, 기업의 안전과 편의를 지향하는 혁신들이 합쳐졌을 때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도시디자이너는 그 사이사이에서 서로의 이해를 위한 역할을 하는 존재일 수 있다고 믿고 있구요. 


스마트시티가 단순히 기술을 발전시키는 도시모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접근성을 높여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선택과 기회를 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 "Smarter"한 도시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안전한" 소프트모빌리티는 친환경적일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안전한" 환경이 되기 위한 변화도 불가피하겠죠. 


결국, 최근 두명이 탑승하면 자동으로 멈추는 아이디어 등, 세 공유 전동킥보드 회사의 '11가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재계약으로 이어지지는 못할 전망입니다.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에서 절벽 끝에 서서 낸 아이디어들.. 진짜 아깝습니다 개인적으론^^; 암튼, 이번 파리시의 결정이 한국 및 전 세계 다른도시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됩니다. 한편 올해 6월쯤에는, 도로위 보행자/자전거이용자/차량이용자 모두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했는데요, 흥미로운 소식이 있거든 또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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