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북 Jan 27. 2021

편집후기가 왜 안 써질까?

[14호]편집후기 | 글 차정미

글 차정미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는 일 년에 두 번 나오는데요. 올해 나온 13호와 14호, 그 사이가 유난히 더 멀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마치 한 해가 흐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작년보다 올해 저는 개인적으로 더 바빴고, 상반기보다 하반기를 더 바쁘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일을 해야겠단 마음을 먹고 있어요. 그 마음이 제겐 가장 큰 변화입니다. 저는 여유 있게 움직이는 걸 좋아해요. 체력도 좋은 편이 아니에요. 최소한의 선택을 했던 제가 최대한의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랄까요. 마을잡지만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어쩔 수 없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4호를 돌이켜보니 처음에 보이지 않았던 아쉬움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네요. 기획에서 원고작성, 원고편집, 교정까지 다 마친 시점에서 제가 부족했고 놓치고 간 것들이 보여서 자꾸 반성하게 되네요.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에 참여한지 2년이 되어 가네요. 편집위원님들과 친해지기 위해 밥 먹는 자리는 꼭 빠지지 않았어요. 1년 동안은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1호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나왔던 내용들도 살펴보았는데 지금 다시 봐도 흥미로운 기획들이 많았어요. 야생화탐방기, 사라지기 쉬운 현수막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가고 싶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7년 동안 마을잡지를 발행하면서 일정한 콘텐츠들이 정해졌는데요. 대체로 역사문화, 골목탐방, 특집기사, 지역이슈, 주민기고, 주민 인터뷰, 전시 소개, 가게 소개 등의 코너예요. 새로운 기획이 없을 때는 이 코너에 맞는 기사만 찾아도 한 권이 되기도 합니다. 분명 시작할 땐 ‘재미있게 해야지’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내용은 여기 어울릴까’ 어떤 한계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점점 그 틀에 벗어나서 생각하기가 쉽지 않게 되더라고요. 이제 그동안 담았던 내용과 형식에서 벗어난 생각도 좀 해보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이제 새로운 무엇을 해봐도 좋지 않을지, 그 새로움을 찾는 것이 새해 목표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를 아껴주시고 관심 있게 지켜봐주신 여러분들의 의견도 무척 궁금합니다. 마을잡지를 만들다보면 주민 분들에게 잘보고 있다는 말을 직접 듣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런 작은 관심 하나하나가 만드는 사람에겐 큰 힘이 되니까요. 그럼 그 자리부터 만들어야 할까요? (웃음) 힘이 좀 필요합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찾아보겠습니다. 다시 재미 붙이고 동력이 되어 나아갈 수 있기를.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4호 표지 이미지




차정미는 성북동천이 진행하고 있는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 운영담당자 겸 본지 편집위원으로 올해(2019) 편집위원장을 맡았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4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9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9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