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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유롭게 달리다 떠난, 파리의 전동킥보드

지난 4월 2일 파리에서는 대국민투표로 전동킥보드의 존폐를 결정하였고, 나는 유지하자는 9%편에 마음을 뒀던지라, 아쉬운 결정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나고 9월이 되었다.


적어도 내가 경험하는 파리는, 도시에서 대립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결사”로 새로운 보좌관(Adjoint)을 임명했다. 기존 택시들이 몇 백 년 동안 파리에 존재했던 시장에 우버(Uber)와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들이 들어올때가 그랬고, 도시의 곳곳을 전동킥보드가 점유하게 될 때 그랬다.


택시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파리도 택시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 사실 그 비용은 ‘면허증’이라기보다, 파리 어느 곳에나 주/정차를 할 수 있는 ‘주차허가증’이다. 면허증을 따기 위해서는 특별한 시험을 보는게 맞지만, 손님들을 기다리기 위해서 대기하는 것을 ‘정차’라고 보았을때, 그 ‘정차’를 가능하게 해주는 ‘허가증’에 대한 비용이 2만4천유로, 한화로 3억이 넘는다. (그 정해진 4만장의 허가증은, 마치 코인 마냥 그 금액은 매년 유동적)


택시 기사가 되기 위한 몇 백시간의 교육기관과, 상당량의 비용이 드는 이 시대의 시장에 나타난,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 도시의 시민참여의 Bottom-up이 무조건 옳았던 것을 다시 생각하고 있는 와중, ‘공유경제’ 서비스 또한 마냥 받아들이는게 바람직한가에 대해서 묻는다면, 대답을 바로 하기 어렵다. 사용자 입장에선 그 시장이 커지고, 선택지가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이 좋게 보이겠지만, 도시 입장에서는 질서가 무너지기도하고 그 관리나 규제는 점점 어렵고 복잡해진다.


현재 공공공간과 이동성 등 도로의 변화를 담당하는 보좌관, 다비드 벨리야(David Belliard)가 도시를 대표해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파악하여, 지속가능한 최선의 결과를 선택하는 것이 새삼 멋지다 싶었다. 경제성이나 편의성보다 지속가능하게 서로다른 수준의 “모두”를 위한 결정. 물론 녹색당 출신이라 그런지 그 결정에는 환경에 대한 고려가 무엇보다 앞서 있다. 근 10년전 우버가 처음 파리에 들어올때 토마스 테베누드(Thévenoud)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 택시 이야기를 듣고, 우버(새로운 플레이어)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가 아닌,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를 분석하고 판단해서 법으로 내놓았다. 8년전 ‘테베누드’법을 통한 규제들이 지금의 “건강한” 승차공유서비스가 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는 그런 선택들에 의해서 발전하고 변하는 것 같다. 그 선택들이 그 도시의 발전만을 위해서, 혹은 어떤 보상을 바라는 선택들이 더 나은 선택들을 누를때, 그 도시는 감히 생각컨데 더 멀고 더 복잡하고, 혹은 돌이키기 더 어려운 길로 가게 될 수도 있을꺼다. 그 선택을 시민들의 이야기만 들을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시민들이 그 선택들에 참여하지 않는 건, 이미 구시대적인 선택법이라 생각한다. 그 발란스를 유지하는게 중요한건 모두가 안다. 그 발란스를 유지하는게 누구가 되어야 할지, 그 권한을 얼만큼 줄지, 어떤 과정을 계획하고 도시는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누가? 도시쪽도 시민쪽도 아닌 제3자가.


그렇게 (기업형) 전동킥보드가 파리에서 없어진지 3일이 되었다. 전동킥보드의 부재가 주는 임팩트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전동킥보드가 가져다준 ‘편의성’과 바꾼 공공공간의 여유가 주는 ‘쾌적함’을 향한 도시의 선택. 꼭 편하고 지역에 돈을 가져다주는 길이 무조건 옳은 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이 이야기가 긍정적으로 한국에도 전해지기를 바란다.


글쓴이 인스타그램 : http://instagram.com/this_is_h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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