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다카마츠성터에 조성된 다마모공원을 둘러보고 나오시마로 향하는 페리에 올랐습니다. 나오시마는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세계 7대 명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 붉은 호박으로 바뀌어 있네요. 10년 세월이 느껴집니다. 30분을 걸어서 안도 타다오의 지중미술관으로 가는 길들이 흐려진 기억의 편린을 한 조각씩 맞추어 주더군요. 1600엔 정도로 기억하고 간 미술관 입장료가 2800엔. 꿀꺽 마른 침을 삼키며 나의 교양에 뇌물을 바쳤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반기는 마음으로 안도 타다오의 건물과 '자연과 빛'이란 주제로 클로드 모네, 월터 드 마리아, 제임스 터렐 등 단 세 작가의 9개 작품을 아주 천천히 보았습니다.
팍팍해진 다리를 두드리면서 다카마츠로 나가는 페리 안에서 하루를 정리합니다. 1월부터 바로 해외출장이 이어지는 관계로 올해 연말휴가에는 해외여행을 포기하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올해 마지막 업무 출장인 이번 일정에 하루를 더 붙여서 저만의 시간을 가지기로 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