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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판 “토지”를 만든 사람들

by 김승복



출판기념회 - 2024년 10월 19일(토) _14시~18시

⚫️ 헌정식 : 14시~15시 박경리 선생 묘소

⚫️ 기념식 : 16시~18시 통영거북선 호텔 아트홀

⚫️ 주최 : 일본 쿠온출판사

⚫️ 문의 : 쿠온출판사 김승복

  T. +81-90-8583-3841 카카오톡 ID : ONTOFF

   1-7-3, Kandajimbocho, Chiyodaku, Tokyo

cuon@cuon.jp

(참가시에는 박경리 선생님 하면 떠오르는 것을 지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장이어도 좋고 물건이어도 좋습니다)





박경리 선생님께 드리는 글


『토지』가 완간된 지 올해로 꼭 30년째입니다.

그리고 일본어판 완역이 완성된 해이기도 합니다.


저는 『토지』를 고등학생 때 처음 읽기 시작했습니다.

완간이 되지 않은 상태였고 새로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때를 기다리며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고등학생은 자라 일본에서 한국문화와 한국문학을 알리고 출판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토지』를 기다리며 읽던 그 아이는『토지』를 일본어판으로 만들어 일본인에게 선생님의 마음을 전하고, 선생님께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함께 산책하고 싶었습니다.

2014년 원주 토지문화재단과 『토지』 일본어판 협의를 마치던 날이 생각납니다. 한달음에 벅찬 마음으로 통영 선생님 묘소를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완역하는 데 꼭 10년이 걸렸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은 소설을 쓰실 때 하동은 물론 간도, 도쿄 등을 직접 가본 적은 없다고 하셨는데 일본어판 토지팀은 번역에 앞서 원주, 하동을 둘러보고 번역에 대한 각오를 다짐했습니다.

또한 중간중간 연변,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기도 하며 긴 프로젝트에 대한 전의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일본어판으로 1권과 2권을 동시에 발행해 일본어판 완역의 대장정을 알리던 2016년에 일본 독자 30여 명과 함께 선생님 묘소에서 책을 헌정하고 조촐한 기념식을 올리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그때 선생님께 20권을 다 만들어 다시 오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게 되어 찾아뵙습니다.


2024년 9월 말일

도쿄에서 김승복 드림



『토지』 일본어판의 특징


『토지』 일본어판은 요시카와 나기(吉川凪) 씨와 시미즈 치사코 (清水知佐子)씨가 일본어로 번역을 했습니다. 공동번역이기는 하지만 각 번역자가 한 권씩 따로따로 담당했고 편집은 후지이 히사코(藤井久子) 씨가, 교정 교열은 박나리 (朴なり)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담당했습니다.


『토지』 일본어판은 번역 당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워 진행했습니다.


첫째, 사투리는 표준어로 번역하였습니다 일본 독자에게 특정 지역의 이미지를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원칙은 쿠온에서 번역출판하는 모든 한국 작품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둘째, 『토지』는 1969년부터 시작된 작품이라 번역문은 현대 표준문법으로 바꾸어 가급적 간결하게 하였습니다.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지명, 그리고 그 등장인물들이 펼쳐가는 세계를 오롯이 잘 즐길 수 있게 하는 문체와 문법을 구사하였습니다.


셋째, 인명은 가급적 한자 표기를 하였습니다. 일본 독자들에게 이름 표기는 가타가나보다 한자 표기가 더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경리 선생님이 직접 번역한 『토지인명사전』의 한자 표기를 따랐으며, 여기에 없는 경우 번역자들이 협의하여 적절한 표기를 결정했습니다. 한자 표기 옆에는 일본어 음독이 아닌 한국어 음독으로 읽을 수 있게 루비를 넣었습니다.


이밖에도, 일본어판 『토지』는 각 권마다 별도로 책갈피를 만들어 주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였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석과 역자해설을 넣었습니다. 또한 12권까지는 책 말미에 만화판 삽화를 넣어서 옛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일본어판 “토지”를 만든 사람들



감수자 김정출(金正出)

1946년 일본 아오모리현 출생. 1970년 홋카이도대학 의학부 졸업.

현재, 미노리병원(이바라키현 오미타마시) 원장. 의료법인사단 <정신회> 이사장, 사회복지법인 <세이큐> 이사장, 세이큐학원 쓰쿠바 중고등학교 이사장.



번역가 요시카와 나기 (吉川凪)

오사카 출생. 인하대학교 국문학과 대학원에서 한국근대문학을 전공. 문학박사. 저서로 『경성의 다다, 동경의 다다──고한용과 친구들』, 번역서로 정세랑『이만큼 가까이』, 최인훈『광장』, 이청준『소문의 벽』, 박경리『토지』 등의 소설과 정지용, 오규원, 신경림, 김혜순, 오은 등의 시집이 있다. 김영하『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제4회 일본번역대상 수상.



번역가 시미즈 치사코 (清水知佐子)

와카야마현 출생. 오사카외국어대학(현 오사카대학) 조선어학과 졸업. 재학 중에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유학. 요미우리신문에서 문화부 기자로 근무 후, 프리 라이터로 활동. 번역서로 박경리『토지』, 이기호 『원주통신』, 오정희『유년의 뜰』, 김하나, 황선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등이 있다. 신선미 『한밤중 개미요정』으로 제69회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번역작품상 수상.


편집자 후지이 히사코 (藤井久子)

1990년도부터 한일문학심포지엄의 사무국장을 맡아오면서 한국작가들과의 교류를 해 오고 있다. 1995년 원주에서 열렸던 심포지엄 때는 박경리 선생이 직접 만들어 준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하였다.

“토지” 일본어판을 착수하면서 번역가들과 함께 1년에 걸쳐 용례, 등장인물들의 한자명, 말투, 편집 지침 등을 정리하여 공동번역에 따른 통일성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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