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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영훈 Sep 07. 2016

작전 개시

나는 싱어송 라이터다.

미도라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참고로 나는 90킬로에 가까운 43세 아저씨다) 어여쁜 예명도 있다.

20년 이상 곡을 쓰고 노래해왔다.

ccm, 인디음악을 함께 했다.

나는 노래를 통해 이야기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리고 동화 몇 편을(습작이라 비록 몇 분에게만 비공식적으로 보여드렸지만) 단편으로 끄적거려보았다.

그리고 뮤지컬 음악이나 영화음악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몇 번 그 꿈을 이룰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직업이나 일 말고

그냥 오로지 나 스스로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하고 싶은 작업 하나를 마음에 정했다.

몇 년이 걸릴까?


내가 곡을 쓰고

내가 그림을 그리고

내가 음악을 만들고

내가 이야기를 만들어


나를 닮은 주인공을 만들어(나름 살아가며 열심히 관찰 정리 중이다.)

내 삶으로 풀어낸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한 권 쓰고 싶다

내가 고민하는 인생이란 게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인생일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음악은 지금까지처럼 만들면 된다.

이야기도 얼마 전까지 써 놓은 동화 몇 편

앞으로도 계속 틈틈히 쓰겠지만


그림은 너무 어려웠다.


어린 시절 포스터를 그리다가 선 밖으로 물감을 내보내 혼나던 트라우마 때문인지 선을 긋고 색을 칠하는 게 무서웠다. 그런데 어느날 재미로 그림을 그리는데 아내가 잘 그린단다. 우리 아이들이 아빠 짱이란다.

그래서 무심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칭찬의 힘이랄까..

그 후 점심 시간 후나 잠시 짬이 날 때 어느 블로거가 가르쳐 준 것처럼 선부터 그리기 시작했다. 아주 가끔씩...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구도의 풍경이나 인물을 사진으로 남겨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삼청동 거리다. 아직 그리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거 그리자 싶어 인터넷으로 삼청동을 검색해서 사진이 나와 그렸는데, 그 인터넷 페이지를 잃어버려 사진을 다시 못찾아 나머지 부분은 조금 상상하며 채워넣어야 겠다.

학교 졸업하고 처음 그린 풍경화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아내..미안해 여보..첫 작품이라 그래...;;


물론 화풍은 이렇게 사실적으로 가지 않고 장자크 상빼처럼 언제될 진 모르나 나의 화풍을 개발할 것이다.

아주 주제모르는 뻔뻔한 꿈이다 ㅎㅎ

뭐 어때 재미로 하는 건데!

단순하고 함축적인 그림을 내 주제에 한 번 흉내라도 내고 싶다.


짬짬히 스트레스도 풀 겸 재미로 그릴 것이다.

절대 절대 이 악물고 안 할 것이다.

비록 음악을 업으로 삼고 사는 삶이지만,

그냥 나에게 즐겁고 편한 음악.

늘 누군가를 위해 앞에서 말해야 하는 삶이지만 그냥 내가 좋고 편하고 행복한 이야기


그렇게 자기애로 똘똘 뭉친 작품 하나 만들어 볼거다.

그림 솜씨를 보면 아직 멀었지만 벌써부터 이런 상상이 나의 일상에 비타민이 되는 것 같다.


조금씩 일보전진하며 완성되어 가는 꿈을 나누고 싶다.

굉장히 느릴 것이다.

하고 싶을 때 할 것이고

하기 싫으면 안 할 것이다.


작전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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