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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동 나나 Dec 20. 2024

영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아티스트 웨이’와 함께한 일 년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아티스트 웨이’를 읽으며 코칭을 받고 있다. 리더가 노르웨이에 살고 있어 호기심으로 유튜브에서 노르웨이 관광지 영상을 보기도 하고 노르웨이 음악도 가끔씩 듣는다. 같은 환경이 아닌 곳에 사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서이다.



 

어제 넷플릭스에서 노르웨이 영화를 발견하였다. 제목이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이다. 다큐멘터리라고 되어있어서 노르웨이의 가정생활을 볼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선천적인 병을 가지고 태어난 ‘마츠’란 사람의 이야기였다. 도입부는 부모 입장에서 아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다음으로는 마츠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 세계에서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모는 유전자 이상의 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그가 사회생활을 못 하는 것, 이성과의 사랑을 알 수 없다는 것을 고민하고 슬퍼한다. 도움을 주려고 해도 마츠가 거절하는 과정에서 가족과의 갈등도 겪는다. 



 25세의 아들이 죽고 나서 가족들은 마츠의 블로그를 열어 마츠가 속해 있던 그룹에 그의 죽음을 알린다. 마츠의 죽음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한 기억과 사랑을 댓글로 올린다. 그 글을 통해  마츠의 부모는 아들이 지난 10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게 된다. 




 휠체어에서 지내는 마츠는 디지털 세상에서는 ‘이벨린’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한다. 게임을 하는 10년 동안 2만 시간의 기록이 컴퓨터에 그대로 남아있어 그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하여 우리에게 보여준다. 마츠의 마지막 10년의 진짜 생활은 게임 세계에 있었다. 


 이벨린으로 활동하는 그곳에서 마음껏 걷고 뛰고 사랑을 나누고 친구와의 우정과 갈등을 느낀다.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도와주고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을 가상의 세계에서 사랑을 나누며 멋지게 살아간다. 그의 죽음 뒤에 모든 것을 알게 된 부모는 마츠에 대해 걱정했던 것을 이야기하며 그는 누구보다 다른 사람을 돕는 삶을 살았고 게임 세계에서 훌륭하게 산 아들을 자랑스러워한다.


 마츠의 부모나 주변 사람들은 마츠의 육체를 보며 한계를 정했지만 마츠의 창조력은 이벨린을 통해서 멋진 삶을 만들어 살 수 있었다. 이벨린으로 살면서 이성과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실제 만날 수 없음으로 해서 갈등의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 자기로 향한 시선을 밖으로 돌려 주변 사람을 돌보는 사람이었다. 마츠가 자신의 병을 비관만 하지 않고 다른 세상을 발견해 죽을 때까지 다른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 웨이’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세상은 눈물로 가득 찬 곳이고 우리는 다만 의무에만 충실하게 살다 죽어야 할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우리가 많은 선물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외관상 멀쩡한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내 안에 자라지 못한 나는 마츠와 반대로 현실 세상에 장애가 많다. 겉으로는 활발한 것 같지만 속 마음은 다른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않고 두려워한다. 진짜 내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큰 소리로 얘기하거나 과격한 행동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숨어있고 표현하지 않는다. 내 안에 있는 것을 건강하게 드러내지 못해서 밖으로 표현할 방법을 찾는다. 


 내 안의 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만났고, 아티스트라는 단어의 무게가 무거웠다. 일 년이 지난 지금은 아티스트라는 말에 거부감이 없어졌다. 아티스트라는 말의 선입견이 우리를 방해했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아티스트로 창조하셨고, 특별한 재능이나 천재성을 가진 사람만이 아티스트가 아니다. 줄리아 카메룬의 이야기처럼 이미 우리 몸에 피를 만든 것처럼 하나님은 창조력을 만들어 놓으셨다. 상처가 나지 않으면 피를 볼 수 없듯이 창조력을 쓰지 않아 그 존재를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누구나 아티스트이다. 단지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있고, 가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아티스트의 길은 누구로부터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주변을 얼마나 더 사랑할 수 있는지를 찾는 길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나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글쓰기라는 현실을 통해 사랑이라는 내면의 세계를 가 보려고 한다. 


“자신의 행복을 좇으라. 그러면 전에는 문이 없던 곳에서 문이 열린다” 고 했다.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영화 줄거리를 너무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제 글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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