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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멍멍 Apr 07. 2019

혹시 뉴욕에서 일하는 게 멋지다고 생각하시나요?

뉴욕에서 일하는 당신 친구는 상상과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뉴욕에서 일하세요?"


"와 대단하시네요!" "뭔가 멋져 보여요"




뉴욕이란 단어만 들어도 껌뻑 죽는 사람들에게는 누군가가 뉴욕에서 거주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하면 대다수 이런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겠다.

실제 가 본 적은 없어도 그냥 뉴욕이란 단어 자체가 순진한 누군가에겐 벌써부터 멋지게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그런 멋진 도시에서 돈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다니..(!)


"이 친구 뉴욕에서 활동해~" 이런 말을 듣는다면 처음부터 저런 솔깃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최악의 경우 상대방은 바로 당신의 그런 반응을 즐기기 위해 뉴욕에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빈 껍데기처럼 거주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르니까.


한국 국적의 사람이 뉴욕에서 직업을 얻어 일하는 건 능력이 있거나 운이 좋은 경우도 있겠지만 당신이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경우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뉴욕이란 이름 속에 숨어 현실 도피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 곳엔 정말 너무나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부류 중 하나가 바로 예술가들이다. 예술가란 타이틀로 자신을 멋지게 포장하지만 알고 보면 예술에 대해 조예가 있거나 고민을 깊게 해 본 적도 없고 실제로는 누군가가(대부분의 경우 경제력을 가진 부모) 보내주는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들 말이다.


꼭 예술분야가 아니더라도 디자인, 영상, 그림, 음악 등등 여러 그냥 '멋있고 힙' 해 보이는....살면서 누구라도 '한 번쯤 꿈꾸어 봤을 만한' 분야라면 더욱이 이런 부류들이 많이 모여있으며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는 만큼 자기 분야에 아무런 능력이 없는 사람들도 태반이다. 나는 뉴욕이 이런 아마추어들이 모여서 살기에 참 편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일단 자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 등 주위 사람들의 판단과 시선에서 벗어나 있고 내가 뭘 하든 남들이 신경을 안 쓰는 도시라고 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긴 가진 게 돈과 시간이니 얼마나 자유로운가?



장기간 뉴욕에 살면서 보고 겪은 이런 사람들의 몇 가지 특징을 분류해보면,



1. 미국에 있는 한국 회사에서 일을 한다.

미국 회사에서 일을 해 본 경험은 대학 때 잠깐 해 본 인턴이 전부고 굳이 한국 회사만 골라다니며 한국인 사장 밑에 들어가서 일한다. 사실 미국 회사에서 일을 할 자신도 실력도 없고 영어로 업무 보는 것도 두려워 처음부터 한국 회사만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한국인 사장 입장에서도 미국인 직원보다 한국인 직원이 말도 통하고 문화가 맞아서 실력이 없어도 일부러 뽑아서 쓰는 경우가 있다. 이런 곳들은 미국인 직원을 고용하려 해도 그들이 절대 오고 싶지 않을 환경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2. 사실 부모가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한다.

(1)의 경우라면 미국에 있는 한국 회사가 메이저급인 경우도 거의 없을뿐더러 회사 입장에서 갈 곳 없는 한국인 직원들에게 절대 고임금을 지급하지도 않는다. 심한 곳은 각종 보험이나(의료, 산재 등) 연금(401K) 등의 혜택도 없고 만약 있더라도 구색만 갖추어 놓는다. 사실 상 아르바이트랑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것. 그러니 실제로는 미국의 비싼 렌트비, 식비, 생활비는 뒤에서 부모님이 보내준 돈으로 해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3. 모든 걸 조금씩 다 한다.

영상, 음악, 사진, 패션, 미술 디자인 등등 멋지고 좋아 보이는 것들을 다 한 번씩 시도해 보았거나 현재 시도해 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느 한 분야에도 딱히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하나를 깊게 배우려는 끈기도 없다. 전문성도 없는데 이미 미디어 디자이너, 비주얼 크리에이터 등 범위가 넓고 모호한 타이틀을 붙인 명함을 항상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며 자신을 소개할 때 뉴욕에서 활동(?)한다는 추가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4. 프리랜서(?)

사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의 실력 있는 프로들이다. 허나 대부분은 고정된 수입이 없이 가끔씩 외주로 일을 받아서 하는 경우. 몇 달에 한두 번 가끔씩 어딘가에서 일을 받아서 하고 그걸 자신의 직업으로 소개하는 사람들이지만 슬쩍 프리랜서란 타이틀을 붙이면 민망함을 덜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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